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일일 확진자가 7만 명 안팎을 기록하며 재유행 기로에 섰다는 평가에 이어, 7월 25일 확진자 수는 10만 명에 육박했다. 일각에서는 8월에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 가까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는 소식도 들려온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곧 끝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밖에서는 조심스레 마스크를 벗고 다니기도 했다. 영업제한, 사적모임 제한이 풀리면서, 2년여 미뤘던 모임들이 다시 재개됐다. 코로나에 걸렸던 지인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증상이 대체로 독감보다 조금 심한 정도라고 했다. 혹시 걸려도 견딜만하다는 얘기로 들렸다.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풀어졌다. 코로나 감염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졌다.
7월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엊그제의 일이다. 코로나19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 모임에 나갔다가 저녁에 집에 돌아오니 집사람이 이상했다. 기운이 하나도 없는데, 얼굴엔 걱정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니, 몸에서 열이 나는 것 같다고 한다. 집사람은 “코로나에 걸린 거 아냐?”라며, 집에 있는 체온계를 찾아 체온을 재보더니 37.8도라고 한다. 일단은 해열제를 복용하고, 각 방을 썼다.
아침이 되었다. ‘이제 어떡하지?’라는 막막한 생각과 함께, 어디서 어떻게 검사를 받아야 할지 망설이는 사이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났다. 동네 병의원에라도 가봐야겠다며 집사람이 집을 나섰다가, 목요일 오후 휴진이라며 검사를 받지 못하고 되돌아왔다. 궁여지책으로 집사람은 약국에 가서 자가검사키트를 사가지고 왔다. 검사 결과는 한 줄이었다. 그래도 안도감이 들었다.
푹 쉬고 난 다음날 아침, 집 사람의 컨디션은 괜찮아 보였다. 목이 아프거나 하지도 않아 코로나 감염은 아닌 것 같았다. 집사람의 코로나 의심 상황은 천만다행 해프닝으로 끝났다. 막상 집사람의 코로나 의심 상황을 경험하고 보니, 실제 상황이었다면 너무도 무지했던 대응에 반성을 하게 된다.
전국 편의점에서 일시적으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출처=질병관리청)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으면, 대화나 식사 등 접촉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마스크도 착용해야 했다. 망설임 없이 가까운 의료기관 또는 보건소(만 60세 이상)에서 진료 또는 검사를 받아야 했다. 궁금한 사항은 콜센터(1339) 혹은 지역번호+120에 문의하면 되었다.
집에 자가검사키트도 미리 구비해 놓을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침 지난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판매를 전국 편의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전국 약 4만8000여 편의점은 오는 9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의료기기판매업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자가검사키트 판매를 하게 된다. 야간과 주말에도 보다 편리하게 구매하고,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휴가지 등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보다 신속하게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조처다.
지금까지 우리 부부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네버 코비드(Never Covid)’ 족이다. 예방접종도 3차까지 꼬박꼬박 잘 맞았고, 올바른 마스크 착용, 손씻기, 실내 환기 등 개인방역수칙도 누구보다 철저히 지켜왔다. 이제부터도 방심하지 말고, 더욱 더 철저하게 개인방역수칙 준수에 고삐를 조이기로 했다.
일상방역의 생활화, 개인방역수칙 및 국민참여형 거리두기.(출처=질병관리청)
집사람과 나는 60세가 넘어 감염 시 중증화 취약 연령대에 해당한다. 방역당국에서는 중증이나 사망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으니 이참에 4차 예방접종도 받아야겠다.
다시금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내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이웃의 건강에도 폐를 끼치지 않도록 개인방역수칙을 잘 지키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