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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욕 실태 살펴보니

201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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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씨X. 그X은 왜 그러냐?”
“병X이야. 씨X. 우리한테 화풀이야. XX 재수없어!”

토요일 12시. 하교하는 청소년들이 학교 앞 분식집으로 모였다. 떡볶이를 시켜놓고 친구들과 마주앉은 청소년들은 오가는 대화 속에 거친 욕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욕을 주고받는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다. 분식집 주인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요즘 욕하는 아이들 많아요. 아니, 욕하지 않는 아이들 찾는 게 더욱 어려워요. 처음 분식집 열 때에는 애들 욕하는 것에 놀랐지만 이제는 워낙 많이 들어 익숙할 정도에요.”

요즘 청소년들은 대부분 말할 때 욕을 섞는다. 얼마 전 KBS “10대, 욕에 중독되다” 방송내용에 따르면 청소년들 95% 이상이 욕을 사용하고 있다. 바른 말을 하며 긍정적인 가치관을 만들어나가야 할 시기에 뜻도 모르는 욕을 주고받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생의 대화에 욕이 거의 감탄사나 부사로 사용되고 있다.
초등학생까지 이야기에 욕을 감탄사나 부사로 사용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근처에서 문방구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철씨(43)는 “한 5~6년 전만해도 노는 아이들만 욕을 썼는데 이제는 모범생들까지 욕을 사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2~3주마다 우리 문구점에 와 문제집을 이것저것 보며 사가는 학생이 있어요. 문제집을 이것저것 따져가며 고르는데 혼자서 문제집을 보며 욕을 하기 시작해요. 주변에 누가 있나 둘러보았더니 혼자서 문제집을 보며 욕을 하더라고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인가보다 생각하기엔 욕하는 빈도나 정도가 날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죠.”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 황지선씨(가명·33·여)씨는 얼마 전 경험을 떠올렸다.

“지하도에서 아이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더라고요. 길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고 타일렀더니 알 수도 없는 욕을 하며 가라고 하더군요. 네다섯 명이 한꺼번에 욕 하는데 정말 충격적이였고 무서웠어요. 이젠 별로 상관하고 싶지 않네요.”

이런 문제는 중고등학생들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생들에서 중학생으로, 중학생에서 초등학생으로 욕을 사용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 김진영씨(가명·27·여)씨는 “4학년 남학생이 옆 친구랑 하는 얘기를 들어봤는데 정말 심각한 수준이였다”며 “대화에 욕이 거의 감탄사나부사로 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욕을 쓰는 아이들은 정작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별이양(가명·15)은 “욕을 빼고 말하면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욕을 넣어가면서 말하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다 전달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계속 욕을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기영군(가명·17)은 “친구들과 얘기할 때에는 욕을 서로 써줘야 친근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저한테 욕을 하는 친구를 보면 ‘이 친구가 나를 친하게 생각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저는 기분 좋던데요?”

한영환군(가명·18)은 “게임방에서 게임을 할 때 가장 욕을 많이 쓰는데 욕을 하면서 게임을 한두 시간 정도 하고나면 하루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청소년이 욕을 사용하며 인터넷게임을 하고있다.
한 청소년이 욕을 사용하며 인터넷 게임을 하고 있다.

이처럼 어렸을 때 욕을 많이 쓰다보면 나중에는 고치고 싶어도 고치기 힘들다고 한다.

박준씨(20)는 “초등학교 때부터 욕을 했는데 이제는 욕이 습관화돼 버린 것 같다”며 “고치고 싶지만 조금만 화가 나도 습관처럼 욕이 나와 힘들다”고 했다.

오상철씨(가명·27)는 “직장에 들어와 직원들과 대화하는 도중에 불쑥 욕이 나와 직원들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데 너무 창피했다”며 “이런 창피함 때문에 직장에선 가급적 사적인 말을 잘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은 그 사람을 나타낸다고 한다. 언어는 사람의 생각을 표현하고 통제하는 힘이 있으며, 장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습관이 된 욕을 더이상 모르는 척 방치해두지 말자. 그것은 미래와도 관련된 문제다.

정책기자 김지영(청소년지도사) jy18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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