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 저력은 바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대한민국의 변화와 개혁을 이끄는 국민 모두의 도전의식이다. 자기비하, 불신, 증오는 결코 변화와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없다. 정책브리핑은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인 도전과 진취, 그리고 긍정의 정신을 되살리는 ‘자긍심 살리는 대한민국’ 릴레이 전문가 기고를 싣는다.<편집자 주>
김인식 코이카 이사장 |
“멘토님! 대학 4.5학년, 나이 24.5세의 삶의 무게를 아세요?”
한국장학재단에서 운영하는 차세대리더육성멘토링에서 어느 멘티가 물어왔다. 취업을 통해 사회진출을 해야 하는데 취업절벽 앞에서 막막하기만 하고 짙은 안갯속에 갇혀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아 답답해하는 젊은이의 절규를 보는 듯했다.
질풍노도(Sturm und Drang)와 같은 젊은 시절의 태반을 진로 고민만 하다 보내야 하는 우리 대학생들의 모습이 정말 안쓰럽다. 기성세대들이 ‘빈곤 속에서 풍요’를 구가한 데 반해 요즈음 젊은 세대들은 ‘풍요 속의 빈곤’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처럼 온 몸을 던져 도전하고 희생한 기성세대들의 눈물과 땀이 있었기에 ‘빈곤 속의 풍요’가 가능했다. 열사 사막 건설현장에서, 수출 불모지에서, 원양어선과 상선에서 흘린 눈물과 땀의 결정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온 상황에 익숙한 국민들에게 요즈음 상황은 여러 면에서 어렵다. 세계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3%를 밑도는 탓인지 부정적인 생각들이 퍼져있는 듯하다.
그러나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사뭇 다르다. 최근 영국의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센터(CEBR)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15년 뒤인 2030년에 한국이 ‘경제 대국(big boys)’ 클럽에 합류하리라 전망했다.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하게 G7 반열에 올라서게 됨을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한국경제 낙관론이 저절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세계 최빈국에서 불과 한 세대 만에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한국은 경제발전의 성공사례요 국제개발협력의 모범사례로서 국제사회로부터 찬사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의 성공신화를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개도국의 열망도 크지만 선진국들도 한국을 개발원조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손꼽고 한국의 개발경험을 토대로 공동사업을 희망하고 있다.
미얀마 네피도 근교의 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인 칸 따르 마을에 한국국제협력단 등 한국 방문객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린 가운데 주민들이 도로포장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우리의 개발경험 공유사업 중 대표적인 사업이 지구촌 새마을운동사업이다. 개도국 농촌인구 32억 명 중 25%인 8억 명이 빈곤인구로서 전 세계 빈곤율 9.6%(2015)를 크게 웃돌고 있어 성공적인 농촌개발 모델로서 그 효과성이 입증된 새마을운동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과 요청이 더 늘어나는 추세다. 개도국뿐만 아니라 OECD, UNDP, WFP 등 국제기구에서도 그 유용성을 인정하고 있어 우리 정부와 KOICA는 공동연구나 공동 프로젝트를 확대 발전시켜 나가는 중이다.
지난 2015년 9월 UN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아젠다 2030 : 지속가능개발목표 SDGs’는 지구상에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leave no one behind) 가장 소외된 사람들부터 고려하는(reach the furthest behind first) 개발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OICA는 SDGs의 이행을 위해 5대 브랜드 프로그램을 수립하는 한편, 개발협력 플랫폼으로서 사업추진의 효율성과 사업 효과성 제고를 위해 국내외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대한민국이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우리 국민 모두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정신이 가장 큰 성공 요인 중 하나였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삶은 자기 자신을 찾는 여정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만드는 과정이다(조지 버나드 쇼).’ 지난 세대가 최빈국에서 공여국으로 변화하기까지 위대한 여정을 걸어왔다면 앞으로 미래 세대 청년들도 복잡하고 어려운 도전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밑바탕의 온 힘을 끌어모아 도전하고 다시 도전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꿈을 이루기 바란다. 그것이 KOICA의 꿈이기도 하다.
‘절대 주눅 들지 마라,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Never give in, never, never, never!’ 그때 멘티에게 해준 멘토인 나의 답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