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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열린 ‘꿈의 오케스트라’ 공연은 115명의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3년 만에 보여준 기적이었다. |
긴장감 도는 무대 위 조명이 더 뜨겁게 느껴졌다. 바이올린을 쥔 아이들은 심호흡을 크게 하고는 눈을 질끈 감고 활을 힘있게 당겼다. 선율이 퍼지며 고요했던 홀 안을 강렬한 에너지가 휘감기 시작했다. 브람스의 <대학축전 서곡>에 이은 베토벤 <교향곡 7번> 연주는 조심스러웠지만 강렬했다.
90여 분간 이어진 공연이 끝나는 순간, 숨죽이며 지켜보던 관객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 박수갈채를 받은 아이들은 안도감과 감격스러운 표정을 주고받으며 환하게 웃었다. 아이들의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이 반짝하고 빛났다. 10월 27일 열린 ‘꿈의 오케스트라’ 공연은 115명의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불과 3년 만에 일궈낸 기적이었다.
그 전까지 아이들은 악기 한 번 쥐어보지 않았던 ‘음악 문외한’들이었다. 스스로 오케스트라 무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꿈의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을 통해 첫걸음을 뗀 아이들은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트럼본 등 자신의 손에 쥐어진 악기로 틈만 나면 연습했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해 점점 확대해 온 이 프로그램은 현재 부산·전주·강릉 등 전국에 32개로 단원 또한 1,900여 명에 이른다. 이들 중 선발된 115명의 아이들만 이 이번 합동공연 연주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 6월부터 총 4차례에 걸친 리허설 캠프를 거치며 아이들은 연습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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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지난 6월부터 총 4차례에 걸친 리허설 캠프까지 거치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
‘꿈의 오케스트라’는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음악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바른 인성을 길러주려는 취지로 교실에서 배우던 획일적인 악기 위주의 음악교육을 탈피했다. 공연 관람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온 학부모 최정은(43) 씨는 “정말 놀랍고 감동적인 공연이었다”며 “과거에 리코더나 멜로디언 몇 번 불고 끝나던 음악시간과는 다르게 이런 교육이 많아져서 아이들의 배움이 더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구성원 간 소통과 공감능력을 높이는 합주교육을 새롭게 시도했다. 한두 개의 음계를 먼저 배운 아이들은 자신보다 미숙한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아이들 서로가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교육과 석진영 사무관은 “왕따와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향후 2017년까지 ‘꿈의 오케스트라’를 40개로 확대하는 한편, 보다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교육자료의 개발·보급, 참여강사 교육과정 운영 등 각종 지원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