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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항(味港) 여수로 떠나는 봄마중 기행

[김형우 기자의 다시찾고 싶은 여행지] 전남 여수

2015.02.26 김형우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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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에 느껴지는 바람이 부드럽다. 입춘은 진작에 지났고,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19일)’도 설과 함께 지났다.

흔히 봄이 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때로 우수와 경칩 사이를 든다. 비록 꽃샘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대지에는 봄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다.

이즈음 여행 테마로는 봄마중이 제격이다. 봄기운으로 오감을 자극하며 우리 몸의 생체리듬을 봄으로 조율하는 시간에 다름없기 때문이다.

봄이 열리는 2월 하순, 국내 최대의 동백군락지인 전남 여수 오동도를 찾으면 봄기운에 흠뻑 젖어들 수 있다. 선홍빛 꽃망울을 터뜨린 동백꽃이 부드러운 해풍 속에 만발해 있고, 겨우내 껄끄러워진 입맛을 단숨에 되돌릴 만한 별미거리가 즐비하다.

여기에 진남관-향일암 등 빛나는 문화유산도 함께 둘러 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흡족한 멀티 기행이 어디 있으랴!

◆ 동백섬에서 맞는 화사한 남도의 봄기운

봄이 열리는 요즈음, 국내 최대의 동백군락지인 전남 여수 오동도를 찾으면 봄기운에 흠뻑 젖어들 수 있다. 선홍빛 꽃망울을 터뜨린 동백꽃이 부드러운 해풍 속에 만개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생기를 얻을 수 있다.
봄이 열리는 요즈음, 국내 최대의 동백군락지인 전남 여수 오동도를 찾으면 봄기운에 흠뻑 젖어들 수 있다. 선홍빛 꽃망울을 터뜨린 동백꽃이 부드러운 해풍 속에 만개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생기를 얻을 수 있다.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 등 꽃소식이 간간히 들려온다.

하지만 군락을 이뤄 피어내는 본격 꽃사태는 아니어서 그야말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격이다.

겨울과 초봄사이의 꽃으로는 동백이 으뜸이다.

선홍빛 꽃잎이며 초록의 강건한 잎새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생기가 넘쳐난다.

동백꽃의 매력은 낙화(落花)에도 있다. 붉은 카펫을 펼쳐 놓기라도 하듯 탐스러운 꽃송이가 흩뿌려져 있는 모습이 활짝 핀 자태 못지않다.

2월 하순, 전남 여수에 위치한 동백섬, 오동도를 찾으면 동백꽃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오동도의 동백(冬柏)은 말 그대로 겨울에 꽃을 피운다. 봄에 꽃망울을 터뜨리는 마량, 선운사의 춘백(春栢)과는 다르다. 11월부터 꽃망울을 맺기 시작해 겨울을 지나 이듬해 3월 절정기를 맞는다.

오동도는 초록의 동백숲과 푸르른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생기 넘치는 섬이다. 여수 신항에서 700여m 바다 한가운데에 놓인 방파제 길을 지나 섬에 들어서면 먼저 겨울햇살에 싱싱한 때깔을 자랑하는 푸른 동백 숲이 눈에 들어온다.

오동도는 면적이 12만 2100㎡의 아담한 규모이지만 그 속은 옹골차다. 아기자기한 '봄동산'이 펼쳐져 있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2㎞의 산책로에서는 숲과 바다를 교차하며 용굴 등 한려수도의 비경을 만나게 된다.

오동도 동백숲 산책길.
오동도 동백숲 산책길.

수백 년 수령의 동백 4000여 그루가 하늘을 뒤덮고, 키를 훌쩍 넘어 터널을 이루는 산죽 길도 운치 있다. 산책로 주변에는 난대 수종이 밀생하고 있다.

구실잣밤나무, 돈나무, 후박나무 등 상록활엽수와 해송, 그리고 이순신 장군이 화살을 만들어 썼다는 키 작은 대밭(신이 대)도 펼쳐져 있다. 산책로 곳곳에 흩뿌려진 동백꽃송이도 아름답다. 동백 낙화는 3월이 가까울수록 더 화려한 자태를 선보인다.

동백 숲 한가운데 서 있는 하얀 등대도 운치 있다. 등대에는 전망용 엘리베이터가 있어 동백 숲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노천카페 ‘동박새 꿈정원’에서는 따끈한 동백차 한 잔을 맛볼 수 있다. 동백꽃잎을 재워 발효시킨 동백차는 새콤달콤 쌉쌀한 뒷맛이 오묘하다. 동백차는 피를 맑게 해주고 어혈을 풀어주는 데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동도 동백의 유래와 관련해서는 슬픈 전설 하나가 전해진다. 옛날 한 부부가 오동도에 정착해 살았다. 마침 남편이 고기를 잡으러 나간 사이 강도가 들어 부인을 겁탈하려 하자 도망을 치던 부인이 바다에 빠져 죽었다.

이후 부인이 묻힌 자리에서 선홍빛 꽃망울을 맺는 아름다운 동백나무가 자라기 시작해 오늘의 동백숲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처럼 오동도는 동백 일색이다. 그럼에도 오동도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섬의 생김새가 오동나무 잎을 닮았기 때문이다.

한편 여수의 동백 감상지로는 거문도 수월산도 빼놓을 수 없다.

◆ 그 밖의 보고 즐길 거리

▶ 이순신 유적지 진남관

여수는 이순신장군과도 인연이 깊은 고장이다. 시내 중심에 자리한 전라좌수영의 본영 진남관이 대표 유적이다.

진남관은 정면 15칸(54.5m), 측면 5칸(14.0m), 면적 240평의 초대형 건물이다. 주심포 양식으로 목조 단층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남쪽의 왜구를 진압하여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진남관(鎭南館)이라 이름 지었다. 임진왜란 당시 연전연승을 거두던 전라좌수영의 본부로, 임란 이후 1599년 이순신의 후임 통제사 겸 전라좌수사 이시언 장군이 세웠다. 정유재란 때 불탄 진해루 터에 75칸 규모의 객사를 지었다.

그간 두 차례 소실되고 두 차례 중건되면서 현재의 건물은 약 300년 정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일제하에서는 학교로 개조되어 교실로 쓰이기도 했다. 객사는 본래 성의 가장 중요한 위치에 관아와 나란히 세워지는 중심 건물로, 선정을 다짐하던 곳이다.

▶ 향일암

여수의 대표적 관광지로는 향일암도 빼놓을 수가 없다. 돌산도 금오산 벼랑 위에 걸린 백제 고찰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해를 맞이하는 곳, 향일암.
해를 맞이하는 곳, 향일암.

과연 이름값을 하기라도 하듯 절 앞마당에서는 남해의 아름다운 일출과 마주할 수 있어 신새벽부터 해맞이 감상객들로 성시를 이룬다. 낮이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푸르른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져 가슴이 탁 트이는 명당임을 실감할 수 있다.

향일암은 낙산사의 홍연암, 남해 금산의 보리암, 강화도의 보문암과 함께 4대 관음 기도처로도 꼽힌다.

아름다운 만큼 오르는 길이 간단치는 않다. 주차장에서 향일암을 오르는 20여 분 진입로에 가파른 오르막 등이 있어 등에 땀이 꼽꼽하게 밴다. 절집에 들어서려면 일단 커다란 두 개의 바위로 이루어진 석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 또한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향일암은 몇 년 전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새로 원통보전을 짓고 내방객을 맞고 있다. 향일암 주차장에서 향일암까지 올라가는 길에는 여수의 명물 돌산 갓김치 판매점들을 만날 수 있다.

▶ 한화 아쿠아플라넷

‘한화아쿠아플라넷 여수’는 ‘2012 여수엑스포’를 치른 후 생겨난 대표적 관광코스다. 대규모 실내 아쿠아리움으로 사계절 관광객이 찾는 여수의 명물로 떠올랐다.

지상 4층, 연면적 16,400㎡, 수조규모 6030톤으로 63씨월드의 6배에 달하는 아쿠아리움이다.

여수 아쿠아플라넷 벨루가.
여수 아쿠아플라넷 벨루가.

국제 희귀종인 벨루가(흰 고래), 바이칼 물범 등을 비롯해 총 280여 종 3만 4000마리의 다양한 해양생물들을 유치, 전시하고 있다. 특히 벨루가의 경우 귀여운 외모와 친화적인 성격으로 관람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 겨우내 잠자던 미각 일깨워주는 여수의 별미

▶ 금풍쉥이(군평서니) 구이

금풍쉥이구이 정식.
금풍쉥이구이 정식.

금풍쉥이는 여수 일원에서는 굴비보다 더 맛나고 귀하게 쳐주는 생선이다.

경남에서는 꾸돔, 전남 일부 섬지방에서는 ‘쌕쌕이’라고 불리는 금풍쉥이는 일명 ‘샛서방 고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감춰둔 애인에게만 몰래 주고 싶을 만큼 맛난 생선이기 때문이란다.

이순신 장군과 연관된 스토리텔링도 따른다. 전라좌수사로 부임한 이순신 장군이 관내를 순시할 때 당시 관청에 딸린 관기 집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이 생선이 상 위에 올랐다. 이순신 장군은 생선을 맛있게 먹고서 그 이름을 물었다.

그러나 아무도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자 이순신 장군은 당시 관기로 있던 ‘평선’의 이름을 따서 “이제부터는 이 고기를 ‘평선’이라 불러라”하고 명한데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이후 여수 사람들은 구운 평선이가 더 맛이 좋다 하여 ‘군평서니’라 부르게 되었고, 어부들이 군평서니를 ‘금풍생이’ 또는 ‘금풍쉥이’ 등으로 부르며 이름이 굳어졌다고 한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금풍쉥이는 구이가 제 맛이다. 주로 석쇠에 노릇노릇 구워 그냥 먹어도 맛나고, 그 위에 실파와 고춧가루, 참기름을 섞어 만든 간장 소스를 끼얹어 먹어도 맛있다. 흰 속살이 고소하고도 담백하지만 깊은 바다에서 자라 뼈가 굵고 억세다.

남도에서도 금풍쉥이 맛을 볼 수 있는 곳이 여수, 완도, 진도 정도로 흔치 않다. 여수 봉정식당, 구백식당 등이 금풍쉥이 구이로 소문난 집들이다. 1만5000원(1인분).

▶ 맛있는 보양식 ‘통장어탕’

통장어탕.
통장어탕.

흔히 몸에 좋은 보양식은 맛과는 거리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여수 토박이들이 즐겨 찾는 통장어탕은 경우가 다르다. 여수의 대표 미식거리로는 바닷장어를 꼽을 수 있다.

바닷장어는 민물장어와 달리 개흙 냄새가 나지 않고, 살집도 깊다.

바닷장어는 구이나 탕으로 끓여 먹는데, 여수 토박이들은 두툼한 장어를 토막 내 된장을 풀고 시래기 등과 함께 푹 끓여낸 통장어탕을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는다.

부드러운 육질에 구수한 국물과 시래기의 식감이 그만이다. 여수시 국동 자매식당이 토박이들이 즐겨 찾는 맛집이다. 1만 2000원(1인분)

◆ 여행메모

▶가는 길

열차: KTX편으로 용산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승용차: 호남고속도로 서순천IC~17번국도~여수시 진남관/ 오동도/ 향일암

김형우

◆ 김형우 여행기자

관광경영학 박사. 조선일보 출판국 기자, 스포츠조선 레저팀장을 거쳐 현재 여행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관광기자협회장, 2010~2012 한국방문의해 위원, 대통령실 관광정책자문위원, 서울시 관광진흥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양대, 중앙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여행기자들이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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