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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람이자, 컨텐츠이자, 멘탈모델이다

'유비쿼터스 미디어' 문제점 어디서 찾아 해소하나

200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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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점점 더 네트워크상의 소비자인 동시에 참여자로서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정보네트워크가 매우 급속도로 생기기도 하고, 또 없어지는 등 변모해 나간다는 주장을 KT 사보 '사이버프론티어'에 기고한 지 1년이 지났다.

사보의 속성상 문제제기를 하거나 토론이 이어져서 생산적인 결과를 얻는 등의 상호작용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유비쿼터스의 문제에 대한 계속된 고민은 어디까지나 현재 밥벌이에 관계된 한에 있어서 다시 그 2단계의 불을 당기게 되었다.

문제의 배경 - All IP Network

B3G(Beyond 3 Generation), nGN(next Generation Network), Wibro… 같은 더 빠르고 융합적인 네트워크를 지칭하는 단어가 학술논문, 표준화 포럼에서 출발해 일간지 경제면에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때문에 누구나 인터넷 프로토콜(Internet Protocol; IP)이 모르스부호, 문자에서 출발하여 바이너리 디지털데이터인 정지화상, 동영상, 음성 등을 죄다 실어나른다는 점을 알고있다.

좀 더 나아가서 그것은 20세기의 근본적인 네트워크인 음성망(PSTN)과 공중파 TV를 포괄하고 싶어하며 거기에 기업적인 수익모델이 있음을 알고부터는 여러 기업이 달려들고 있다. 즉 IP를 접두사나 접미사로 붙이면 된다. IP음성망은 VoIP(Voice over IP), TV는 IPTV라고 하면 된다.

기존표준은 똑똑해진 라우터들이나 중계기가 처리하면 바느질의 이음매 없이 서로 붙일 수 있다. 쓰는 사람은, 즉 음성통화를 하거나 동영상을 보거나 TV를 보는 사람은 그게 IP 네트워크에 의해 움직이는건지 FM 신호에 올라타서 전송되는지 알 필요가 없다.

요컨대 각 개별적, 분리적 네트워크는 올인원 네트워크를 중핵으로 하여 곁가지의 서브네트워크를 형성하다가 때가 되면 중핵 네트워크가 온 천지를 도배하게 될거라는 점이 중요하다.

문제의 배경 - 멀티모달 유비쿼터스 장비

하나의 신호선으로 동작가능한 IP 네트워크는 여러 개의 표현능력을 가진 장비들을 하나의 통합적인 단말기로 묶는 진화과정을 촉진한다.

MP3 플레이어, 무선마우스, 들고다니는 동영상플레이어, FM 라디오, TV, 레코드 플레이어, 휴대용 CD 플레이어, 휴대폰, 무전기, 시계, VTR, LD….

이 모든 것들의 데이터 처리 네트워크가 적어도 한 가지의 통일된 코어 네트워크가 존재하게 되므로 인간의 오감을 상대하는 양태만 적절히 믹스하면 손 안에서 통합된 정보단말기를 만들어서 쓸모가 있게 된다고들 한다.

내가 쓰고있는 PDA 폰의 클럭 헤르쯔는 400Mhz이다. 단지 CPU 구조가 복잡하지 않아서 그렇지, 5∼6년전에 뇌신호를 분석하기 위해 쓰던 200Mhz 피씨에 비해서 2배 만큼의 클럭이 높다. 클럭헤르쯔를 높이는 건 신호동기성을 처리해야하는 막중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소자 및 신호처리의 정교한 기술발전이 없이는 쉽지 않다.

최근의 유행은 고속 직렬통신이다. 1GHz이고 2GHz이고 신호동기화가 쉬워지다보니 복잡하게 여러 가닥의 케이블을 쓸 필요가 없이 단 두가닥만 가지고 400∼80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CPU는 그렇다 쳐도 26만 컬러의 TFT LCD (PPC2003이라는 PDA용 OS가 바보라서 65000칼라만 나온다), CDMA2000 1x EV-DO의 2Mbps의 휴대폰 통신기능, 이제는 우스워진 512MB의 플래쉬롬…. 걸어다니면서 통신하고, 무엇인가를 보내고 받고 보여주고 저장하는 기능은 적어도 초급단계를 넘어선 유비쿼터스 플레이어라 불릴만 하다.

나는 2.8인치의 TFT LCD를 통해 극장에서 보던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나, 미디어의 이점을 잘 활용하여 혼자 은밀한 곳에서 '대사없는 성인영화'를 심각히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미디어가 사통팔달 천하무적 '알라딘의 램프'가 된다 한들, 이 미디어가 고려하지 않고 모르고 싶고, 계속 모를 가능성이 높은 점이 있다. 무엇일까? 바로 나와, 나 이외의 타인에 관한 '멘탈 모델'이다.

'멘탈 모델' 흔히 멘탈모델은 여러가지 말로 다양한 각도와 상황에서 정의되거나 소통된다. 실례를 들어보자.

"어 오늘 좀 기분이 거시기 하네~"

"카프카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겪었다는 어려움은 실상 내가 막노동하면서 경험한 것에 비하면 애들 장난이야. 이걸 소설이라고 쓰나."

"오~ 저기 지나가는 아가씨 삼삼한걸."

"오늘 비도 오고 부장한테 왕창 깨져서 괴로우니 소주에 삼겹살이나 같이 합시다. 어때요?"

"이 사람들하고는 도무지 대화가 안돼. 도대체 문서를 만드는 법이 없이 모든 게 다 입으로 시작해서 입으로 다 해치울라 하네?"

"햐 이 영화 만든 감독, 인간이 뭔지를 좀 아네. 후련한 걸."

여러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어떠한 생각. 생각, 감정, 느낌, 감상, 의견 등등 다 같은 말인데, 굳이 멘탈모델이라 하는 이유는 네트워크-미디어-유비쿼터스 같은 IT 출신의 부분품들과 연결시키면서 어쩔 수 없이 이 단어가 제격인 것 같다는 판단에서이다.

우리는 다양한 수준에서 나와 남의 멘탈모델에 영향받으며, 또 영향을 미친다. 니코틴, 알콜, 아니면 신경전달물질 몇가지 것들 같은 멘탈모델에 영향주는 직접적인 물질들의 수준에서부터 오감의 감각적인 수준, 아니면 재잘대는 소리, 더러운 길거리, 돈 갚을 걱정과 같은 기능 등등 모두 제각기의 수준에서 멘탈모델에 영향준다.

몇십년간의 학교 교육이 나와 남의 멘탈모델을 형성하고 숙성되는데 많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것은 다분히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멘탈모델이다. 피타고라스의 정리, 15세기 고어에 있던 글자들과 문법규칙, 피카소의 뒤틀린 평면상 입체, 아니면 한자의 여러 형성원리 등등.

물론 유비쿼터스 미디어건, 판소리건, 공연, 아니면 비디오방 영화든 모든 종류의 미디어 전달물이 멘탈모델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오늘의 문제제기의 주제인 '유비쿼터스 미디어가 멘탈모델과 왜 근본적으로는 상관이 없는지'에 논의를 집중하기로 한다.

소쉬르가 말했다고 기억되는 '언어의 자의성'을 가지고 시작해 보자. '사과'라는 글자는 빨간 사과를 지칭하는 글자모음이다.

자의성이란 말은 '사과, apple, 혹은 XYZ'이라는 글자가 먹음직스런 빨간 사과라는 실체적 사물을 가르치도록 '미리 정해진 바'는 없다는 말이다. 다시말해서 그 사과는 '&(*'이라고 표기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나타내려는 내용과 그것을 담은 형식은 그 만남이 자의적이다. 아무리 일방적인 정보전달을 보이는 학교강의라 할지라도, 듣는 청중(학생)의 지적수준 및 관심분야, 연령, 지금의 관심토픽(이슈)를 충분히 고려한 강사는 형식이 일방적 메가폰일지라도 충분한 정보의 상호작용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반대로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이 보장되는 온라인 댓글의 형식일지라도, 편파적인 정치적인 성향이나 몰이해, 무지, 감정에의 몰두같이 상호작용을 방해하는 요소의 지배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일방적인 정보전달이 가능해진다.

근본적으로 상관없다는 주장은 신호 혹은 정보 아니면 동영상·소리같은 형식이 만들어질 때, 지배관계에 의해서 '근본적'으로 상관이 있게 되는거지 유비쿼터스 미디어의 효용성과 효율성에 의해서 상관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달하기 위해 온동네 사방팔방 광고로 도배를 해봐야, 그 광고의 소구점 및 지향점이 사람들의 여론에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광고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이 그 예이다.

여기까지가 오늘의 문제 제기이다. 그런데, 한가지 더 첨언할 게 있다. 바로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아주 골치아픈 문제가 '상호작용'이다.

테니스장에 가면 종종 볼 수 있는 '벽치기용' 벽이 있다. 라켓을 들고 공을 치면 된다. 다른 방법으로는 모래주머니에 고무줄을 묶고, 공을 매달아서 땅땅 치기도 한다.

어떤 것이든 두 명이나 네 명이 하는 테니스보다 재미가 없다. 상호작용의 대상으로서 '벽'은 너무도 무미건조하기 때문이다.

스키나 사이클, 아니면 양궁과 같이 혼자하는 기록경기조차도 양궁의 올림픽라운드같이 시합을 붙여서 심리적인 긴장과 그때 그때의 머리씀으로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 긴장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상호작용은 한쪽과 다른 쪽이 서로 작용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오른쪽으로 공을 치는 것같이 해 상대방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도록 한 후 손목을 더 틀어서 왼쪽으로 공을 보내는 일련의 행동같은 것이다.

미디어와 그 소비자인 시청자도 상호작용을 한다. 새로운 미디어 K가 등장하면, 미디어 소비자들은 K에 점점 익숙해지며 f(K)라는 소비자층을 형성한다. f(K)는 다시금 미디어 K를 진화시켜서 또 다른 K'으로 이행시킨다. 마치 두명이 서로 공을 주고 받으면서 어떠한 방향으로 공을 몰고 가는 것과 같다.

컴퓨터가 중심 단말기가 되는 IP 네트워크는 수신기가 중심이던 TV나 라디오의 네트워크와는 상호작용의 측면에서 서로 다르다. 수신기는 단순 게시판의 역할이라면, 컴퓨터는 정보처리기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람이자, 컨텐츠이자, 멘탈모델이다. 영화나 TV와 같은 20세기의 일방적인 미디어는 호황을 누리면서 상호작용이 어느정도 고려된 약한 context awareness를 담고있는 컨텐츠를 만들어왔다.

아무리 일방적인 미디어일지언정, 영화 개봉 당시의 언어 및 유행을 무시하고 만들어나가는 상업영화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웰빙에 관심있다면 웰빙코미디나 웰빙멜로, 핵전쟁, 냉전이 가져오는 비극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면 냉전상황에서의 스파이나 핵폭탄의 무서움 등을 아무래도 주제나 소재로 끼워넣기 때문에 100% 일방적이지는 못하다.

기계차원의 context awareness가 보장되는 유비쿼터스 미디어와 그 네트워크에 있어서 컨텐츠는 그 본질적인 상호작용을 위해서 20세기의 일방적 미디어인 영화나 TV 컨텐츠의 근본 핵심부분에 손댈 수 있을 것인가?

보는 사람의 지적능력, 심리상태, 관심사에 따른 각각의 병렬적인 시나리오로 전개되는, 마치 IRT(Interactive Response Test; TOEFL, GRE CBT에서 보이는 인공지능 문제출제 및 채점방식)의 방법론이 아리스토텔레스의 기승전결을 뒤집을 수 있을까?

현재까지는 부정적이다. DVD 타이틀에는 넘치는 DVD 스토리지에 다른 앵글에서 잡히는 화면을 넣을 수 있게 되어있다. 그러나 DVD 타이틀에 담기는 영화컨텐츠는 일차적으로 일방적인 미디어 전달방식인 '상영관 상영'에 촛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다른 앵글에서 잡히는 화면을 따로 만들어 넣은 영화 DVD 타이틀은 찾아보기 어렵다.

유비쿼터스 미디어가 주는 기회가 상호작용의 양식인 '멘탈모델; 컨텐츠'의 변화를 견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변화의 동인은 가장 상호작용적인 엔터테인먼트 장르로 우뚝 선 '게임', 그리고 일방적인 언론영역을 야금야금 파고드는 '온라인언론/댓글', 다채널 케이블 및 위성방송의 시대에서 갈 길을 새로 정립해야하는 지상파에서 나올 것이다.

변화는 몇몇 혁명가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상황타개를 위한 절박한 승부수에 의해서도 나오기 때문이다.

게임이 주는 순수한 상호작용에 맞춰진 21세기의 멘탈모델을 필요로 하는 곳이 부분적으로나마 등장하기 시작할 것이며, 이 21세기의 변화방향은 바로 최상위단계에 있어서 상호작용의 반영이다.

국정넷포터 이수화(westwins@naver.com)
[블로그 : http://soohwa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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