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님, 그리고 ASEM 정상과 대표 여러분!
오늘 아침 현지시간 어젯밤 프랑스 니스에서 테러일 가능성이 있는
잔인한 행위로,
무고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그 가족과 프랑스 국민들께
애도를 표합니다.
조사 결과를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테러행위는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20년 전 동서 냉전 종식 이후 ASEM을 출범시키면서,
‘아시아-유럽의 연대를 통한 국제평화와 공동번영’을 꿈꾸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ASEM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유일한 정상간 협의체로서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장을 열었고,
정치, 경제, 사회?문화의 3대 분야에서
정부와 민간을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의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때마다
서로 협력을 강화해서 위기를 이겨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계는 아직도 테러와 폭력적 극단주의, 기후변화와 전염병,
그리고 북한의 핵 위협 등이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고,
영국의 브렉시트는 유럽통합의 장래 문제를 넘어,
세계화와 지역통합,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질서의 지속가능 여부에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
전 세계 인구와 GDP, 교역의 60%를 차지하는 거대 협의체 ASEM이
중추적인 역할과 파트너십으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내야만 합니다.
각국 정상 및 각료 여러분!
저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ASEM이 나아가야 할
세 가지 방향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세계 경제협력의 증진을 위한 플랫폼으로서
ASEM의 효용성을 높여 나가야 합니다.
국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지만,
우리는 세계경제의 성장이 자유무역의 확산과 궤를 같이 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1차 대전 이후 보호무역주의는 인류의 큰 어려움을 불러왔지만,
2차 대전 후의 브레튼우즈 체제, 다자주의, 지역통합의 확산은
유례없는 번영의 시대를 이끌어 냈습니다.
자유무역은 많은 신흥국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서,
국가간 개발 격차를 해소하는 데도 기여해 왔습니다.
전 세계 경제주체들은 이러한 자유무역의 장점을 바탕으로
최근 TPP, RCEP, TTIP, FTAAP 등
대륙을 넘는 다양한 메가 FTA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제 ASEM 차원에서도 자유무역의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하고
이를 통해 국가간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협의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각국은 자유무역의 혜택이 각 계층에 골고루 돌아가도록
노력해 나가고, 개방과 경쟁의 토양 위에,
창조와 혁신이 경제를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 되도록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번 ASEM 정상회의가 역내 자유무역, 포용적 성장,
창조혁신의 확산에 추동력을 제공하기 바라며,
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내년 한국에서 ASEM 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합니다.
둘째, 아시아와 유럽의 연결과 단합을 이끌어 내는 견인차로서
ASEM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연계성 실무그룹’을 창설하고
모든 분야에서 지역간 연계성을 증진시켜 나가기로 한
이번 정상회의의 조치들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는 유럽과 아시아간 연계성 증진을 위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으며,
몽골,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여타국 유사 정책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제가 지난 밀라노 정상회의에서 강조했던
아시아-유럽간 물리적 연계, 디지털 연계,
그리고 문화와 교육의 연계 강화를 위한 사업들이
지난 2년간 활발하게 추진되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유라시아 연계성 강화를 위해
ASEM 차원의 노력을 배가시켜 나갔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말씀드린 경제협력과 연계성 증진을 이뤄가기 위해 ASEM의 운영방식도 재검토해야 합니다.
지난 2000년 서울 정상회의에서
ASEM 파트너십의 운영 메커니즘으로 채택됐던
「아시아-유럽 기본협력 지침서 2000」을
변화된 국제환경에 맞춰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모든 회원국들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
쌍방향으로 집중적인 논의가 가능하도록
ASEM의 토의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간 상대적으로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정치?안보 분야 논의의 활성화 방안도 검토해야 하겠습니다.
비공식성(informality), 유연성(flexibility), 네트워킹(networking)이라는
ASEM 특유의 장점은 최대한 유지하고 발현시키면서,
운영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의장님, 그리고 각국 정상과 대표 여러분!
ASEM 출범 20주년을 맞은 지금,
우리를 분열시키는 다양한 도전들을
우리를 단합시키는 일치된 목표를 통해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꾸면 꿈이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고 합니다.
‘유라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ASEM 회원국들이 함께 힘을 모아 나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