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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재현이 말하는 연극산업

201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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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연극에 관심이 없는 자들을 불러오기 위한 공연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월 3일 토요일 오후 2시, 광주영상복합문화관에 영화배우이자 공연기획자인 조재현씨(46)가 광주시민 100여명과 만났다. 바로 광주시가 문화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하는 '찾아가는 문화콘텐츠 전문가 강연'이다.

‘찾아가는 문화콘텐츠 전문가 강연’은?
이번 강연은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우리나라의 예술·문화를 대표하는 이를 초청해 문화산업 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다.

이 날 강연에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날 강연에는 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2007년 4월, 뮤지컬 ‘난타’의 제작자 송승환씨가 첫 특강을 한 이후, 김명곤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만화가 이현세, 시인 황지우씨 등 예술·문화 분야의 저명인사 22명이 강연을 했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이는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비전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조씨는 ‘공연영상 문화콘텐츠, 미래를 여는 창’이란 주제로 배우가 아닌, 공연 연출자 입장에서 바라본 공연영상산업의 전망과 비전에 대해 강연했다.

강연중인 배우이자 공연기획자 조재현씨.

조재현씨는 연극을 좋아하는 관객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안타까운 우리의 연극계
현재 조재현씨는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물론, 2009년부터 ‘경기영상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한 다큐멘터리 영화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내 최초 다큐영화제인 ‘DMZ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집행위원장을 맡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연극과 남다른 인연을 가진 배우라고 소개했다. 중학교 3학년 시절, 이강백씨의 ‘결혼’이란 연극을 처음 접한 이후, 자신이 살아갈 날들에 대해 생각했다고 한다.

연극을 통해 연기를 시작한 그는 배우가 된 뒤에도 대학로에 자주 방문해 연극을 관람한다고 한다. 어느덧 20년이나 흘렀다. 그런데 매번 방문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고 했다. ‘공연은 좋은데 그에 비해 관객이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이었다. 또 연극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지난해 같지 않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했다. 갈수록 연극 관객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서울·경기 지역에 연극 마니아는 몇 명일까?’, ‘두세 달에 한 번씩 연극을 관람하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일까?’, ‘연극을 관람하는 게 취미인 자들은 몇 명일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2000명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대구에 내려가 연극 관계자를 만나니 그는 ‘대구의 연극 마니아는 300여명 쯤 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절대적으로 관객의 수가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연극열전’의 프로그래머 조재현
한국 연극의 활성화를 꾀하는 전문법인 ‘연극열전’의 프로그래머이기도 한 조재현씨. 2007년 12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이어진 ‘연극열전2 - 조재현 프로그래머 되다!’는 무려 2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새로운 연극의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연극도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연극열전2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연극열전에는 한채영, 나문희, 박철민, 고수 등 많은 스타배우들이 출연했다. 때문에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도 받았지만, 상업적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연극열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타마케팅보다 지원금을 받지 않고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치열했습니다. 관객을 모으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없는 관객을 붙잡기보다, 이미 등 돌린 관객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자’ 이게 우리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좋은 배우들이 소극장 무대에 많이 서 연극시장을 좀 더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죠.”

강연 내내 유머를 잊지 않으신 조재현씨 덕에 유쾌한 강연이 지속됐다.

조씨는 등 돌린 관객을 붙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지역에서 연극하시는 분들 중에는 ‘그래도 서울은 연극 산업이 활성화돼 있지 않냐’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울이라 해서 지역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서울이든, 지방이든 힘든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저는 지역은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에서 작은 힘만 발휘한다면 이는 큰 기회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공연을 준비해 경쟁력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또한 그는 “광주는 문화수도로서 공연영상산업의 잠재력이 많다”며 “능동적인 광주시민들의 힘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좋은 작품을 관객들에게 무겁게 전달하려는 경향이 있었다”며 “주제는 무겁더라도 내용은 무겁지 않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편안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지금보다 좀 더 시각을 넓히고 다양한 시도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우리 문화예술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공연·영화 분야에 도움이 되는 일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조재현씨의 강연을 들어보니”
친구들과 함께 강연을 들은 김어진씨(20)는 “솔직히 연극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토대로 연극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말했다.

변민우씨(21)는 “예전에는 많은 스타배우들이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하는 것을 보고 '현재 자라나는 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이 강연을 통해 연극을 알리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민들과 즐겁게 농담을 주고 받다가도, 연극이야기가 나오면 그의 눈빛은 다시 진지해지곤 했다. 연극을 향한 그의 끝없는 열정에서 무대 위의 르네상스가 머지않았다는 생각을 해봤다.

정책기자 전지연(대학생) shinhs09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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