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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의 대부, 그리고 훵크의 창조자

[장르의 개척자들]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2023.09.30 한상철 밴드 ‘불싸조’ 기타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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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채취, 혹은 곰팡이 등을 의미하는 단어 ‘훵크(Funk)’는 백인 문화에서는 기분이 좋지 않다는 식의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곤 했다. 

흑인들 사이에서도 이 단어는 채취와 연결되어 있었는데 음악적으로는 뮤지션의 노력으로 발생하는 땀의 채취, 혹은 육체적 노력으로 인해 발생한 최상급의 연주 등 긍정적인 감각으로 통용됐다. 

훵크라는 장르가 존재하기 이전인 1900년경에는 초기 재즈에서 깊거나 강하게 느껴진다는 의미의 속어로 먼저 활용되기도 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또 다른 음악 장르인 ‘펑크(Punk)’와 구분하기 위해 ‘훵크’라 표기하고 있기도 한데, 사실 토킹 헤즈 같은 이들처럼 음악적으로도 펑크와 훵크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이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훵크는 1960년대 중반 아프리카계 미국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미국에서 유행하는 다양한 음악 장르를 혼합해 보다 리드미컬하고 춤추기 쉬운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추구해갔다. 

멜로디와 코드 진행을 줄이고 대신 베이스 라인과 타악기의 강한 그루브에 중점을 뒀다. 

뉴 올리언스의 드러머 얼 팔머가 다른 음악들 보다 좀 더 리듬을 밀고 당기는 것, 그리고 춤추기에 용이해야 한다고 설명하기 위해 ‘훵키’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훵크는 강렬하고 리듬에 집착하는 육체적인 특성이 중요했고, 섹시하고 리듬 지향적이며 춤 추기에 적합한 패턴의 음악을 훵크 뮤직이라 지칭하기 시작했다.  

훵크의 공식적인 시작점에는 제임스 브라운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곡 제목처럼 ‘훵크의 초대 대통령(Funky President)’에 다름아니었다. 

2002년 제임스 브라운이 스위스 니옹의 팔레오 페스티벌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EPA/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2년 제임스 브라운이 스위스 니옹의 팔레오 페스티벌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EPA/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소울 가수로 경력을 시작했던 제임스 브라운은 발라드, 로큰롤, 업 템포 R&B를 통합한 스타일을 추구해나가는 와중 자신의 음악에서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보다 다이나믹한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창조된 훵크의 공식은 수십년에 걸쳐 여러 세대로 전이됐다.

제임스 브라운은 기존의 음악에서 코드와 화성을 축소시키고 몇시간이든 계속 춤출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내는 한편 칼 같은 연주자들 사이의 합, 그리고 생생한 보컬 애드립을 추가했다. 

모든 소절의 첫 박자(The One)를 강조하면서 16분음표와 당김음을 적용해 자신만의 시그니처 그루브를 개발해냈다. 간단히 말해서, 제임스 브라운 자신 스스로 만큼이나 지치지 않는 음악을 원했다.

이런 음악적 기본 컨셉을 바탕으로 제임스 브라운은 댄스 뮤직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한다.

1964년 곡 ‘Out of Sight’와 1965년 히트곡 ‘Papa's Got a Brand New Bag’의 혁신을 기반으로 ‘Cold Sweat’을 완성해내면서 제임스 브라운은 훵크의 분수령을 이뤘다. 

이는 당시 팝 음악의 관습으로부터 벗어난 것이었지만 이후에는 모두가 이 흐름을 따라갔다.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 오하이오 플레이어스, 어스 윈드 앤 파이어가 줄줄이 등장하게 됐고, P-훵크의 선두주자인 조지 클린턴과 팔리아먼트의 경우 아예 제임스 브라운 밴드에서 활약했던 붓치 콜린스를 자신의 밴드로 영입했다. 

제임스 브라운이 없었다면 마일스 데이비스의 걸작 <On the Corner>도 없었을 것이며 지미 헨드릭스의 즉흥 연주와 무아지경의 싸이키델리아도 다른 형태로 존재했을 것이다. 

‘오리지널 디스코 맨’이었던 별명에서 짐작 가능하듯 이후 80년대 디스코 또한 제임스 브라운의 영향 아래 있었다.

그 영향을 일일이 따지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제임스 브라운, 그리고 훵크의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갱스터랩과 사이키델릭 훵크를 혼합한 G-훵크, 그리고 제임스 브라운이 만든 특유의 리듬과 춤동작의 경우 브레익 댄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훵크의 드럼 브레익 샘플링은 힙합이 견고해지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됐다. 

단순히 말해 힙합, 아니 모든 음악 시장에서 가장 많이 샘플링된 인물이 바로 제임스 브라운이라는 사실을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그 영향은 도처에 널려 있다. 

아티스트의 샘플링한 곡들을 정리하는 페이지(https://www.whosampled.com)에 따르면 제임스 브라운이 7451회 샘플링되면서 1위로, 그리고 퍼블릭 에네미가 2912회로 2위에 랭크됐다. 1위와 2위의 수치가 두배 이상 차이 난다.

조지 클린턴이 이끄는 팔리아먼트가 모스크바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ITAR-TASS/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조지 클린턴이 이끄는 팔리아먼트가 모스크바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ITAR-TASS/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처럼 수십년에 걸쳐 수많은 음악들에 샘플링되어온 제임스 브라운의 오리지널 버전이 간혹 지금의 음악처럼 들리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그것이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훵크가 그토록 끈질기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이며, 아무리 세월이 흐른다 하더라도 모든 음악 속의 핏줄에 끊임없이 남겨질 것이다. 

제임스 브라운은 2006년 8월 처음이자 마지막 내한 공연을 다녀갔고 같은 해 12월 25일, 마치 소울/훵크의 성인(聖人)처럼 크리스마스에 눈을 감았다. 

직접 봤던 노년의 제임스 브라운은 뼛속까지 훵키했다. 인간 훵크 머신 그 자체였고 다른 어떤 것도 될 수 없었다. 한동안 내 방에는 제임스 브라운의 내한 공연 포스터가 붙어있었고, 여전히 가지고 있다. 

☞ 추천 음반

◆ Get On The Good Foot (1972 / Polydor)

두 장의 레코드(CD는 한 장)에 걸쳐 제임스 브라운의 초기 훵크 에센스가 모조리 수록되어 있다. 

앨범의 타이틀이기도 한 비보이들의 찬가 ‘Get on the Good Foot’과 ‘Make It Funky’부터 최초의 훵크 트랙 ‘Cold Sweat’, 그리고 ‘Funky Side of Town’까지 음악이 재생되는 동안 스피커에서는 이 훵크 마스터의 힘과 열정, 땀방울까지 선명하게 흘러나온다. 

제임스 브라운의 커리어를 대표하는 앨범 <Sex Machine>만큼이나 많은 히트곡들을 수록하고 있지만 정작 발매 당시에는 평가가 좋지 못했다. 

◆ The J.B.'s - Doing It to Death (1973 /People)

제임스 브라운의 백 밴드 제이비스의 앨범. 제임스 브라운의 보컬 비중이 적고 대신 제임스 브라운이 아꼈던 트롬본 연주자 프레드 웨슬리와 색소폰 연주자 마세오 파커를 중심으로 구성된 순수한 연주에 집중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앨범에 녹음된 악기 파트들 경우, 특히 존 “자보” 스타크스의 드럼의 경우 수많은 힙합 앨범들에 샘플링 됐다.

한상철

◆ 한상철 밴드 ‘불싸조’ 기타리스트

다수의 일간지 및 월간지, 인터넷 포털에 음악 및 영화 관련 글들을 기고하고 있다. 파스텔 뮤직에서 해외 업무를 담당했으며, 해외 라이센스 음반 해설지들을 작성해왔다. TBS eFM의 음악 작가, 그리고 SBS 파워 FM <정선희의 오늘 같은 밤>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록밴드 ‘불싸조’에서 기타를 연주한다. samsic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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