언제?

어디에서?

안동찜닭거리.

안동찜닭은 잘 손질한 닭 한 마리에 다양한 채소와 당면까지 더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닭 요리다. 언뜻 한국의 전통 음식처럼 보이지만, 안동찜닭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80년대다. 안동 시내에 자리한 안동구시장 내 닭을 취급했던 한 매장에서 조리법을 개발해 판매한 것이 그 시작이다.

안동찜닭의 시작

1980년대만 해도 안동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시내에 안동교육대학(현 국립안동대학교의 일부)과 육군안동훈련소(당시 36사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군인과 면회객, 대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은 넉넉하지 않았다. 이는 안동 시내에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안주를 취급하는 식당이 많아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안동찜닭 또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했던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해 개발된 요리 중 하나다.

안동찜닭은 치킨이나 닭갈비가 널리 알려지기 전인 1980년, 닭을 도축해 통째로 판매하는 시장 골목에서 만들어졌다. 현재 안동찜닭거리가 있는 안동구시장이 그곳이다. 안동구시장 내 상인들은 손님들의 요구에 맞게 닭을 손질해 판매했는데, 단순히 토막만 내는 경우 또는 기름에 통째로 튀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옛날 시장통닭'). 그러던 중 한 상인이 닭을 간장 양념을 기본으로 갖은 채소와 감자, 떡, 당면 등을 넣어 만들어 팔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먹는 안동찜닭의 시작이다.

원조 안동찜닭.

안동찜닭은 갈비찜과 비슷하다!

안동찜닭은 갈비찜과 조리법도, 맛도 비슷하다. 두 요리 모두 찜 요리로, 간장, 마늘, 설탕 등을 넣은 양념으로 요리해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을 낸다. 당근, 감자, 양파 등 다양한 채소를 넣어 맛은 물론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같다. 갈비찜은 소갈비를, 안동찜닭은 닭고기를 주재료로 사용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유사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두 요리의 기원은 전혀 다른데도 말이다.

안동찜닭 먹는 방법

안동찜닭은 1인분 단위가 아닌, '소, 중, 대' 등으로 크기를 구분하여 판매한다. 그 기준은 식당마다 달라서 크기에 따른 양의 차이를 명확히 알기는 어려우나, 일반적으로 2인 이하는 '소'자, 3~4인은 '중'자, 4인 이상이라면 '대'자를 주문하면 된다.

안동찜닭은 넓은 접시에 담겨서 나오는데, 이 중 가장 먼저 먹어야 할 재료는 당면이다. 시간이 지나면 당면이 국물을 빨아들여 붇기 때문이다. 안동찜닭을 먹을 때는 밥을 추가로 주문하여 밥과 닭고기, 채소, 그리고 자작한 국물을 함께 먹으면 맛있다.

밥 위의 찜닭 한조각.

안동찜닭 볶음밥.

안동찜닭은 간장을 기본으로 하는 양념을 사용하지만, 약간 매콤한 편이다. 고추 또는 고춧가루가 들어가기 때문인데, 이 매콤함이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맛에 균형을 잡아준다. 안동찜닭을 주문하면 흔히 한국인들 사이에서 '치킨 무'라고 불리는 무절임도 곁들여 나오는데 새콤달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쪼림닭'에 대하여

조림 과정에서 양념이 배어든 쪼림닭.

안동에는 '쪼림닭'이라고 부르는 요리도 있다. '쪼림(조림)'은 음식을 조리할 때 오래 끓이면서 물기를 날리고, 양념이 식재료에 깊게 배어들도록 하는 방법이다. 쪼림닭은 안동찜닭이 완성된 상태에서 국물이 다 증발할 때까지 더 가열하면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국물에 남아 있던 수분은 증발하고, 양념은 재료에 푹 배어들게 된다. 이러한 조리법 덕분에 쪼림닭은 안동찜닭보다 더 걸쭉하고 진한 맛을 낸다. 매콤한 맛도 한층 더해진다.

원조안동찜닭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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