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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변화의 시작

시련속에서도 결코 포기않는 이웃들에 ‘희망의 동아줄’

[행복한 변화의 시작] 담당자가 말하는 ‘행복기금의 진짜 가치’

2013.06.03 안성아 한국자산관리공사 서민금융총괄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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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사회 곳곳에서 국민행복시대를 향한 변화의 기운들이 서서히 싹 트고 있다. 민간기업의 잇단 비정규직→정규직 전환, 실패한 기업 및 서민에게 재도전의 기회 부여, 주택거래시장 회복 조짐, 행복주택 청사진 발표…. 작지만 의미있는 행복한 변화의 시작들을 살펴보는 공감코리아에 한국자산관리공사 서민금융총괄부 안성아 대리가 출범 이후 창구에서 국민행복기금 업무를 하며 느낀 소감을 보내왔다.(편집자주)

봄볕이 들락거리고 살랑바람이 창가를 드나들던 지난 3월 29일 국민행복기금이 출범했습니다.

그리고 두 달여가 지나 어느새 초여름의 문턱에 들어섰습니다. 계절의 변화만큼 드라마틱했던 지난 두 달간의 국민행복기금을 떠올려봅니다.    

‘국민행복기금’이라는 여섯 글자를 처음 본 순간의 설렘은 3월의 봄바람 보다 더 기쁘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담당 직원으로서 많은 사람들과 매스컴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생각에 적잖이 부담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또 한 편으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지 기대를 하며, 정말 힘든 분들을 위해 잘 해내야겠다는 욕심과 열정으로 업무를 준비했습니다.  

국민행복기금 업무를 맡고 있는 안성아 한국자산관리공사 서민금융총괄부 대리가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지원센터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국민행복기금 업무를 맡고 있는 안성아 한국자산관리공사 서민금융총괄부 대리가  채무조정지원센터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4월 22일, 출범 후 한달 여간의 준비기간을 마치고 드디어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 가접수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날 아침 저는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아침 7시 반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지원센터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중 맨 앞 줄에 서 있다 센터로 입장한 60대 초반의 한 아주머니를 잊을 수 없습니다. 상담창구에 앉아마자 시큼한 김치냄새가 얼마나 진동하시던지 다가서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서 7시 반에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지원센터를 방문했던 것입니다. 그 아주머니는 그날 국민행복기금 가접수 첫 방문자였기 때문에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접수를 마치고 그 아주머니와 한참을 이야기 했습니다. 깊게 패인 얼굴 주름과 한여름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진 거친 손, 그리고 실밥이 그대로 풀어헤쳐진 낡은 가방이 그 아주머니의 고단한 삶을 그대로 말해주는 듯 했습니다.

홀로 사는 아주머니는 집이 없어 친척집을 떠돌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한때 잠시나마 머물 집이 있었지만 그것도 다 쓰러져 가는 판잣집이었습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160여만원의 빚 때문에 어떤 경제 활동도 하지 못했다는 사연을 듣고 난 뒤 에는 아주머니가 더 안스럽게 느껴졌고,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아주머니는 다행히 60세 고령 특수채무자로 원금 60%의 채무감면을 받게 됐고 이제 55만 4000원의 원금만 갚으면 빚을 청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행복기금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본인들이 빚진 걸 왜 나라에서 구제해주나. 빚 갚은 사람이 더 억울하다”라고요. 그러나 센터 현장에서 상담 내용을 직접 듣는다면 그 말을 하게 된 것을 후회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과 상황 속에서 빚을 지고, 또 그 빚 때문에 다른 고통을 겪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 분들을 본다면 그 말이 얼마나 가슴 아프고, 살을 에이는 상처의 말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접수 시작 후 며칠이 지났던가요. 오후 무렵 하얀 모자를 곱게 쓰고 오신 한 남자분이 상담의자에 앉자마자 눈물만 계속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만 연신 반복하셨습니다. 아직 신청서를 쓴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씀하신 그 분은 알고 보니 암투병중이었습니다.

가족들과 먹고 살기 위해 시작했던 사업이 망한 후 나름 열심히 벌어 은행과 카드 대출을 조금씩 갚아나갔지만 어느 날 찾아 온 암으로 그만 모든 게 산산조각 나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은 대출금 이자조차 갚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본인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채무의 무게에 짓눌리며 하루하루를 버티기가 힘들었습니다. 

병마와 싸우는 것도 힘든 상황에서 연체된 빚과의 싸움은 그에게 심한 마음의 병까지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는 빚 때문에 단 하루도 마음 편하게 살아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라도 자신이 죽기 전에 이 빚을 조금씩 나눠서 갚을 수 있다고 하니, 너무나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제야 죄인같은 마음을 씻을 수 있게 된 것 같아 암덩어리도 금방 사라질 것 같다고 흐르는 눈물을 멈출 줄 몰랐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구구절절 사연 없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지원센터를 찾는 사람들만큼 애절한 사연이 또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어릴적 어머니가 김치 담글 때 소금 뿌려 큰 대야에 담아 두었던 배추절임보다 어쩌면 이들의 삶은 몸조차 가눌 수 없는 힘겨움과 고단함이라는 독한 아픔으로 절여져 있는 것 같아 지금도 가슴이 먹먹합니다.

요즘 제 책상에는 교도소에서 온 편지들이 날로 쌓이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된 국민행복기금을 보면서 본인들의 채무를 어떻게 하면 갚을 수 있는지 알려달라는 편지들입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써내려간 손편지들을 읽을 때마다 몇 번이나 울컥하는 마음을 가라앉혔는지 모릅니다.

그 글들에서는 한 때의 실수와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깊은 반성과 사회에 나와 떳떳하게 살기 위해 자신의 빚을 갚아 나가겠다는 자활의지가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국민행복기금은 시련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우리 시대 평범한 이웃들을 위한 희망이라는 동아줄입니다.

힘겨운 삶을 살던 그분들이 다시 재기하고 ,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며 저도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  제가 오늘도 활기찬 마음으로 업무를 시작하는 이유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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