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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자음악을 지탱하는 튼튼한 뿌리

[대중음악 A to Z, 장르를 관통하는 26개 키워드] ⓤ UK 개러지(UK Garage)

2022.08.31 한상철 밴드 ‘불싸조’ 기타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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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케이팝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팝 음악’으로써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다 다양한 장르로 케이팝의 확장이 필요하다. 정책브리핑은 케이팝의 발전과 음악감상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중음악의 다채로운 장르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이전 연재분에서 ‘개러지 록’을 다뤘던 바 있는데, 창고를 뜻하는 ‘개러지(Garage)’는 록은 물론 댄스 뮤직에서도 활용된다.

개러지 록과 마찬가지로 주택 차고를 마치 작업실처럼 활용해 만든 ‘개러지 하우스’가 미국에서 시작됐고, 다른 한편에는 뉴욕 소호의 클럽 ‘파라다이스 개러지’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전개됐다.

LGBT 클럽이었던 파라다이스 개러지는 줄여서 ‘개러지(The Garage)’ 혹은 비슷한 발음의 ‘게이의 분노(Gay-Rage)’라 불리기도 했다.

1977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파라다이스 개러지는 다른 클럽들과는 달리 DJ가 중심이 되는 클럽이었는데 여기서 일반 하우스에 비해 조금 더 빠른 비트의 ‘스피드 개러지’가 시작됐다.

이곳은 그리니치에 있는 클럽들과는 차별된 모습을 보였다. 이후 파라다이스 개러지는 11년의 역사를 마감하면서 그 자리에 실제로 트럭 창고가 들어섰다.

2019년 브릿어워즈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샘 스미스. (사진=저작권자(c) AP/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년 브릿어워즈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샘 스미스. (사진=저작권자(c) AP/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미국의 개러지 하우스가 영국으로 넘어오면서 시작된 것이 바로 ‘UK 개러지’다. 사실 개러지 자체가 너무 많은 세부 장르들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시기와 장소를 이야기하지 않는 한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개러지’라고 부르는 음악은 매우 다양한 클럽 뮤직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는데, 실제로 UK 개러지를 필두로 이후 수많은 전자음악 장르들이 가지치기해 나갔다.

1990년대 초반, 기존 하우스에 소울과 R&B 풍의 여성보컬, 그리고 가스펠 피아노 스타일이 추가된 트랙들을 개러지 하우스로 분류하곤 했는데, 이것이 본격적으로 영국으로 넘어오면서 UK 개러지로 변형됐다.

당시 영국에서 인기있던 정글과 드럼 앤 베이스, 그리고 댄스 팝의 요소가 통합됐고 4/4 박자 하우스 킥 패턴을 보다 불규칙하고 복잡한 형식의 셔플 리듬으로 변형시켰다.

그러니까 기존의 하우스가 킥에 집중하고 있는 느낌이라면 UK 개러지는 잘게 쪼개진 스네어 파트가 두드러지는 식이었다.

UK 개러지의 경우 대체로 130BPM 정도의 템포를 유지했는데 때문에 170BPM의 정글보다는 훨씬 관능적이고 소울풀한 사운드를 담아내고 있었다.

90년대 후반에는 소울 뿐만 아니라 랩, 레게 같은 다른 형식의 음악적 요소들 마저 통합시키면서 UK 개러지는 광범위하게 어번 댄스 뮤직을 통칭하는 용어로 불리기도 했다.

런던은 다문화 도시였고 따라서 다양한 출신성분의 젊은이들의 특징이 마치 용광로처럼 UK 개러지 안에 모조리 반영되어 있었다.

이는 미국의 하우스와는 별개로 영국의 사운드 시스템 문화와 레이브 문화가 독자적인 형태로 진화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의 흐름과 완전하게 분리되지는 않았다. UK 개러지가 막 수면 위로 떠오를 무렵, 미국에서도 변칙적인 비트들을 주로 완성해온 프로듀서 팀바랜드가 혁신을 일으켰고 그의 작업방식은 UK 개러지 씬에도 고스란히 활용됐다.

팀바랜드가 만들어내는 리듬의 흐름을 붕괴시키는 복잡한 브레익 비트의 미학이 본격적으로 세계 팝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었고, 덩달아 UK 개러지 씬 또한 활기를 띠게 된다.

그러면서 영국에서 급부상한 아티스트가 바로 ‘크레익 데이빗’이다. 섕크스 앤 빅풋의 ‘Sweet Like Chocolate’이 UK 개러지 최초로 영국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한 데에 이어 크레익 데이빗과 아트풀 다져의 ‘Re-Rewind’ 또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영국 내부에서도 향후 몇 년 동안 UK 개러지와 투 스텝 개러지 트랙들이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고 크레익 데이빗의 경우 전세계로 뻗어 나가면서 승승장구한다.

2000년대로 접어들어서는 투 스텝 개러지, 그리고 그라임으로 진화하면서 디지 라스칼이라는 스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UK 개러지는 2000년대 후반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결국 디스클로저라는 초대형 아티스트가 등장하면서 다시금 부활한다.

그 무렵 MJ 콜이라던가 아트풀 다져의 멤버 마크 힐 또한 컴백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UK 개러지에서 파생된 덥스텝이 본격적으로 퍼져 나갔다.

제임스 블레이크와 베리얼 같은 아티스트들은 각각 걸작 앨범들을 내놓으면서 전세계 댄스 뮤직 씬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필요하다면 UK 개러지의 영향력을 보다 확대해석해볼 수도 있다. 현재 최정상의 위치에 서있는 뮤지션 에드 시런 또한 메이저 데뷔 이전에는 UK 개러지 아티스트 와일리의 곡에 피쳐링하기도 했다.

샘 스미스 또한 마찬가지로 데뷔 앨범 발매 이전 디스클로저의 곡에 보컬로 참여하면서 그 이름을 알렸던 바 있다.

그러니까 지금 전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영국 출신 아티스트들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결국 UK 개러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것은 단순히 한가지로 딱 특정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국 음악 시장 어디에나 존재하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손’과도 같다.

한상철

◆ 한상철 밴드 ‘불싸조’ 기타리스트

다수의 일간지 및 월간지, 인터넷 포털에 음악 및 영화 관련 글들을 기고하고 있다. 파스텔 뮤직에서 해외 업무를 담당했으며, 해외 라이센스 음반 해설지들을 작성해왔다. TBS eFM의 <On the Pulse> 음악 작가, 그리고 SBS 파워 FM <정선희의 오늘 같은 밤>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록밴드 ‘불싸조’에서 기타를 연주한다. samsic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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