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개 구단이 2월 1일부터 일제히 해외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올해는 정규리그 개막이 예년보다 1주일 빠른 3월 24일 시작해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 중점 사항을 점검하고, 스토브리그에서 달라진 FA 시장과 1월 맹추위로 달라진 비활동 기간, 큰 손 한화의 몸집 줄이기도 조명해본다.
hot focus 첫째도 전력보강, 둘째도 전력보강
정상 수성에 나서는 KIA는 올해도 막강 타선과 탄탄한 선발진 등 우승 전력을 유지했지만 구원투수진 보강이 절실하다. 김윤동의 소방수급 진화, 돌아온 박정수 문경찬 이종석의 활약 가능성, 심동섭의 필승맨 진화, 김세현이 무결점 소방수로 돌아올 것인지가 관건이다.
프로야구 2018시즌은 예년보다 1주일 빠른 3월 24일 개막한다. 10개 구단은 지난 시즌 부족한 점을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전지훈련지로 떠났다(사진= OSEN) |
더스틴 니퍼트를 내보낸 두산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프랭코프의 활약 여부를 점검하고, 민병헌이 빠진 외야진에서 확실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롯데는 탄탄한 전력보강을 통해 우승을 노리고 있다. 포수 강민호의 공백을 메우고 주전 3루수를 확보해야 우승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C는 에릭 해커가 나가고 대신 들어온 대만 왕웨이중의 구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고 부상이 잦은 박석민의 건강함을 확인하는 것이 과제이다. 홈런 군단 SK는 복귀를 노리는 김광현의 어깨에 사활이 걸려있다. 김광현이 실전에서 쓸만한 볼을 던지면 단숨에 우승권 전력이 될 수 있다.
넥센은 이정후의 부상 회복 속도를 살펴야 하고 주전투수 한현희와 조상우의 정상 가동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은 캠프에서 새로운 외국인 선수 3명의 활약도를 가늠하면서 포스트 이승엽의 출현을 타진한다.
탈꼴찌는 물론 4강까지 노리는 Kt는 두산에서 이적한 니퍼트의 15승 가능성을 진단하고 황재균의 가세로 타선의 힘이 달라질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공격력 부진으로 가을야구에 실패한 LG는 FA시장에서 영입한 김현수와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힘을 보탤 것인지 실전에서 확인해야 한다. 한화는 세대교체의 희망을 찾고 주전을 확정 짓는 것이 목표이다.
LG는 미 프로야구에서 돌아온 김현수와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올 시즌 얼마나 힘을 보탤 것인지 전지훈련지에서 확인해야 한다.(사진=OSEN) |
hot player 한화 놓아버릴까? 정근우 백기 들고 최준석 쓸쓸한 겨울
KIA 김주찬과 한화 정근우가 힘겹게 FA 잔류 계약을 했다. 김주찬은 2+1년 27억 원, 정근우도 2+1년 35억 원의 조건이었다. 물론 그들이 원했던 금액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세간의 평가는 나이를 생각하면 많이 받았다는 것이었다. 계약 과정이 쉽지 않았다. 모두 3년 보장 혹은 4년 계약을 원했다. 김주찬은 올해로 만 37살, 정근우는 만 36살이다. 구단들이 미래를 생각하면 많은 돈을 투자하기는 어려웠다.
구단과의 줄다리기 연봉협상끝에 차선책을 선택한 한화 정근우와 기아 김주찬(사진=OSEN) |
특히 한화는 정근우에게 2년 계약 조건만 내걸었다. 정근우는 2014년 구단 발표액으로 70억 원(실제로는 훨씬 많다)을 받고 한화에 입단했다. 그러나 몸값에 맞는 활약이라는 평가는 아니었다. 더욱이 구단이 세대 교체 등 체질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정근우를 놓을 생각까지 했다. 구단의 버티기에 정근우는 백기를 들었다.
한화도 꼴찌 후보로 꼽히고 있어 경기력을 갖춘 정근우의 힘이 필요해 막판에 옵션을 조정했다. 김주찬은 우승 주장인데도 예상외로 줄다리기를 하는 바람에 주변의 우려를 낳았다. 롯데 시절부터 끝까지 가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는 연봉협상의 대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버텼지만 구단의 최초 제시안에 백기를 들었다.
그 나이에 연간 10억 원의 금액이 적지 않다는 팬들의 비판까지 받았다. 그나마 두 선수는 행복했다. 최준석(35)은 FA 미아상태이고 채태인(36)은 넥센과 2년 10억 원에 사인하고 동시에 롯데로 이적했다. 이대형(35)은 막판에 kt와 4억 원에 계약했다. 구단들은 최근 FA 시장에 먹튀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묻지마 투자를 하지 않았다.
hot issue 맹추위, 비활동 기간 단축
매년 12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는 비활동 기간이다. 계약기간이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이다. 두 달간은 휴식을 취하거나 연봉 협상하고 나름대로 개인 운동을 하며 재충전한다.
원래는 1월 초 혹은 1월 중순부터 전지훈련을 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단체 훈련 금지를 요구해 지난해 2월 1일부터 전지훈련을 시작하기로 못박았다. 휴식 기간 보장에 대한 당연한 권리였다. 대신 구단들은 훈련량 부족을 우려해 훈련 시설을 개방했다.
선수들은 야구장에 나오거나 혹은 자비를 들여 따뜻한 해외를 찾아 훈련을 했다. 그런데 1년 만에 선수들에게서 다른 말들이 나왔다. 날씨가 너무 추운 것이 문제였다. 고연봉 선수들은 문제가 없지만 저연봉 선수들은 해외 훈련을 하기 어렵다. 전지훈련을 빨리 가자는 의견들이 나왔고 실제로 조기에 출국하는 팀들이 나왔다. 일종의 편법이었다.
프로 선수들은 개인 사업자들이니 원칙대로 2월 1일 전지훈련을 유지하자는 의견도 많았지만, 내년부터는 열흘 정도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례없는 맹추위가 1년 만에 비활동 기간을 축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비활동기간 저연봉 선수들의 해외 개인훈련은 어렵다. 전지훈련을 빨리 가자는 의견이 속출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이달의 뒷담화 ‘큰 손’ 한화가 변했어요! 자린고비 한화가 올시즌 목표는?
한화는 지난 수 년 동안 물쓰듯 돈을 썼다. 한화는 지난 2016년 등록선수 기준으로 총 102억1000만 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100억 원을 넘겼다.
지난 2013년부터 대대적인 보강에 돈을 쏟아 부었다. 2013년부터 정근우, 이용구, 송은범, 정우람을 FA 시장에서 영입했고 에스밀 로저스, 알렉시 오간도, 윌린 로사리오 등 특급 용병들을 데려오느라 수 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단 한번도 4강에 오르지 못했고 하위권을 맴돌았다.
무분별한 투자라는 결론이 나왔다. 결국 2016시즌을 마치고 선수 출신 박종훈 단장을 영입해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를 예고했다. 작년 김성근 감독을 시즌 도중 경질했다. 시즌 8위에 그치자 스토브리그에서 조인성, 차일목, 김경언, 송신영을 방출하거나 몸값이 비싼 외국인을 내보내고 저렴한 선수들로 교체했다. 이용규의 연봉도 9억 원에서 4억 원으로 깎았다.
매년 큰 손으로 활약했던 FA 시장에 참가하지 않았다. 작년보다 총 연봉에서 50억 원이나 줄였다. 때문에 전력 보강 보다는 누수 현상이 두드러져 꼴찌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래도 한용덕 신임 감독을 비롯해 구단 전체가 육성과 체질 개선을 이야기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고 설령 성적이 바닥을 기더라도 미래를 보고 구단을 운영하겠다는 의지였다.
사실 이번 한화의 다이어트는 ‘3김(김인식, 김응룡, 김성근) 감독’의 후유증이다. 이들 스타 감독들은 한화 사령탑 재임 시절 성적만 내려다보니 육성은 뒷전이었다. 감독들은 떠났고 이제는 팬들이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
◆ 이선호 OSEN 야구전문기자
20년 넘게 야구기자로 살고 있다. 어릴 때 야구가 좋아 무작정 광주행 시외버스를 타고 무등야구장을 찾았다. 1994년 ‘광주일보’ 입사 후 프로야구 담당기자를 자원했고 ‘스포츠투데이’를 거쳐 지금의 ‘OSEN’에서도 야구밥을 먹고 있다. 예측을 거부하는 야구의 무궁무진한 변수가 좋다. 야구장에서 펼쳐지는 온갖 사건들은 곧 우리들의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