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기온이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원한 음식을 먹거나 얇은 옷을 꺼내 입어보지만 갑자기 찾아온 더위에는 역부족. 비싼 전기료 고지서를 걱정하면서도 에어컨을 트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에어컨은 실내온도를 적절하게 낮추어 일상생활을 쾌적하게 하고 일의 능률을 높여주지만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냉방병에 노출되기 쉽다.
냉방병, 왜 걸릴까?
회사 사무실의 자리가 에어컨 바로 아래 자리인 직장인 박씨(34세, 여)는 냉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이면 냉방병으로 곤욕을 치른다. 가디건을 껴 입는 것은 기본이고 겨울철에 사용하던 담요까지 덮고 일을 하다 보면 지금이 여름인지 겨울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그렇다고 냉방을 끄면 전체 사무실의 온도가 높아져 다른 직원들에게 민폐가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위의 박씨의 사례에 공감한다면 당신도 ‘직장 냉방병’의 당사자일 수 있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 12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인 5명 중 2명은 사무실의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냉방병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냉방병은 보통 실내와 외부 온도가 5℃ 이상 차이가 날 때 발생하지만 과도한 온도의 변화를 인체가 얼마나 자주 겪는지에 따라 다르며 이러한 변화를 신체에 얼마나 부분적으로 받게 되는지에 따라 다르다.
실내외 온도가 5℃ 이상 차이가 나더라도 늘 그런 환경에 있는 사람이라면 냉방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한 여름에도 직장이나 자가용, 그리고 집의 온도가 거의 비슷하게 낮은 사람들은 냉방병에 잘 걸리지 않지만 직장에만 에어컨이 있거나 유독 낮은 온도의 냉방을 하는 경우에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또한 냉방기에서 나오는 한기가 직접 신체에 닿으면, 몸의 일부에만 노출되어 냉방병에 더 걸리기 쉬워 가정 또는 소형 점포에서 사용하는 개별냉방기가 중앙집중방식의 냉방기보다 냉방병을 일으키기 쉽다.
큰 기온차, ‘건강’에도 영향
냉방병은 실제로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냉방병의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두통, 감기, 잦은 피로감, 비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 안구건조증, 편도선염, 피부질환, 각막염 등을 주로 호소한다.
하이닥 의학기자 양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에어컨을 세게 틀면 몸이 지나치게 차가워져 체온 조절을 위한 땀이 나지 않아 수분 방출의 균형이 깨지고 혈액순환의 장애가 생겨 몸에 이상이 온다”며 “온도뿐 아니라 에어컨에 연결된 수로에서 자라난 레지오넬라균, 밀폐 건물 증후군 등으로 인해 냉방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냉방병으로 인한 피로감과 무력감, 집중력 감소 등 만성 피로 증상은 학습과 업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관리가 필수적이다. 평소에 균형 잡힌 영양관리를 통해 실내외 온도차 등 피로를 유발하는 환경에 영향을 덜 받도록 신체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피로 관리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며, 피로 관리와 함께 냉방기에서 분출되는 찬 공기를 직접적으로 호흡하거나 피부에 직접 쏘이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냉방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남성에 비해 노출이 많은 여성들은 얇은 옷이나 덮개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의 에어컨으로도 냉방병에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에어컨을 틀더라도 바람이 사람이 있는 쪽으로 직접 나오지 않도록 하고 외부공기를 유입시키는 것이 좋다. 틈틈이 자연환기를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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