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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과 메밀꽃을 찾아 떠나는 가을날의 서정

[김형우기자의 다시찾고 싶은 여행지] 전북 고창

2015.09.22 김형우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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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하순, 추석이 목전이다. 하늘은 높고 햇살은 따갑다. 그늘 속 서늘한 기운은 가을운동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탐스러운 시절. 훌쩍 여행을 떠나기에 가장 좋은 때다. 어떤 여행테마가 좋을까?

아직 단풍놀이는 이르다. 이 같은 시기에는 세계문화유산 탐방도 좋은 테마다. 거기에 가을의 서정까지 맛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터.

이즈음 전북 고창을 찾으면 세계문화유산 고인돌 유적지 탐방에 미식기행, 메밀꽃구경, 온천욕 등 이른바 멀티기행의 묘미에 빠져들 수 있다.  

▶ 세계문화유산을 만난다 - 고인돌(지석묘) 유적지

고인돌은 세계 각처에 분포하고 있지만 동북아, 그중 한반도가 세계적인 군락지로 통한다. 그만큼 우리의 터전이 예로부터 비옥한 토지와 해변, 온화한 기후 등을 갖춰 살기 좋은 명소였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국내에는 강화, 고창, 화순 등지에 지석묘 군락지가 분포되어 있다. 그 중 전북 고창의 것이 대표적인 유적지로 통한다. 고창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세계적 규모의 지석묘군락 뿐만 아니라 곳곳에 장구한 세월의 자취가 산재해 있다.

전북 고창을 찾으면 청동기시대의 대표 유적이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석묘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전북 고창을 찾으면 청동기시대의 대표 유적이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석묘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고창의 고인돌 유적지는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한 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어 고인돌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살피기에 좋다는 평가다.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되었다.

특히 섬틀봉과 고창천이 배산임수의 지형을 이루고 있는 고창읍 죽림리 산기슭의 거대 군락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인돌은 한강을 중심으로 남방식과 북방식으로 나뉜다. 북방식은 탁자처럼 큰 돌을 굄돌로 받친 모양이고, 남방식은 땅속에 무덤방을 만들고 그 위에 작은 받침돌을 놓은 뒤 거대한 덮개돌을 마치 바둑판처럼 올려놓아 기반식(碁盤式)이라고도 부른다.

고창에는 기반식 지석묘가 주를 이루는데, 죽림리 인근 도산마을에는 칼도마 형태의 국내 대표적 북방식 지석묘도 자리하고 있다.

고창의 지석묘는 죽림리 매산마을 일대에 442기, 도산리의 5기를 포함해서 총 447기가 있다. 매산마을은 화시봉(403m)을 배경으로, 앞으로는 인천강 상류, 고창천이 흐른다.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다.

죽림리 지석묘군은 매산마을을 기점으로 동서에 걸쳐 햇살이 잘 드는 화시봉 남사면에 자리하고 있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 고창군은 이곳 죽림리 일원에 고인돌 공원을 조성해 두었다. 공원은 크게 고인돌박물관, 선사 체험마을, 고인돌 유적 등 3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본격 지석묘 군락지 탐방에 앞서 고인돌 박물관을 찾는 게 순서다. 3층 규모의 박물관에는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재현해놓았다. 지석묘를 만드는 과정 등을 조형물로 형상화 해두었는가 하면 야외 정원에는 움집 등 선사 체험마을을 꾸며 놓았다.

선사시대로 떠나는 모로모로열차.
선사시대로 떠나는 모로모로열차.

고인돌 유적지로 향하는 방법은 걷거나, 모로모로 열차탑승 두 가지가 있다. 여유가 있다면 10여 분 타박타박 걸어서 군락지를 찾는 것도 괜찮다. 모로모로열차는 대공원의 코끼리열차와 같은 것으로 지석묘 군락지를 오가는 관광차량이다.

고인돌 유적지는 6코스로 이뤄져 있다. 1~5코스는 이어져 있고, 6코스는 이들과 떨어져 있다. 관리소 오른편 야트막한 산자락에 1, 2코스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 고인돌은 남방식 지석묘의 전형이다. 낮은 굄돌 위에 큰 바위를 얹힌 바둑판식이다. 대형 크레인을 써도 작업이 어려웠을 법한 대형지석묘를 바라보자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지석묘 상판 채석장이 있는 산중턱에서 산 아래까지 거대 돌덩이를 과연 어떻게 운반했을지 의문도 남는다.

1회 25분가량 소요 되는 모로모로 탐방열차는 4코스와 6코스를 제외한 4개 코스를 찾는다. 3코스에서는 포토타임으로 약 5분 정도 정차한다. 하지만 정차시간이 너무 짧아 보다 자세히 탐방을 하려거든 개별적으로 걷는 편이 낫다.

▶ 낭만이 흐르는 가을의 서정 속으로 - 학원농장 메밀밭

9월 하순 전북 고창을 찾으면 오는 가을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가을의 전령,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 광활한 메밀밭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즈음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에는 하얀 꽃너울이 장관을 이룬다.

고창의 메밀밭은 메밀꽃밭의 원조 격인 봉평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부드러운 구릉을 따라 이어지는 하얀 꽃사태가 장관이다.
고창의 메밀밭은 메밀꽃밭의 원조 격인 봉평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부드러운 구릉을 따라 이어지는 하얀 꽃사태가 장관이다.

9월 초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메밀꽃은 9월 중하순을 거치며 10월 초순까지 만개한다.

그 규모도 매머드급이다. 학원농장과 주변 것까지 합치면 70만㎡, 20만평을 훌쩍 넘는다. 그야말로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까지 하얀 꽃바다가 펼쳐진다.

국내 경관농업의 대표 격인 학원농장은 1960년대 야산을 개간 해 오늘의 광활한 농장을 일구었다. 본래 두루미가 많이 날아들던 곳으로 황새골이라 불렸다. 학원(鶴苑)이란 이름도 학이 많다는 뜻이다.

올해 학원농장은 메밀 작황이 좋아 꽃밭이 더 볼만하다. 메밀은 보통 8월 초중순 쯤 파종한다. 이후 한 달이 지나면 꽃이 피기 시작해 열흘 뒤 만개한다. 학원 농장의 경우 이번 주말이 절정이다. 학원농장 진영호 대표는 “대략 추석연휴를 지나 10월 초순까지는 우아한 자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해준다.

메밀꽃은 대체로 이른 아침, 해질녘에 더 운치 있게 감상할 수가 있다. 이슬을 머금은 아침 메밀꽃은 더 생기가 있다.

◆ 그 밖의 연계 관광지

▶ 고창읍성(모양성)

원형이 잘 보존된 고창읍성. 한바퀴 둘러보면 좋다.
원형이 잘 보존된 고창읍성. 한바퀴 둘러보면 좋다.

고창읍성은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충남 서산 해미읍성과 더불어 국내 3대 읍성으로 꼽히는 명소다.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1453년(단종 원년)에 축성한 성곽으로, 원형에 가깝게 읍성기능이 보존돼 있다. 둘레 1684m, 높이 4~6m, 면적이 16만 5858㎡로 자연석을 틀에 알맞게 쌓아 올린 성벽의 자연미가 압권이다. 윤삼월 고창 아낙들의 답성놀이는 성곽을 튼튼하게 유지해 온 슬기로운 방안이었다.

읍성의 경관도 빼어나다. 봄이면 벚꽃, 철쭉이 만발해 성곽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철쭉을 따라 성곽 바깥 길을 걷거나 성곽 위로 한 바퀴 돌 수 있다. 성곽 안 소나무숲길, 대밭도 운치 있다. 성 안에는 동헌과 내아, 작청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읍성은 영화-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다. 영화 ‘왕의 남자’, 드라마 ‘추노’ ‘황진이’ 등의 촬영 배경으로 활용됐다.

▶ 멋과 풍류가 흐르는 곳 - 신재효 선생, 서정주 생가 터

판소리 명창 신재효 초가
판소리 명창 신재효 초가

의식이 흡족하면 풍류를 생각게 된다. 고창은 곡창 호남평야를 배경으로 문화가 꽃핀 고장이다. 고을 곳곳에 천석꾼, 만석꾼이 있어 이들의 풍류가 가풍(家風)을 낳고, 이것이 서민 문화와 결합, 독특한 고창의 문화를 형성시켜 온 셈이다. 동리 신재효에서 김소희로 이어지는 판소리의 맥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고창읍성 인근에는 판소리 여섯마당의 체계를 세우고 독특한 창법으로 판소리 사설문학을 집대성한 신재효선생의 초가(1850년 건립)가 있다. 명창 김소희 등 최고의 소리꾼들이 배출된 터전이다. 신재효는 1850년 이곳에 집을 짓고 말년까지 머무르며 춘향가, 심청가 등의 판소리를 여섯 마당으로 정리했다. 요즘은 고택을 수리중이다.

한국의 대문호 미당 서정주가 나고 자란 곳 또한 고창이다. 신재효의 풍류가 '한국의 보들레르' 서정주에 이르러 선운사의 화려한 동백꽃처럼 활짝 꽃을 피우게 된 셈이다. 부안면 선운리, 미당의 생가마을 폐교에 건축가 김원씨가 설계해 마련한 미당문학관이 세워져 있다.

▶ 여정의 피로를 푼다 - 석정온천 휴스파

고창의 또 다른 명물은 온천이다. 게르마늄 온천수가 솟아나는 석정온천 휴스파는 여독을 풀기에 좋다. 온천욕과 병원 치료, 숙박에 골프라운딩까지 겸할 수 있어 이른바 원스톱 휴양지로 통하는 곳이다. 휴스파는 2000여 명이 동시 이용 가능하며 스파, 사우나, 노천탕, 키즈풀, 수영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방장산 자락 편백나무 숲 인근에는 숙박시설 힐링카운티도 갖추고 있다.

◆ 여행메모

▶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고창 IC~아산 방면 주곡교차로에서 고인돌 교차로로 직진~고인돌공원/ 고창 IC~ 법성포 방면~15번 지방도~ 무장읍내 6거리 공음 방향~학원농장

▶ 모로모로열차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3월~10월) 매시 30분 출발, 동절기(11월~2월은 오후 4시 30분이 막차).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

고창의 자랑 풍천장어 구이.
고창의 자랑 풍천장어 구이.

▶ 뭘 먹을까=고창에서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장어구이가 별미다. 고창 사람들은 예로부터 인천강으로 회유하는 장어를 잡아 구이와 탕 등으로 즐겼다. 이제는 회유어족이 적어 양식 장어가 대부분이다. 선운사 입구, 고창 읍내, 석정온천이 있는 웰파크씨티 식당가에서도 장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고창의 또 다른 별미로는 백합도 꼽을 수 있다.

김형우

◆ 김형우 여행기자

관광경영학 박사. 조선일보 출판국 기자, 스포츠조선 레저팀장을 거쳐 현재 여행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관광기자협회장, 2010~2012 한국방문의해 위원, 대통령실 관광정책자문위원, 서울시 관광진흥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양대, 중앙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여행기자들이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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