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호크마교양대학 학장·미래교육연구소장) |
◈ 교육부의 인공지능 교육 종합방안 발표
지난 11월 20일 교육부는 제19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하여 ‘인공지능 시대 교육정책 방향과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OECD와 같은 국제기구뿐 아니라, 미국이나 캐나다 등의 선진국에서 ‘인공지능 시대(artificial intelligence era)’라는 표현을 쓰면서 기술의 진보가 사회, 경제, 문화 전반의 구조적인 격변을 불러일으킬 것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 인공지능 기술로 인한 사회적 변화는 속도와 깊이, 영향력에 있어서 매우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인공지능은 교육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면서 “학습 도구와 방법, 지식 접근성, 그리고 교사 양성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OECD나 캐나다의 CIFAR 등의 국제 비교에서 인공지능 정책에 대한 평가 결과가 저조한 편이라서 시급한 정책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정부에서 지난 2019년 12월 ‘인공지능 국가 전략’에서 3대 분야 9대 전략, 100대 실행과제를 제시한 데 이어서 이번에 교육 분야의 종합 방안이 발표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 비전 : ‘인간다움과 미래다움이 공존하는 교육 패러다임’ 실현
이번 교육부의 정책은 ‘인간다움과 미래다움이 공존하는 교육 패러다임 실현’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혁신과 함께 인간 소외의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간다움을 강조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비전 아래 3개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감성적 창조 인재’ 육성, ‘초개인화 학습환경’ 조성, ‘따뜻한 지능화 정책’ 구현이다.
첫째, 미래인재 양성의 방향은 ‘감성적 창조 인재’로 설정했다. 정해진 틀 안에서는 인공지능(AI)이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찾아내므로, 정답만을 쫓는 학습목표와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내고 독창적 질문을 할 줄 아는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감성을 공감하고 타인과 소통하고 협업하는 능력이 중요하며, 인공지능에 대한 윤리적 판단력이 필수적이다.
둘째, 학습환경은 ‘초개인화 학습환경’으로 변화할 것을 예고했다.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학생 각자의 특성과 상황, 수준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고, 취약계층 지원, 교육격차 해소 등을 위한 기술 활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이다.
셋째, 정책 형성과정은 ‘따뜻한 지능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에 기반을 둔 정책 환경을 마련하고, 다양한 데이터 간 연계를 통해 교육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원함으로써 모두를 위한 포용적이고 공평한 교육 기본권 확대를 추진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월 25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 핵심 추진과제 : ‘인간’에 집중하고, ‘시대’에 부합하며, ‘기술’과 결합하는 교육
교육부에서는 이번에 인공지능 교육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3가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인간’에 집중하는 교육을 위해 자기주도적 태도를 기르고, 인간 존엄성을 중시하는 마음을 키우는 교육을 강조한다.
교육부는 미래교육을 위해 공교육이 맡아야 할 주요 역할은 인공지능 시대에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고, 인간 존엄성을 중시하는 윤리적 태도를 갖춘 사람을 길러내는 것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나갈 계획이다. 또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기주도성 등을 고려하여, 학교 교육을 통해 중점적으로 기르고자 하는 역량을 반영한다.
둘째, ‘시대’에 부합하는 교육으로 유초중고에 인공지능 교육을 도입한다.
유치원에서 놀이를 통한 인공지능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과 놀이하기’, ‘친구들과 의견 모으기 활동을 통해 인공지능(AI) 경험하기 등’ 학습자료 개발을 내년부터 시작한다.
초중고교에는 2025년부터 적용될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인공지능 교육’을 도입하고, 교육내용으로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기초원리, 인공지능 활용, 인공지능 윤리를 담는다.
2021년부터 초중고교에 인공지능 관련 수업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고등학교에는 내년 2학기부터 진로 선택과목으로 <인공지능 기초>, <인공지능 수학> 과목을 도입한다.
교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컴퓨터 교직과목과 기본 이수과목에 인공지능 관련 내용 반영을 검토하고, 교육대학원을 활용하여 2025년까지 약 5,000명의 현직 교원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융합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재교육을 실시한다.
아울러, 정보·인공지능 등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영재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영재학교(2개교)에 대한 인공지능 교육활동 운영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각 부처와 대학 등에서 그간 다양하게 추진해 온 인공지능 인재양성 정책성과를 점검하고, 발전적인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다.
셋째, ‘기술’과 결합하는 교육을 위해 2021년부터 공교육 질 개선과 교육문제 해소를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지능형 교육 3대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래의 주요한 교육 이슈인 ‘학습자 중심 환경’, ‘교육 취약계층 지원’, ‘학생안전 및 학교 업무효율화’를 우선 3대 분야로 선정하여, 필요한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민관 협업 프로젝트이다.
교육부는 학교와 시도교육청으로부터 현장의 애로사항을 분석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와 협업하여 연구 개발(R&D), 기술개발 등을 실시한다.
개발된 기술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에듀테크형 혁신학교 등 미래형 학교모델에 우선 적용한 뒤 점차 확산해나갈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교육 분야 데이터의 활용과 보안에 관련한 사회적 합의 등을 위한 의사결정기구로서 ‘교육빅데이터위원회’를 내년에 운영할 계획이다.
위원회의 위원장은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 하고, 학생. 학부모, 시도교육청, 연구자,교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빅데이터 전문가가 참여하며, 교육 분야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유통하는 것과 관련한 각종 지침(가이드라인) 등 다양한 데이터 연계를 통한 정책 발굴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 민관 협력을 통한 미래형 ‘K-에듀 시스템’ 구현을 향하여
‘K-컬쳐’라는 말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BTS는 이러한 한류의 선봉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는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언택트 시대라는 뉴노멀에 대응하여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에 발표된 교육부의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방향은 매우 의미가 깊고, 새로운 교육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교육 혁신 사례를 성공적으로 시행하여 세계를 선도해 나아갈 것을 기대한다.
이번에 제시된 로드맵을 바탕으로 정부의 혁신적 투자의 토대 위에 대학 연구소, 국책연구기관, 민간 에듀테크 기업이 모두 힘을 모아서 미래 교육의 비전을 함께 실현해 나가야 한다.
한국형 미래교육으로 ‘K-에듀 시스템’이 세계를 선도해 나가는 미래를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