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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와 화합의 상징 ‘사비니 여인들’

[정태남의 클래식 여행] 프랑스/파리(Paris)

2022.05.17 정태남 이탈리아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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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르(1780~1867)는 독일 출신 음악가 베토벤과 같은 해인 1770년에 남부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로부터 그림, 조각, 바이올린을 배운 앵그르는 음악적인 재능도 겸비하여 소년시절 몇 년 동안 남부 프랑스 도시 툴루즈의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화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그는 파리에서 자크-루이 다비드(1748~1825)의 제자로 들어갔는데, 다비드는 18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신고전주의 양식을 이끈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였다. 다비드는 27세 때 로마에서 5년 동안 체류하면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조각상을 면밀하게 연구한 결과에 기초하여 자신만의 간결한 인물 양식을 발전시켰고 역사적인 사건을 주제하여 당시 사회에 교훈이 되는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그중 대표적인 작품이 <사비니 여인들>이다.

화가 앵그르가 그린 음악가 루이지 케루비니.
화가 앵그르가 그린 음악가 루이지 케루비니.

다비드로부터 역사화 전통을 이어 받은 앵그르는 인물의 개성을 드러내는데 기교가 뛰어났기 때문에 초상화가로도 유명해졌다. 그가 그린 초상화 중에 1842년에 그린 <루이지 케루비니와 뮤즈 여신>이 있다. 이 작품은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루이지 케루비니(Luigi Cherubini, 1760~1842)는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으로 프랑스 시민혁명 발발 직전인 1788년 28세 때 파리로 이주하여 프랑스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오페라와 종교음악을 작곡, 유명세를 크게 누린 음악가이다. 앵그르가 존경했던 그는 파리음악원 원장을 역임했으며 베토벤에게도 영향을 주었는데 베토벤은 그를 당대 최고의 음악가로 칭송했다.
 
케루비니의 첫 번째 성공작품은 <로도이스카>이다. 이 오페라는 성에 갇힌 폴란드 여인 로도이스카를 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혁명기 중에 작곡한 이 오페라는 1791년에 파리에서 초연하여 크게 인기를 끌었다. 그의 대표작은 고대 그리스의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메데아’를 바탕으로 하는 오페라 <메데>로 1797년에 완성했다.
 
한편 당시에 화가 자크-루이 다비드는 <사비니 여인들>을 그리고 있었다. 이 작품은 가로 약 4미터, 높이는 5미터가 넘는 엄청난 스케일의 유화인데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그의 거대한 작품인 <나폴레옹의 대관식> 바로 옆에 걸려있다. 

자크-루이 다비드의 <나폴레옹의 대관식> 옆에 걸린 <사비니 여인들>.
자크-루이 다비드의 <나폴레옹의 대관식> 옆에 걸린 <사비니 여인들>.

<사비니 여인들>을 보면 한 가운데에는 서로 싸우려고 대치한 두 군대 사이에 서서 여인들이 싸움을 말리고 있고, 또 어떤 여인들은 아기를 번쩍 들고 있다. 오른쪽 남자의 방패에는 로마(Roma)가 보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는 로마 건국초기의 전설로 옛날 옛적의 일이다. 기원전 753년 팔라티노 언덕 위에 ‘로마’라고 하는 아주 조그만 나라를 세운 로물루스는 인구가 너무 적은 것이 고민이었다. 인구를 늘리려면 자식을 많이 낳아야 하는 것인데 문제는 로물루스의 추종자들 중에는 여자가 없었다는 것. 그는 고민 끝에 묘수를 생각해냈다.

그는 축제를 열어 주변에 사는 사비니 사람들을 초대하면서 여동생이나 딸들을 꼭 데려오라고 신신 당부했다. 이에 사비니 부족의 왕은 자기 백성을 데리고 참석했다. 축제가 절정에 이를 때쯤 사비니 사람들은 완전히 술에 곯아 떨어졌던 모양이다. 바로 이때 로마의 장정들은 사비니 여인들을 모조리 납치해버리고 말았다. 정신을 차린 사비니 남자들은 모두 쫓겨나고, 납치된 사비니 여인들은 거칠기 짝이 없는 로마 장정들과 강제로 집단 결혼을 당하고 말았다.

자크-루이 다비드의 <사비니 여인들>.
자크-루이 다비드의 <사비니 여인들>.

얼마 후, 사비니 남자들은 완전무장하고 납치된 여인들을 구하러 로마로 쳐들어왔다. 로마군과 사비니군이 일전을 벌이려고 서로 대치하자 이미 로마 장정들의 아내가 되어 자식까지 낳은 사비니 여인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왜냐면 로마군이 지게 되면 과부가 되는 것이고, 사비니군이 지게 되면 고아가 되는 기구한 운명에 처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인들은 로마군과 사비니군 사이에 뛰어들어 태어난 아기들을 번쩍 들고 싸움을 말렸다. 결국 로마군과 사비니군은 어쩔 수 없이 서로 손을 잡고 평화적으로 결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로마 역사의 흐름에서 본다면 로마가 애초부터 다민족 국가로 출발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자크-루이 다비드는 로마 체류를 마치고 프랑스에 돌아와서는 혁명의 소용돌이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어 프랑스를 온통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로베스피에르를 지지했으나 로베스피에르가 1794년에 처형당하자 곧 투옥되었다. 그후 실권을 잡은 나폴레옹은 다행히 그의 능력을 인정하여 궁정화가로 임명했다.
  
이 그림은 그가 수감되어 있을 때 구상하여 1796년에 본격적으로 착수, 1799년에 완성했다. 이 거대한 그림은 누가 그에게 주문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스스로가 피비린내 나는 혁명기 후 분열된 프랑스 사회를 통합하기 위해 무기를 내려놓고 화합하자는 의미로 그렸던 것으로 보인다. 

사비니군과 로마군을 말리는 사비니 여인들.
사비니군과 로마군을 말리는 사비니 여인들.

로마 건국초기의 전설인 ‘사비니 여인 유괴이야기’는 다른 화가들도 즐겨 다룬 소재였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이야기를 음악화한 작품은 17세기의 이탈리아 작곡가 피에르 시모네 아고스티니가 1680년에 베네치아에서 초연한 오페라 <사비니 여인 유괴>가 유일하다. 고전적 내용의 오페라를 더러 작곡한 케루비니가 한번쯤 관심을 가졌을법한 소재인데도 말이다.

정태남

◆ 정태남 이탈리아 건축사

건축 분야 외에도 음악·미술·언어·역사 등 여러 분야에 박식하고, 유럽과 국내를 오가며 강연과 저술 활동도 하고 있다.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 <이탈리아 도시기행>, <건축으로 만나는 1000년 로마>,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산책> 외에도 여러 저서를 펴냈으며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기사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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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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