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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한국 미래 가속 ‘4세대방사광가속기’

고인수 4세대방사광가속기 운영단장(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2016.10.17 고인수 4세대방사광가속기 운영단장(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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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수 4세대방사광가속기 운영단장(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고인수 4세대방사광가속기 운영단장(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포스텍은 포스코와 정부의 지원으로 이미 포항방사광가속기라는 대형 연구설비를 지난 1994년에 구축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거대과학 설비인 이 장치는 2009년부터 3년간 성능개선을 완료했고, 지금은 매년 4000명이 넘는 국내 과학자들이 이 설비를 이용하여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설비는 솔직히 말하면 세계 최고의 수준은 아닙니다. 과학 분야에서는 연구장비의 성능이 최고가 아니면 결코 남들보다 앞서 갈 수 없습니다.

이는 지금 우리나라 산업계 전반에서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제 남을 따라가는 일은 연구든 산업이든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어쩌면 기존의 사고방식이나 틀 자체가 바뀌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절감하게 됩니다.

4세대방사광가속기는 기존의 생각을 부순 장치입니다. 기존의 방사광가속기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모두 원형입니다.

빛의 속도에 거의 가깝게 가속된 전자가 원형 궤도를 끊임없이 달리게 하는 이 장치를 전자를 저장했다는 의미로 저장링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장치에서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부터 X선에 이르는 아주 넓은 파장 영역의 빛이 발생합니다.

최신형이라는 3세대방사광가속기는 전자석과 영구자석의 적절한 배치로 태양보다 1억배 이상 밝은 빛을 만듭니다.

그런데 4세대방사광가속기는 직선형입니다. 전자는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되돌아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번 지나가는 경로에 아주 긴 영구자석을 특별하게 배치하면 3세대와 전혀 다른 빛이 발생합니다.

바로 레이저 형태의 빛이 만들어집니다. 레이저는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마트에서 물건 사고 계산할 때 바코드를 읽는 빛이 레이저입니다. 물론 가시광선입니다.

그런데 물질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물체를 이루고 있는 원자 하나하나를 볼 수 있는 파장인 X-선도 레이저와 같은 빛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29일 포항 가속기연구소에서 열린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을 마친 뒤 고인수 4세대가속기 운영단장으로부터 가속기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29일 포항 가속기연구소에서 열린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을 마친 뒤 고인수 4세대가속기 운영단장으로부터 가속기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980년대부터 시작된 이 분야는 드디어 2009년에 미국 스탠포드가속기연구소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기존 3세대보다 무려 1억배나 밝은 빛입니다. 대신 백 조 분의 1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방출됩니다. 일 초에 지구를 적도를 따라 7곱번 반을 돈다는 광속으로 머리카락 하나를 관통하는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길이 1100미터, 빔 에너지 100억볼트인 포항 4세대방사공가속기를 2011년 4월부터 2015년까지 57개월간 75명의 인력과 4038억원의 예산으로 구축사업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말 1단계 시운전에 성공하였습니다. 미국과 일본(2011)에 이은 세계 3번째 성공입니다.

대형 프로젝트가 성공하였다는 의미는 주어진 시간과 예산으로 목표한 성능을 달성하였을 때 일 것입니다.

그런데 포스코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포스텍과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위 세 가지 조건에 항상 하나를 추가합니다. 바로 국산화율입니다.

4세대는 전체 장비의 70% 이상을 국내에서 발주하였습니다. 엄청난 핵심 기술이 국산화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국내 업체의 수준이 엄청나게 높아졌음을 새삼스레 느꼈고, 중견기업·중소기업을 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제 과제는 이 설비를 얼마나 잘 활용하여 그 결과가 우리의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 만들어 주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대되기도 하고, 그런 이유로 먼저 준비된 분야는 초고속 화학반응과 구조생물학입니다.

모든 세포는 세포막으로 둘러 쌓여 있습니다. 최후의 방어선입니다.

바이러스가 어떻게 세포를 공격하고, 이를 치료하는 약이 어떻게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야 하는 지 아직은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세포막이 미래 생명과학과 의약 분야의 최첨단 분야임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방사광으로는 구조를 알 수 없었던 이 분야의 연구가 4세대를 이용하면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희망이 보입니다. 

초고속 화학 분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 예로 물 분자가 산소와 수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어떤 과정으로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거나 분해되는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를 알려면 셔터 속도가 100조분의 1초 이하로 빠른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지금의 4세대가 지금보다 더 발전하면 이 현상을 규명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물에서 수소를 효과적으로 분리할 수 있다는 예측도 되겠습니다. 만약 물에서 수소를 값싸게 분해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석유와 영원히 안녕 하는 순간일 것입니다.

자동차 엔진에서 발생하는 매연이 수증기뿐이라면 우리 지구는 더 이상 공해를 염려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4세대방사광가속기는 우리의 미래를 보다 밝은 곳으로 이끌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구축된 이 설비를 대한민국 과학지들만 이용해서 우리의 미래를 바꿀 이런 기술을 확보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이 설비는 우리만 가진 건 아닙니다.

세상을 바꿀 연구 성과가 어디에서 먼저 얻어졌느냐도 이젠 중요합니다. 세계 최고의 설비는 장치가 최고 수준일 수도 있지만, 결국 세계 최고의 이용자들이 이용해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경우일 것입니다.

포항에 구축된 4세대방사광가속기가 세계 최고의 연구 중심이 되는 날이 머지않아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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