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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도 주목하는 아이낳기 좋은 고장 ‘땅끝 해남’

이현숙 전남 해남군보건소 출산정책팀장

2016.11.09 이현숙 전남 해남군보건소 출산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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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전남 해남군보건소 출산정책팀장
이현숙 전남 해남군보건소 출산정책팀장
전남 해남군은 2008년 전국 최초 출산정책팀을 신설하고 임신·출산·양육에 대한 다양한 시책으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합계출산율 전국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또 지난 7월에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제5회 인구의 날 기념 인구정책 평가에서 다양하고 특색있는 저출산 인구 시책 추진과 아이낳기 좋은 출산 장려 환경 조성으로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5년 기준 해남군의 합계출산율은 2.46명으로 전국 평균 1.24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전남지역 1.55명과 비교해도 해남은 두배 가량이 높다.

이와 관련, 전국의 지자체들이 앞다퉈 해남의 출산정책을 배우고 있고 외국에서도 해남을 주목하고 있다.

지자체 최초 출산정책팀 신설 및 인프라 구축

해남군은 지난 2008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최초로 저출산 대응을 위한 출산정책팀을 신설했다. 당시에는 저출산 업무를 맡으려는 부서가 없어 행정지원과와 주민복지과, 보건소 등에 산재해 있던 업무를 통합해 담당하게 됐다.

이는 저출산 업무를 통합한 일종의 저출산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만든 것이기도 하다. 아울러 2011년에 실제적으로 필요한 양육비 지원 근거를 마련했고 지난해에는 전남에서는 최초로 공공산후조리원이 해남에 들어섰다.

해남군은 출산정책팀의 출범과 함께 본격적으로 출산정책을 수립하고 시책을 개발해 시행했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쉽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다소 실망하기도 했으나 지속적인 노력으로 2012년부터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혜자 중심 지원정책 펼쳐

출산지원정책도 철저하게 수혜자 입장에서 배려하는 정책들이다. 출산지원금 정책도 현실성을 갗춰서 양육에 필요한 실제 비용을 월별로 나눠 지원하고 있다. 

난임 해소를 위해 난임부부 시술비 본인 부담금 지원으로 인공 및 체외 수정비를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으나 그 지원 만으로는 턱없이 부족, 해남군에서 별도로 예산을 확보해 의료실비와 교통비 등 본인부담금을 1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차등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는 82명에게 4500만원을 지원, 16명이 시술에 성공하기도 했다.

신생아 출생시 첫째 300만원, 둘째 350만원, 셋째 600만원, 넷째이상 720만원을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첫째 아이를 낳으면 300만원을 지급하는데 1회 전액 지급이 아닌 양육보조금으로 지급하며 일시금 30만원, 매월 15만원씩 생후 18개월까지 지급한다.

감성자극 감동정책으로 아이낳기 좋은 분위기 조성

출산율을 높이는 요인은 또 있다. 해남군은 ‘감성자극 감동정책’으로 신생아가 태어나면 산모와 아이를 위한 특별한 선물을 보낸다. ‘산모·아기사랑 산후조리식품 택배’가 그것이다. 선물에는 산모에게 필수적인 미역, 쇠고기와 함께 신생아 내의, 정성을 담은 축하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

지난해 신생아를 낳은 산모는 “군에서 각종 출산정책을 펼쳐 아이낳기 좋은 곳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어서 마음놓고 낳아 기를 수 있어서 좋다”며 “특히, 산모·아기사랑 산후조리식품 택배’ 선물을 받고 감동을 받았다. 세심하게 산모 건강까지 챙겨주는 마음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전국 최초 셋째이상 출생아 대상으로 건강보험료 지원을 해주는데 매월 3만원씩 5년납 10년 보장으로 출생아 명의로 가입해 질병시 본인부담분의 치료비로 사용하게 되는 보장성 보험을 지원하고 만기 환급금은 교육비로 부모에게 지급하고 있다.

아이의 탄생을 기념하는 일에 해남군과 지역 언론도 합심하고 있다. 해남 지역 주간지인 우리신문사에서는 ‘우리 아이가 태어났어요’라는 코너에 아이의 탄생을 알리는 사진과 글을 게재하고 있다. 부모의 덕담과 함께 부모이름, 주소, 아이 얼굴까지 게재해 지역민들간 일체감 형성에 앞장서는 등 지역사회 분위기 조성에 한몫을 하고 있다.

재능기부를 통한 신생아 무료 이름지어주기 사업 또한 부모들에게 반응이 좋다. 해남군 향교 작명례 회장(김금수)의 재능기부로 부모가 원하는 이름을 무료로 지어주고 작명 해설서와 함께 명첩을 액자에 담아 전달하는 사업으로 5년째 시행 중이며 현재까지 600여명에게 작명을 했다. 개인이 작명을 하게 되면 많게는 50만원까지 작명비가 소요되지만 이를 줄여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된다.

이같은 정책을 통해 해남군은 출산친화 지역 분위기를 조성할 뿐만 아니라 저출산 극복에 대한 주민 인식을 개선할 수 있었다.

임산부 건강관리와 출산·산후조리 인프라 구축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산모의 건강관리가 최우선이다. 이 때문에 해남군에서는 임산부 건강관리에도 앞장서고 있다. 기본적인 초음파 검진이나 임신부 빈혈 및 기형아 예방, 임산부 및 예비아빠 건강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해남군에서는 신생아 출산이 매년 증가 추세에 있으나 그간 출산 후 마음놓고 산후조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산모들이 산후조리를 위하여 대도시로 가야만 했다.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해남군에 10억원을 들여 전남 최초 공공산후조리원을 해남종합병원에 신축, 지난해 9월부터 위탁운영하고 있다.

작년 말까지 87명이 이용했으며 거의 만실이라 예약자가 줄을 서고 있을 정도이다. 이용료는 도시지역보다 20∼30% 정도 저렴하다. 산후조리원은 친환경소재로 건축했고 산모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2016년 복지부 분만취약지 지원사업 공모사업에 해남군이 최종 선정돼 해남병원이 위탁운영을 하게 됐다. 해남군에 설치되는 분만산부인과는 시설·장비비 10억원 보조금 지원과 자부담 3억원을 투입해 해남병원내 신축한다. 내년 1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며 외래진료실, 입원실, 수술실, 진통실, 회복실 등 최신시설을 갖추고 산부인과 전문의 2명, 간호사 8명을 추가 확보해 24시간 분만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주민 인식개선

이 밖에도 미래 부부를 위한 출산율을 높이기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해남군에 거주하는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하는 1박2일 만남의 장인 ’땅끝 솔로탈출여행’은 지난해에는 44명이 참여해 도시락데이트, 상남자 매력발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6커플이 탄생되기도 했다.

또 저출산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3년 전부터 매년 남성의 육아 가사 참여를 유도하는 ‘땅끝 아빠캠프’와 ‘초보아빠 해피스쿨’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아빠와 자녀간의 캠프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가정에서 아빠가 가사일을 도울 수 있도록 해 일·가정의 양립과 건전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갈 수 있도록 만든다.

1박 2일로 진행되는 사업의 첫날 입소 당시에는 가족 간 서로 서먹해 하는 분위기였지만 다양한 게임과 아빠얼굴 그리기, 자녀에게 쓰는 아빠편지와 직접 낭독하는 모습 등에서 소통과 끈끈한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어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초보아빠 해피스쿨 운영시 다문화 가족 대상으로 18가족 53명이 참여해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다.

지역민들까지 포용하는 ‘유모차 행진 음악회’는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의 축하공연과 함께 다양한 체험부스가 운영되며 다둥이상, 늦둥이상, 4세대 가족상 등 출산관련 최고 가족을 선정해 시상한다. 또 음악회 이후 유모차 150대와 참가자 300여명이 해남읍 시가지 행진을 하며 저출산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을 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건강한 아이 낳기 정책

올해는 기형아 예방을 위한 초음파 검사를 비롯한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등 검사를 확대 실시해 기형아 출생을 방지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해남군 사회단체들과 협약을 통해 ‘한자녀 더 갖기 운동’도 전개하고 있으며 임산부를 초청, 토론회를 개최해 의견을 묻고 건의사항을 처리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교육기관과 민방위대원 등 청년층을 대상으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인구교육을 교육교재 제작과 함께 연중 실시하고 있으며 임산부를 초청하는 ‘가족사랑 희망 음악회’를 열어 임산부의 마음 안정과 뱃속의 아기와 친밀감을 형성하는 기회도 만들고 있다.

한편, 청년들이 귀농·귀촌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일자리가 없는 이유도 출산율 저조에 한 몫 한다. 그래서 해남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기도 했다. 해남군 특산물인 고구마를 바탕으로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고구마 재배와 생고구마 유통에 한정된 해남고구마 산업의 영역을 가공분야까지 넓혔다. 그 덕택에 고구마 말랭이 판매율이 급증했으며 식초·막걸리·떡·조청 등 고구마를 활용한 가공식품을 출시해 판로를 넓히고 있다. 고구마 관련사업이 확장되자 청년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있다.

‘땅끝해남 식품특화단지’ 역시 청년들을 불러들이고 부자 농어촌을 만들겠다는 해남군의 야심작이다. 친환경 농·수·축산물을 원재료로 하는 식품제조산업이 주를 이루는 농공단지(14만 2570㎡)다. 양돈 육가공 공장 유치를 시작으로 조미김 업체, 시래기, 수산물 가공업체 등이 분양 계약을 체결해 입주해 있다.

출산정책 성과 및 과제

해남군이 다양한 출산 친화정책을 발굴, 꾸준하게 추진한 결과가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자연스럽게 자녀는 2명이 기본이고 3∼4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돼 합계 출산율이 전국 4년 연속 1위로 기록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저출산 극복은 나라의 장래가 달려있는 큰 문제이다. 공공기관 및 기업체 책임자들의 저출산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배려, 장기적인 계획과 실행이 중요하다. 젊은 층의 긍정적인 자녀관과 인식개선이 앞으로 다가올 인구의 재난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근로 형태나 가구 특성에 맞게 맞춤형 보육을 지원해 보육을 돕는 한편 육아휴직과 경력단절 후 복직을 도우며 일하는 여성에 대한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고 출산이 기쁨이 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땅 끝에서 울려 퍼지는 아기 울음소리가 전국으로 확산돼 대한민국의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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