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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사회라면 필요한 아동정책

2026.05.04 민소영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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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천만 시대, 700만이 채 안 되는 아동이 기본사회에서 강조하는 행복추구권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며, 취약계층 아동과 가구를 위한 관심과 지원, 아동기본법 제정, 광역단위 아동복지전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민소영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민소영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헌법 제 10조는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 존엄한 존재'임을 천명한다.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기본 사회의 법적 근거이기도 하다. 기본 사회란 모든 국민의 기본적 삶의 조건을 국가와 사회가 책임짐으로써 실질적인 행복 추구를 실현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기본 사회에서 보장하는 영역은 매우 넓다. 소득, 일자리, 주거를 넘어 교통, 통신, 에너지, 안전, 금융, 교육, 보건·의료, 돌봄, 여가·문화 등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영역이 모두 망라된다. 

모든 국민 안에는 당연히 아동이 포함된다. 그렇다면 우리의 아동은 얼마나 행복할까? 최근 실시된 아동실태조사(2023)에 따르면, 아동의 행복감은 2018년에 비하여 감소하였다. OECD 국가들의 평균에 못 미치는 하위권 수준이다. 청소년의 3명 중 1명은 최근 1년 내 죽고 싶다는 생각을 경험했다는 통계도 있다. '노키즈존'이라는 배제의 언어가 일상화되었다. 아동이 환영받으며 행복하게 자라나는 사회일 때, 아동이 태어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아동은 행복하지 않다. 

지금은 아동보다 노인 인구가 더 많다. 2025년말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였다. 반면, 18세 미만으로 정의되는 아동 인구는 끊임없이 줄어들어, 인구의 13%인 700만 명을 넘기지 못한다. 기본사회의 아동 정책은 다음의 고려 사항을 주목해야 한다.      

어린이날 연휴를 사흘 앞둔 29일 인천 부평구 원적산공원에서 야외학습 나온 어린이들이 즐거워하며 달리고 있다. 2025.4.29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어린이날 연휴를 사흘 앞둔 29일 인천 부평구 원적산공원에서 야외학습 나온 어린이들이 즐거워하며 달리고 있다. 2025.4.29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첫째, 아동을 행복추구권을 가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인정하고, 앞서 제시된 삶의 기본 영역 하나 하나마다 아동의 입장과 필요를 반영하는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동의 행복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경쟁일 것이다. 아동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쉼(여가·문화)의 기본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더 좋은 대학 진입이 삶의 목적으로 강요되어, 존엄한 인간이라면 당연하게 추구해야 할 행복을 뒤로한 채 아동들의 심신은 피폐해지고 있다. 기본 사회가 추구하는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숨막히는 경쟁을 단기간에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잠시라도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보장하는 교육 환경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활동과 휴식,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위해 점심시간, 쉬는 시간, 체육시간에서 일정 시간을 준수하도록 의무화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더불어 노인을 위한 무료 교통 제도나 무료 문화·여가시설 이용처럼, 노인 인구보다도 적은 아동들(18세 미만)에게도 무료 교통과 무료 시설 이용을 보장해야 한다. 아동의 교통 지원이 야외활동으로 이어졌다는 국내 사례도 있다. 외국은 아동에 대한 지원이나 할인 정책이 참 많다. 적극적으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세심한 보호와 관심은 늘 아동정책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원가정 지원과 병행되어야 한다. 아동의 전반적 결핍지수는 점차 좋아지고 있으나, 계층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부모, 조손가구, 저소득층 등의 아동은 여전히 심각한 결핍을 경험하고 있다. 아동기의 취약한 삶은 성인기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소득, 주거의 보장 수준을 높이되, 아동과 그 가구의 개별 형편까지 반영하는 정책이 추가되어야 한다.    

셋째, 기본사회의 각 영역에서 아동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아동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 아동과 관련된 다양한 법들이 이미 존재한다. 그런데 기존 법들은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사후적 조치에 치중되어 있다. 게다가 개별 사안별로 법률이 제정되면서 법률간 분절, 누락 및 사각지대 등이 초래된다. 아동을 보호나 돌봄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명시하는 아동기본법은 기본사회의 각 정책 영역에서 아동의 입장과 필요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게 만드는 강력한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동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결하고 점검하는 전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중앙 기관인 아동권리보장원이 226개 기초지자체의 아동관련 행정 조직, 약 8-9000여 개의 서비스 기관과 그에 따린 종사자들을 지원한다. 포화상태이다. 아동의 분포나 서비스 필요에 따른 지역별 섬세한 개입을 위해 광역지자체 단위에도 아동권리보장원을 설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초지자체간 격차 조정, 지역별 환경에 따른 맞춤형 지원, 현장과 중앙정부를 잇는 실효성 창구가 마련되어야 한다. 

노인 1000만 시대, 700만이 채 안 되는 우리 아이들이 기본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온전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제도적·정책적 혁신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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