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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단상

가로등을 켜는 사람

[공직 단상] 각자의 자리에서 켜는 가로등이 꽃을 피우고 별을 띄운다

2024.12.13 김윤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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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켜는 사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차질 없이 수행함으로써 꽃을 피우고 별을 띄운 것처럼 시민에 대한 공무원의 관심과 이해가 도시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든다.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와도 공무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가로등을 켤 것이다. 그 불빛이 추위로 얼어붙은 세상에 따뜻한 온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윤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김윤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일주일 중 월요일이 가장 바쁘다. 

민원인들은 주말에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지금 처리하기 위해 민원창구 앞에 줄 서 있다.

대기인원수가 10명이 되었음을 표시하는 번호표 발행기의 빨간 숫자를 보면 금방 처리되는 단순한 일도 오늘따라 무엇에 씌인 듯 마냥 꼬인다. 

한 번 꼬이기 시작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듯 대기하는 민원인이 점차 늘어난다. 이젠 익숙한 업무인데도 눈앞의 민원인들이 번호표를 쥐고 나만 바라보는 모습에 몇 번이나 진땀을 빼곤 한다.

오늘도 그런 긴박한 풍경을 상상하며 출근했다. 오늘의 첫 민원인은 만 17세가 되어 주민등록증을 새로 발급받으러 온 학생과 어머니였다. 

신청서를 받고 지문을 채취하기 위해 롤러에 검정 잉크를 묻히니 자연스레 내가 처음으로 주민등록증을 만들었던 십여 년 전을 떠올리게 되었다. 

손이 작아서인지 오른손 엄지 지문이 제대로 채취되지 않아 그 당시 담당 주무관님이 퇴근 후 내가 다니는 학교 앞까지 찾아와 지문을 채취했던 적이 있었다. 

그땐 손에 다시 한번 까만 잉크를 묻히는 게 불편하기도 했지만, 퇴근 후에 학교 앞까지 찾아와 준 주무관님이 고마웠다. 

그분이 내가 만난 최초의 공무원이었고, 지금 나는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등록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되어, 또 한 사람의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을 받고 있다.

공무원이란 어떤 사람일까? 12월이 되고 숨 가빴던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를 돌아봤다. 

선거인 명부를 작성하고, 주민등록 사실조사를 하고, 취학아동을 대상으로 취학통지서를 내보내며 공무원은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생텍쥐페리의 작품 ‘어린 왕자’ 속 가로등 켜는 사람처럼 말이다. 

가로등 켜는 사람은 작은 행성에서 명령에 따라 기계적으로 느껴질 만큼 성실하게 가로등을 켜고 끄는 사람이다.

그가 가로등을 켜면 예쁜 색깔을 지닌 꽃 한 송이가 피고 시리도록 밝게 별이 뜬다. 

반대로 가로등을 끄면 꽃과 별은 적막한 어둠 속에서 조용히 쉴 수 있다. 

소설 속 한 장면을 공무원의 일상에 대입해 보니 자연스레 올해 11월 말에 내렸던 무거웠던 폭설이 떠오른다. 

올해 11월 말, 내린 눈을 치우기 위해 제설 차량이 주덕읍 관내를 도는 모습.
올해 11월 말, 내린 눈을 치우기 위해 제설 차량이 주덕읍 관내를 도는 모습.

재난대책본부가 운영되면서 시민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공무원들이 아침 일찍 출근해서 제설에 힘을 보탰다. 

공무원이라면 떼려야 뗄 수 없는 전자민원창구인 국민신문고 포털을 통해서는 시민들이 어떤 문제로 불편을 느끼고 있는지 빠르게 알 수 있다. 

안전신문고에 도로가 패었다, 보안등이 깜빡거린다, 골목에 불법으로 버려진 쓰레기가 많다는 민원을 넣으면 바로 처리가 되는 세상이다. 이처럼 도시라는 행성에서 책임감으로 각자의 가로등을 켜고 끄는 것이 우리 공무원들의 일이다.

그렇다고 공무원이 주어진 일들만 반복적,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사람은 아니다. 커다란 실적과 성과를 통해 이윤을 내는 직업은 아니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며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 

가로등 켜는 사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차질 없이 수행함으로써 꽃을 피우고 별을 띄운 것처럼 시민에 대한 공무원의 관심과 이해가 도시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든다.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마주치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일이기에 공무원이야말로 사람에 대한 온정이 없다면 계속하기 어려운 직업이라 생각한다.

2024년 12월 9일, 입김이 나오고 손발이 꽁꽁 얼 만큼 날씨가 추웠던 오늘, 우리 읍에는 열세 번째 출생신고가 들어왔다. 

아기가 귀한 주덕읍에 출생이 늘어날수록 내 일처럼 기뻐하는 직원들을 보니 아기 탄생의 기쁨이 모두에게 전해지며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아기가 귀한 주덕읍에 출생신고가 들어오자 읍행정복지센터와 주덕읍 지역발전협의회에서 아기 탄생 축하 현수막을 걸었다
아기가 귀한 주덕읍에 출생신고가 들어오자 읍행정복지센터와 주덕읍 지역발전협의회에서 아기 탄생 축하 현수막을 걸었다.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와도 공무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가로등을 켤 것이다. 그 불빛이 추위로 얼어붙은 세상에 따뜻한 온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윤서

◆ 김윤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충주시에서 민원담당으로 일하며 겪은 일상을 수필로 쓴 글이 등단의 영광으로 이어졌다. 공직 업무의 꽃인 ‘민원 업무’로 만난 수많은 일화들이 매일 성장통이자 글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내가 건넨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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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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