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훈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장 |
국립공원 지정 당시, 거리에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리고 언론에서도 변화를 기대하는 보도를 연일 쏟아내는 환영 속에서 11명으로 구성된 준비단은 인수절차를 시작했다.
실제 실사를 해보니 그동안 공원관리청이었던 지자체도 무등산의 생태계 보전을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했다.
상가지역 이주, 중봉 군부대 이전·복원, 무돌길 조성 사업은 사실상 도립공원을 통틀어 얼마 안 되는 사례였고 토지공유화운동, 76개 보호단체협의회 운영 등 시민들의 활동도 매우 활발했다.
다만, 영구적인 정상 군부대 토지사용승인, 6개의 방송·통신탑 입지, 고지대 매립폐기물 등 해결해야 할 과제와 함께 자연생태계 조사, 공원시설 현대화, 무질서행위 단속 등은 매우 미흡한 상태였다.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우선 자연자원의 가치를 재평가하기 위한 조사부터 진행됐다. 국립공원연구원의 자연자원조사를 시작으로 4차에 걸친 자원모니터링을 통해 ‘수달’·‘삵’·‘담비’ 등 멸종위기종 25종을 포함한 약 4012종의 생물자원이 무등산에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유사한 여건의 북한산, 계룡산과 비교해도 가장 다양성이 높고 기존에 확인되었던 2296종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무등산국립공원의 깃대종 ‘털조장나무’. |
오랫동안 훼손이 진행되었던 지역의 복원도 추진했다. 2015년부터 진행된 ‘무등산 중머리재 훼손지 복원사업’에 약 5억의 예산을 투입, 765톤의 심토와 식생매트를 통해 나대지로 황폐화된 지역 약 3806㎡를 복원했다.
여기에는 약 1000여명의 시민들이 직접 중머리재까지 흙나르기 행사에 참여해 생태계복원에 대한 시민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산림청 주관 ‘우수산림복원 대전’에서 2017년 우수 복원대상 선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또 2015년 말 광주광역시-국방부-국립공원관리공단은 ‘무등산 정상 군부대 이전 협약’을 체결해 이전 및 복원사업의 시작을 알리고 시에서는 군부대 이전, 공단은 이전 후 생태복원에 대한 전반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지왕봉을 누르고 있던 1.5톤 가량의 콘크리트 덩어리와 쇠말뚝, 계단 및 석축 등 약 320톤 가량을 철거해 지왕봉의 선형을 되찾았고 군부대 이전 후 온전한 옛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한 ‘옛사진 공모전’, ‘복원계획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탐방여건 개선에 대한 사업도 추진됐다. 탐방객 수의 정확한 파악을 위해 탐방로 입구에 계수시설을 설치한 결과 연간 약 360만명이 무등산을 찾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를 토대로 탐방정책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노후된 탐방로 정비와 800여개의 안내표지판, 문자전광판 등 안내체계를 개선하고 고지대 재난상황실과 재난예경보시설 설치·운영을 통해 재난·안전에 대한 대비체계도 구축했다.
무등산국립공원의 모습. |
지역사회를 위한 협력 사업에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명품마을 조성, 시민대학 운영 협업, 자원활동가 발굴, 야생동물 피해예방시설 설치, 소외계층 지원 등 공원 내·외의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기아자동차·스타벅스·농협·KT&G·코레일·전남대병원 등과 협의해 무등산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이 이뤄지도록 했다.
지난 5년간을 되돌아보면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 속에서도 국가가 관리하는 국립공원이라는 안정된 모습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근무한 직원들의 땀과 눈물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정상 군부대와 방송·통신탑 이전·복원, 원효지구 상가 이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인공조림지, 산간도로에 대한 개선 등의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경험과 노하우로 국립공원의 품격과 위상에 걸맞은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국민들에게 질적으로 향상되고 풍요로운 탐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