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구진이 정크푸드를 먹인 쥐 실험을 통해 정크푸드를 먹으면 인지작용에 문제가 생겨 게을러지고 비만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게으른 성격이 비만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비만이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무너뜨려 게으르게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 UCLA 생리학과 연구팀은 쥐 32마리를 대상으로 복합탄수화물이 포함된 질 좋은 음식을 준 A그룹과 단순탄수화물이 포함된 정크푸드를 준 B그룹으로 나눠 6개월간 관찰했다. 탄수화물에는 단순탄수화물과 복합탄수화물이 있는데, 단순탄수화물은 정제된 곡물이나 설탕, 시럽, 과일주스, 흰밀가루 음식 등에 많고, 복합탄수화물은 현미, 잡곡 등과 같은 정제 되지 않은 곡류나 채소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대부분의 정크푸드에는 단순탄수화물이 많은데 소화력과 흡수력이 빠른데다 지방으로 변환돼 저장될 확률이 높아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
3개월 뒤 B그룹은 A그룹보다 살이 찌고 행동이 느려진 것이 관찰됐다. 6개월 뒤에는 정크푸드가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는 ‘의욕’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버튼을 누르면 음식이나 물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제공했다. 처음에는 버튼을 한 번만 눌러도 음식을 얻을 수 있게 하고 그 횟수를 세 번, 여섯 번으로 늘려 쥐들이 음식을 얻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 결과 A그룹은 30분 간격으로 5분 내외로 휴식을 취한 반면, B그룹은 최대 10분 내외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A그룹보다 두 배 더 길었으며 음식물을 얻는데도 회의적이고 무기력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아론 블레이들(Aaron Blaisdell) 교수는 정크푸드를 섭취한 B그룹이 무기력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무기력하게 만든 원인인 비만을 유도하는 식습관이 도파민 체계를 파괴하는데, 도파민 체계가 손상되면 일을 수행할 때 훨씬 빨리 포기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게을러서 비만한 게 아니라 비만해서 게을러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두 그룹의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또 다른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9일 동안 A그룹에는 정크푸드를 주고 B그룹에는 신선하고 질 좋은 음식을 주었다. 하지만 비만인 B그룹은 더 이상 살이 찌지는 않았지만 음식을 얻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날씬한 A그룹은 9일 동안 정크푸드를 먹었지만 그들의 체중은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나지도 않았고 음식을 얻기 위한 수행도 잘해냈다. 이는 “오랜 기간 습득한 습관들은 짧은 시간에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생리학과 행동 저널(the journal Physiology & Behavior)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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