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요청에 따라 실명을 공개하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 인사말
안녕하세요, 저는 2015년에 국가직 일반행정 7급에 합격하고 지금은 중앙부처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입니다. 대학 전공도 그리고 해왔던 일도 전혀 공무원과는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저처럼 공무원 시험과 관련 없는 학과를 나오거나 전혀 기초지식이 없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됐습니다.
저의 합격비법이자 제가 수험생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느낀 것 세 가지를 말씀드리면 ‘자신감’, ‘열린 마음’, ‘반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자신감’입니다.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아무리 공부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고 취업한 친구들과 비교도 당하고 사회생활을 전혀 못하기 때문에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고 의기소침해집니다. 오히려 이럴 때는 거만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내가 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으로 자신감 있게 공부하고 시험을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둘째, ‘열린 마음’입니다. 수험생은 시험경험이 많지 않고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서 지름길을 놔두고 먼 길로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유용한 정보와 강사의 조언을 받아들여 잘못된 방법을 물리쳐야 합니다.
셋째, ‘반복’입니다. 성급하게 한 번에 모든 과목을 외우기보다는 늦더라도 꾸준하게 반복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계속 반복되는 내용들이 생겨서 많이 지루해지고 그런 내용을 지나치게 되는데 이런 반복되는 내용들도 꾸준히 복습해야 합격할 수 있습니다.
♣ 수험생활
저는 수험생활을 노량진에서 시작했습니다. 강의는 처음에만 현장 강의를 수강했고, 그 이후에는 인터넷 강의를 들었습니다. 처음에 공부하는 수험생들은 한 번 정도는 현장 강의 수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현장 강의를 들으면 많은 경쟁자들을 보면서 자극이 되고 긴장감이 형성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하루에 공부는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했습니다. 아침에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아침 시간에 최고로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침잠이 많고 아침밥을 먹지 않는 저였지만 수험생활을 할 때는 아침잠을 없애고 항상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습관은 충분히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잘 챙겨 먹던 아침밥을 합격 후에는 더 이상 먹지 않습니다.
시험 보기 2달 전부터는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일정할 정도로 시험에 최적화된 몸을 만들었습니다. 휴식은 토요일 하루를 통째로 쉬었습니다. 휴식 때에는 집안에 누워서 쉬는 것 보다는 주로 외부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스터디의 경우는 국어(사자성어, 표준어, 외래어), 영어(어휘), 면접스터디 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위 3개의 스터디를 제외하고 나머지 스터디는 시간도 많이 소비하고 잘못된 학습방법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수험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이 합격의 큰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 해소방법에는 여러 가지 있습니다. 쇼핑, 맛집 탐방, 데이트, 영화감상, 음주 등 자신한테 맞는 방법으로 해소하면 됩니다. 간혹 이성교제나 과도한 음주가 수험생활에 방해가 된다고 여기는 분들이 있으나 어차피 될 사람은 되므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공부의 절대적인 시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얼마나 집중을 하면서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부하다가 잠이 올 때는 목캔디나 졸음 쫓는 껌 등을 계속 먹어가면서 계속 공부 흐름을 이어 갔습니다. 조는 것도 습관이기 때문에 충분히 고칠 수 있습니다.
실제시험을 연습한다고 학원 모의고사를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정말 연습용이지 이것이 곧 시험점수라고 여기면 위험합니다. 학원 모의고사는 개인강사의 어필용이고 문제 난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때문에 실제시험과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점수 때문에 마음고생 많이 하고 자신감이 떨어져 실제 시험에서 자기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운동은 따로 하지 않았지만 식사시간 만큼은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대부분 수험기간이 1년을 넘기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해야 공부도 잘 됩니다.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우울하고 밥맛이 없어지기 마련이지만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밥을 잘 먹어야 합니다.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것도 수험생활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수험생활 때 경제적인 사항도 매우 중요합니다. 허수의 경쟁자들을 제외하고 진짜 경쟁자들의 실력이나 노력의 정도는 다들 비슷합니다. 여기서 합격의 당락의 가르는 것은 경제적 스트레스를 덜 받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합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은 합격하기가 그만큼 더 어렵습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국어
국어는 처음에 기본을 잘 닦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기본강의(문학, 비문학, 문법, 고유어)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점수는 오르지 않았고 나중에 생각해보니 차라리 강의는 문법 강의만 듣고 나머지 영역들은 공부해도 잘 오르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하루 공부법은 매일 꾸준히 2시간씩 오전에 국어 공부를 했습니다. 한문과 한자의 경우는 정확하게 외운 다기보다 부수를 외워서 뜻보다는 음을 읽을 정도로만 외웠고, 사자성어의 같은 경우에는 확실하게 외웠습니다. 고유어 같은 경우에는 양도 너무 많고 나온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과감히 버렸습니다. 국어는 사실 버릴 수 없는 자식 같은 존재여서 포기는 하지 말되 너무 큰 기대는 버리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영어
영어는 매일 조금씩 문법, 독해, 어휘를 공부했습니다. 문법의 경우는 처음에 기본강의를 듣고 나머지 독해, 어휘는 강의를 듣지 않았습니다. 문법은 문제는 푸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독해에도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잡아 두어야 합니다.
어휘의 경우 보카 바이블, 공편토 등을 스터디 통해서 많이 암기했습니다. 영어도 국어랑 똑같이 버릴 수 없는 자식이라서 점수를 확 올리기보다 그냥 선방한다는 생각(중간정도 득점)으로 편하게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여기에서 점수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영어를 포기하는 사태에 이르게 됩니다.
국사
국사는 이론 과목이기 보다 사실 중심의 학문이기 때문에 그냥 단순암기를 했습니다. 기본서 중심으로 공부하다가 시험보기 2주전에는 필기노트로 마지막 복습을 했습니다. 국사는 다른 과목과 다르게 기본서를 자주 봐야 하므로 책 디자인, 컬러 등 가독성이 높은 교재로 선택했습니다. 최근 지엽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해 필기노트만으로는 커버하기 부족하므로 기본서 중심으로 공부하길 추천합니다.
행정학
행정학은 공부를 굉장히 많이 했지만 볼 때마다 기억이 잘 안 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과목입니다. 처음에는 별 거 아니겠지 생각하지만 갈수록 좌절하는 과목입니다. 결국 이해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여기고 두문자로 정리해 단순암기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시험을 볼 때 행정학은 정말 아는 부분은 확실히 알고, 모르는 문제는 절대 못 풀기 때문에 시험장에서 안 풀리는 행정학 문제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바로 찍고 넘어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문제를 120분 동안 생각한다 해도 절대 풀지 못합니다.
행정학은 한 강사만 수강하기를 추천합니다. 강사마다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간혹 다른 강사 모의고사에서 저득점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헌법·행정법·행정법 각론
헌법과 행정법은 우선 조문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 이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중요조문을 계속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기본서는 3회독 정도하고 나머지는 계속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최신판례는 헌법의 경우에는 필수코스이고 행정법의 경우에는 95점 이상 고득점자에게만 추천합니다.
헌법과 행정법은 다른 수험생들이 대부분 고득점을 맞는 과목이기 때문에 1문제 틀리면 2문제 틀린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기므로 반드시 잘 잡아 두어야 하는 과목입니다.
최근에는 헌법·행정법이 예전과 다르게 굉장히 고난이도로 출제되는 경향이므로 국회 8급 문제도 섭렵해야 합니다. 각론을 종종 포기하는 분이 있는데 각론은 조금만 해놓아도 큰 효과를 보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합니다. 각론은 요약서를 보고 나서 기출만 3회독 정도 했습니다. 주로 출제되는 부분이 계속 나오고 어렵게 출제된다 해도 어차피 모든 수험생이 모르는 부분이 출제되기 때문에 크게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경제학
경제학은 우선 그냥 어렵더라도 기본강의를 끝까지 듣고 계속하면 정복할 수 있는 과목입니다. 기본강의를 듣고 기출문제집만 15회독 정도 했습니다.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 경제학 문제만 계속 풀었습니다. 국회직 문제나 CPA 문제를 풀기에는 너무 양이 많아져서 풀지 않았습니다.
♣ 면접
면접은 스터디가 가장 중요합니다. 면접학원은 처음에 면접개념용으로 들었고, 나머지는 스터디에서 실전연습을 계속 했습니다. 면접보기 일주일 전에는 면접학원에서 실시하는 모의면접을 2번 정도 수강했습니다. 7급 시험에는 집단토의가 도입됐기 때문에 말을 잘하시는 분이든 못하시는 분이든 실제로 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 맺는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 공부해야 할 내용이 너무 많고 또 시험 때까지 그 내용을 기억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절망감이 생기고 포기하게 됩니다.
한번은 등산을 하는데 산 정상이 너무 높아 보여서 바로 겁을 먹었고 움직이기가 싫었습니다. 하지만 산 정상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산위를 보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앞사람이 움직이는 것만 따라갔더니 결국 정상에 올라갔습니다.
이처럼 하루씩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하다보면 언젠가 합격의 정상에 서 있게 됩니다. 그리고 만약 시험 볼 때 어려운 문제가 나온다면 ‘내가 못 푼다면 그 누구도 풀지 못한다’ 이런 생각을 할 정도의 자신감이 있다면 합격은 금방 본인 곁으로 다가옵니다.
저의 수기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