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천 군자 소래 열세 개의 간이 역들
덜커덩덜커덩 바람과 얘기하며
(중략)
조그만 창 너머 회색빛 바다 소금
사라져가는 추억 속으로 그리움을 실어 나르네
올 때는 쓸쓸히 오고 갈 때는 더욱 쓸쓸히’
-가수 김국환 ‘수인선 협궤열차’중
가수 김국환의 노래가사뿐만 아니라 윤후명의 소설 ‘협궤열차’ 등 다수의 문학작품이나 사진 등이 수인선에 대한 그리움을 말하고 있다. 1995년 12월 31일, 반세기 넘도록 함께 했던 수인선 전 노선이 폐쇄된 지 75년 남짓.
인천 시민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협궤 증기기관차는 이후 디젤동차로 바뀌었고 도로교통 발전으로 수인선 폐쇄와 함께 중단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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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소래에서 생선과 새우젓을 가득 담아 수원쪽으로 행상을 떠나는 아낙네들과 채소를 한 바구니 이고 도시로 채소장사를 나서는 여인네들로 가득했던 수인선 협궤열차 (출처=다인아트) |
1937년 일제강점기, 일본은 조선을 식민지로 만든 후 조선의 물자를 수탈하기 위해 철도를 건설했다. 일반 철도보다 폭이 좁은 협궤선은 1931년 12월에 수여선(73.4km)과 1937년 8월에 수인선(52km), 2개 노선이 있다.
수여선은 원주지방의 개척을 위한 물자 공급과 이천, 여주지방의 곡물을 서울로 실어 나르는 목적으로, 수인선은 수원역과 인천역을 잇던 철도 노선으로, 수여선을 인천항까지 연결해 군량미 수송과 경기만의 소래, 남동, 군자, 염전지대의 소금 등 조선의 물자를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 설치됐다.
물자 이송 목적과 더불어 1995년 12월 마지막 운행을 할 때까지, 버스보다 좁은 2m 폭에, 마주보고 앉은 승객들의 무릎이 닿을락말락 했던 수인선을 달렸던 협궤열차 역시 서민들의 발노릇을 했던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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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5년 수인선 착공 당시 건설현장에서 작업하는 조선인과 이들을 지휘하는 일본인 감독관의 모습에서 아픈 역사를 느낄 수 있다. |
2012년 6월. 역사의 아픔과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함께했던 수인선이 수원~인천 복선 전철로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기자가 직접 새로 지어진 수인선을 탑승해 소래포구역을 지나니 수인서의 철로교량인 붉은색의 소래철교가 창문 너머로 보였다.
소래철교는 수인선의 철로교량으로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와 경기도 시흥시 월곶동 사이에 위치하며, 폭은 1.2m, 길이는 126.5m이다. 1995년 수인선 폐선 후 인도교로 사용되면서 협궤 수인선 흔적의 대표적인 명소인 동시에 소래포구와 함께 관광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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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함께한 우리나라 최초의 협궤용 증기 기관차가 소래역사관 정문에 전시돼 있다. |
안산에서 온 김정미(42)씨는 “수인선이 개통된 덕분에 20분 만에 소래포구를 오게 됐다.”며 “어시장이 유명해 한번 와보고 싶었지만 2시간 이상 걸리는 곳이라 평소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자주 오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수인선 덕분에 이용객은 물론 상인들도 반가움을 표시했다. 소래어시장 한 상인은 “작년에 비해 꽃게 매출이 많이 늘었다.”며 “수인선 개통 뒤 어시장을 찾는 사람들 덕분에 어려운 어시장 상인들도 웃음을 찾았다.”고 말했다.
소래포구역 철도담당자는 “개통한 지 얼만 안 되어서는 방문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인천-수원-안산을 출퇴근 하는 직장인들이나 4호선에 몰린 중대, 한국외대, 한국산업기술대 등 대학생들이 점차 늘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17년 만에 다시 운행되면서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아직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출퇴근 시간대 10분, 그 외 시간대는 15분 간격으로 하루 평균 160회 운행하니 편리하게 이용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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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지어진 수인선 철교(초록색)와 바로 아래에 있는 옛 수인선 철교(갈색) |
한편, 1937년 수인선의 등장과 때를 맞춰 생겨난 소래역사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는 ‘소래역사관’이 지난 6월 개관해 이목을 끌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이 천일염(天日鹽)을 수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1937년 국내 유일의 협궤열차를 개설하면서 소래는 포구로서의 기능을 갖추기 시작했다.
1930년 수인선 철도 건설 작업에 투입됐던 인부들과 염부들을 실어 나르기 위한 나룻배 1척이 소래포구의 시초인 ‘소래’를 추억의 장소로,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근·현대사의 상징적인 역사공간인 문화시설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있다.
소래역사관 관리자는 “한때 대한민국의 유일한 협궤철도였던 수인선과 우리나라 최초의 협궤열차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희소성과 역사적으로도 보존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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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9일, 문화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한 소래포구 역사박물관이 개관했다. |
수인선 협궤열차를 살펴보던 대학생 경현 씨는 “고개를 넘을 때 손님이 내려서 열차도 밀고 서로 부대끼며 좁은 열차를 타고 있는 영상을 보니 우습기도 하지만 정감이 든다.”며 “‘아픈 역사에 살았던 그분들은 어떤 마음으로 열차를 탔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경기도와 인천을 이은 수인선의 개통으로 시민들의 삶이 바뀌고 있다. 경기·인천에 거주하는 근로자는 차 없이 출퇴근할 수 있고, 경기도와 인천을 오가며 장거리 연애를 했던 커플도 자주 만날 수 있게 됐다. 또 인천주민들도 자주 가기 힘들었던 소래포구에서 운전걱정 할 필요없이 친구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일 수 있게 됐다.
수인선 개통으로 시민들의 교통편의는 물론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관광이 활성화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정책기자 김수연(프리랜서) firstgarne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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