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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격리 이웃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심민영 국립서울병원 메르스 심리위기지원단장

2015.07.06 심민영 국립서울병원 메르스 심리위기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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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영 국립서울병원 메르스 심리위기지원단장.
심민영 국립서울병원 메르스 심리위기지원단장.

며칠 전에 메르스 최초 환자가 완치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메르스 퇴치에 대한 확신이 조금은 올라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30여명의 사람들이 아직도 메르스 치료 중이며 많은 사람들이 격리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메르스에서 완치되었거나 격리에서 해제된 사람들 중 상당수는 혹시라도 모를 전파 가능성을 염려하며 외부인과의 접촉을 꺼려하고 있다.

가족 중 누군가 메르스에 감염되었거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 생활을 했던 사람들을 만나보면 재채기나 열감, 두통 등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을 신체증상에도 화들짝 놀라며 자신도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았을까 불안함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인터넷과 뉴스를 통해 메르스와 관련된 온갖 정보를 수집하면서 부정적인 가능성을 접할때마다 가슴이 내려앉는다든지, 자신의 가족 때문에 누군가가 메르스에 감염되지는 않을까 마음을 졸인다는 얘기도 자주 듣게 된다.

메르스로 인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비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하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서둘러 화장을 치루는 바람에 장례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며 한스러워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원망과 분노의 깊이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이들이 메르스의 위협에서 벗어나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위로와 격려가 아니라 따가운 시선과 수근거림인 경우가 많다. 은행이나 가게, 병원에 들렀을 때 자신을 보고 주섬주섬 마스크를 꺼내 쓰는 사람들을 보며 이사를 고민하게 되었다는 어느 유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러한 공포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두려움이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근거없는 추측과 루머를 거치며 증폭된 공포가 어쩌면 우리보다 더 건강한 이웃을 잠재적인 ‘메르스 전파자’ 취급하며 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고 극심한 고통 속에서 간절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 달여간 떨어져 지냈던 노부부는 서로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고 하며 자식은 부모님이 언제까지 건재하실 수 없다는 현실에 진중해졌다. 올바른 손씻기와 기침예절 홍보를 두고 별다를 것 없다고 비난하기 전에 얼마나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볼 일이다.

메르스는 우리사회가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질환으로, 병원내 감염관리 시스템과 전염병에 대한 대응체계 등 전염병 대응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는 전염병 재난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는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될 이유이며 우리가 메르스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응원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최근 온오프라인을 통해 메르스로 인한 격리자 및 유가족을 응원하는 움직임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메르스의 피해자이고 이웃과 사회이 안전을 위해 자신의 불편함과 손해를 감수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경험을 공유하고 지혜를 나누면서 위기를 도약의 전환점으로 삼은 사례가 많이 있다. 우리 국민들도 메르스 사태를 건강하게 이겨내기 위해, 우리의 이웃을 격려하고,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응원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자리잡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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