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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과 순백의 낭만 숨쉬는 맛있는 보성 겨울여행

[김형우 기자의 다시 찾고싶은 여행지] 전남 보성

2015.01.16 김형우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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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았다지만 올해는 설날도 늦게 든 데다 간혹 한파도 매섭게 몰아쳐 아직 겨울이 한참 남은 느낌이다.

겨울 여정, 그중에서도 1월의 여행지로는 지난 시간을 반추하고 새로운 희망을 품어 볼 수 있는 차분한 코스가 적절할 듯싶다. 특히 잿빛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속에 상대적으로 온화한 느낌과 생기를 맛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전남 보성은 겨울 여행의 요소를 고루 갖춘 보기 드문 곳이다. 한겨울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초록의 차밭이 산재해 있고, 여자만을 붉게 물들이는 황홀한 낙조는 겨울바다의 낭만에도 푹 젖어들게 한다.

짭짤한 겨울 별미 ‘꼬막’을 채취해오는 ‘뻘배’의 장관은 또 어떠한가. 해질녘 포구로 돌아오는 뻘배의 행렬은 숭고함 그 자체다. 따뜻한 녹차 한잔에 다양한 겨울 별미, 그리고 낙조 감상에 언 몸을 녹일 수 있는 뜨끈한 해수탕까지…. 1월의 보성 여정에는 겨울여행의 진수가 한 가득이다.

▶ 한겨울 초록과 순백의 낭만이 펼쳐지는 곳

이즈음 전남 보성을 찾으면 한겨울 자연이 빚어낸 초록과 순백의 낭만을 함께 맛볼 수가 있어 좋다. 사방이 잿빛인 겨울 여행지에서 초록의 차밭이란 싱싱한 생동감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산비탈을 가득 메운 녹색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그 위로 하얀 함박눈이라도 살포시 내려앉으면 눈 덮인 겨울 녹차 밭엔 진풍경이 펼쳐진다.

녹차의 고장 전남 보성은 연말 여행의 요소를 고루 갖춘 보기 드문 곳이다. 한겨울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초록의 차밭이 산재해 있고, 여자만을 붉게 물들이는 황홀한 낙조는 겨울바다의 낭만에도 푹 젖어들게 한다. 사진은 녹차 밭 설경.
녹차의 고장 전남 보성은 겨울 여행의 요소를 고루 갖춘 보기 드문 곳이다. 한겨울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초록의 차밭이 산재해 있고, 여자만을 붉게 물들이는 황홀한 낙조는 겨울바다의 낭만에도 푹 젖어들게 한다. 사진은 녹차 밭 설경.

수십 개의 크고 작은 다원이 들어선 보성에서는 겨울철 이색 설국을 마주할 수 있다. 하얀 눈꽃이 소담스럽게 내려앉은 차밭의 설경은 흰색 융단을 깔아 놓기라도 한 듯 유려한 곡선을 그려낸다. 산 밑에서 이어지는 부드러운 등고선은 마치 하얀 포말을 이고 달리는 파도처럼 산마루를 넘실댄다.

겨울철 보성 최고의 차밭 경관으로는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잘 알려진 대한다업의 보성다원을 꼽을 수 있다. 일단 진입로부터가 운치 있다.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이어지는 600여m 길이의 아름드리 삼나무 숲길이 볼만하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난 삼나무 길은 마치 설국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한 분위기를 담아낸다. 연초록 잎이 싱그러운 봄날에 수녀와 비구니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CF를 찍어 유명세를 타게 된 S자 삼나무 길 구간 또한 걷고 싶은 곳이다.

차밭 능선이 그려낸 기하학적 곡선을 따라 이리저리 시선을 옮기자면 곳곳에 눈꽃을 피운 겨울나무들이 아기자기한 동화속 풍경을 연출한다. 차밭을 찾은 이들의 생기 넘치는 웃음소리는 골골이 메아리 되어 울려 퍼지고, 눈꽃의 황홀경에 흠뻑 젖어든 연인들이 오솔길을 산책하며 추억을 남기는 모습은 더 아름답다. 차밭에 마음을 빼앗겨 이리저리 걷다보면 한두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서로 발개진 볼을 마주하며 따끈한 녹차 한잔을 마시는 시간도 행복하다.

황홀한 보성차밭의 겨울 야경.
황홀한 보성차밭의 겨울 야경.

보성과 회천을 연결하는 고개, 봇재에서 내려다보는 녹차 밭은 또 다른 풍광이다. 마음까지 후련할 정도로 툭 트였다. 서편제 소리꾼들이 넘어 ‘소리고개’로도 불리는 봇재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녹차밭의 풍광을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다. 연말이면 이 곳 차밭에 초대형 트리를 설치하고, 차밭 길을 따라 아치형 터널을 조성해 겨울밤 화려한 빛의 향연이 펼친다.

▶ 겨울 별미의 대명사 ‘꼬막’과 낙조 속 ‘뻘배’의 장관

미식의 본향, 남도에서도 겨울철 별미거리로는 벌교 꼬막이 으뜸이다. 조개 맛이 거개가 비슷할 것이라고 치부하겠지만 꼬막 맛은 또 다르다. 짭짤 쫄깃한 게 감칠맛이 있어 한 번 맛을 보면 다시 찾게 되는 게 바로 꼬막이다.

꼬막은 찬바람이 부는 11월부터 이듬해 4~5월까지가 제철이다. 미네랄이 풍부한 벌교 여자만 일대 뻘밭에서 자생하는 참꼬막은 여느 지방산에 비해 그 맛과 질을 최고로 친다. 일단 꼬막이 자생하는 환경부터가 다르다. 벌교 여자만은 뻘이 곱기로 유명하다. 당장 머드팩을 할 수 있을 만큼 찰지고 부드럽다. 뻘의 평균 깊이도 15m에 이를 만큼 깊다.

꼬막은 참꼬막, 새꼬막 등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참꼬막은 껍데기의 골이 깊고 털이 없으며 육질 또한 쫄깃하다. 반면 새꼬막은 껍데기 골이 가늘고 잔털이 나있다. 벌교에서는 여자만 장도 일대 등 갯벌 750ha에서 연간 3000여 톤 이상의 참꼬막이 채취된다. 전국 참꼬막 생산량의 60~70%에 이르는 수량이다.

먹을거리 풍부한 보성-벌교의 겨울철 대표적 별미로는 꼬막을 들 수 있다. 짭짤 쫄깃한 게 감칠맛 있어 예로부터 수라상에 오르는 8진미 중 으뜸으로 꼽혔다.
먹을거리 풍부한 보성-벌교의 겨울철 대표적 별미로는 꼬막을 들 수 있다. 짭짤 쫄깃한 게 감칠맛 있어 예로부터 수라상에 오르는 8진미 중 으뜸으로 꼽혔다.

제철이라고 늘 꼬막을 채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달에 두어 차례 가능하다. 5~6일씩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때를 골라 뻘 밑 5㎝ 정도에서 4~5년씩 자란 것들을 캐낸다. 여자만 장도와 장암리, 대포리 일대에서는 해질녘 뻘배를 타고 귀환하는 아낙들의 행렬을 만날 수 있다. 그 모습이 서정적이기도 하지만 얼음장같이 차가운 뻘밭에서 종일토록 땀 흘리고 돌아오는 ‘어머니’의 고난한 삶에 다름없어 절로 코끝이 찡해진다.

꼬막 채취에 나선 아낙들은 살을 에는 듯한 바닷바람에 맞서 나무판에 몸을 실은 뒤 한쪽 발로 박차며 갯벌로 나아간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의 보람도 캐낸다. 큼지막한 빗처럼 생긴 도구로 연신 뻘바닥을 들춰대면 맛난 꼬막이 이내 광주리 가득 채워진다.

요즘 벌교읍에는 꼬막 철을 맞아 꼬막 요리를 즐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꼬막을 살짝 데친 짭조름한 통꼬막(3만원)이 기본이고, 생꼬막을 막걸리식초에 야채와 함께 발갛게 버무려낸 새콤 달콤 회무침(2만원), 된장을 풀어 시원하게 끓여낸 꼬막탕, 밥반찬 양념꼬막, 고소한 전으로 부쳐낸 꼬막전 등 꼬막 별미를 상에 올리는 전문집이 벌교 홍도회관 등 7~8곳 있다. 정식(1만 5000원)을 주문하면 다섯 가지꼬막 요리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감칠맛나는 뜨끈한 꼬막탕.
감칠맛나는 뜨끈한 꼬막탕.

한편 보성에서는 녹차의 고장답게 녹차 수제비와 녹차떡국, 녹돈, 녹우 등 녹차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보성군에서는 최근 꼬막 통조림을 개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여행메모

▶ 가는 길

◇승용차: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IC~29번국도 화순-능주지나 40분쯤 달리면 보성군. ◇기차: 서울역~보성역까지 무궁화호 하루 한차례 운행.

▶그 밖의 보고 즐길 거리

겨울철 보성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율포해수욕장의 해수녹차탕이다. 보성군 직영으로 지하 120m 암반에서 끌어올린 해수탕과 보성 녹차를 원료로 한 해수녹차탕은 피부미용과 신경통에 좋은 걸로 소문이 나며 인기가 높다. 사우나에서 바라보는 창밖 겨울바다의 풍광도 운치 있다. 입욕료는 6000원(어린이는 4000원).

해질녘 벌교 여자만에서는 뻘배의 귀환행렬을 목도할 수 있다.
해질녘 벌교 여자만에서는 뻘배의 장엄한 귀환행렬을 목도할 수 있다.

벌교 읍내에는 소설 태백산맥 유적지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염상구가 담력을 시험했던 철다리, 소화다리, 중도방죽, 남도여관, 현부자집, 김범우집 등이 잘 보존돼 있다.

이밖에도 태백산맥문학관, 제암산 휴양림, 비봉공룡알 화석지, 보성소리 전수관 , 고찰 대원사, 티베트박물관 등 둘러 볼 곳이 쏠쏠하다.  

◆ 김형우 여행기자  

김형우 여행기자
조선일보 출판국 기자, 스포츠조선 레저팀장을 거쳐 현재 여행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관광기자협회장, 2010~2012 한국방문의해 위원, 서울시 관광진흥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관광공사 베스트 그곳 선정 자문위원, 한양대 관광학부 강의교수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여행기자들이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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