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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공장’ 보급 세계농업 혁신 꿈

카이스트 학부생 6명, 창의적 틈새시장 찾다 농업에서 가능성 발견

[창조경제 현장을 가다] ⑤ 농업벤처 ‘만나씨이에이’

2013.04.26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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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월요일 저녁 7시 대전 유성구 문지동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창업보육센터 내 작은 연구실. 수업을 마친 20대 청년 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건물 내 다른 직원들은 모두 퇴근했지만 이들은 이때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박아론 대표가 식물공장에서 자라고 있는 상추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박아론 대표가 식물공장에서 자라고 있는 상추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여러 대의 노트북과 화학용품·비커·전자회로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는 실내 풍경은 여느 연구실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연구실 내 작은 방의 문을 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방 한쪽에 세워진 냉방기는 차가운 기운을 내뿜고 환한 조명 아래에서는 푸른 상추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왼쪽에는 ‘퀴누아’라 불리는 작은 식물도 보인다.

“식물공장이에요. LED 조명 대신 형광등과 고압나트륨 램프등을 사용해 단가를 낮추고 이산화탄소 양과 습기 등을 조절하는 공조시스템을 접목시켰죠. 맛도 좋을걸요.”

박아론(28)씨가 상추를 뜯어 보이며 말했다.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박씨는 현재 농업회사법인 ‘만나씨이에이’를 이끌고 있다. 지난 3월 법인 등록을 마친 만나씨이에이는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도심의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으로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인공광원을 활용해 온도·양분·수분 등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농작물 재배 시스템으로, 이들은 이를 ‘보급형 식물공장’이라 부른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공장의 모든 제작 과정 직접 참여

만나씨이에이는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창업회사다. 박아론(28)·전태병(25)·이효선(25)·장익준(22)·김동현(25)·임준기(23)씨 등 6명의 대학생들은 창업을 위해 8개월 전 의기투합했다. 산업디자인·기계공학·전자공학 등 전공은 가지각색이지만 이들의 목표는 하나다. 각기 다른 재능을 살려 농업시장에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농업시장에 존재하고 있는 불균형에 주목했다. 쌀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농산물 자급률은 5퍼센트에도 못 미친다. 귀농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하지만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청년들의 비중도 적은 편이다. 투자를 하고 싶어도 관련 투자법이 없어 어려운 실정이다. 박 대표는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수익성 있는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정체된 농업시장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의 이름도 ‘만나’라고 지었다. 성경에 나오는 용어인 ‘만나’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애굽)를 떠나 광야에 머물며 먹은 양식으로 ‘하늘에서 신이 내려준 선물’을 의미한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일군 ‘만나씨이에이’는 인공광원과 공조시스템 등을 통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식물공장’을 개발한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일군 ‘만나씨이에이’는 인공광원과 공조시스템 등을 통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식물공장’을 개발한다.
 
이들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식물공장의 모든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전자회로와 화학약품 등을 이용해 수차례 실험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시행착오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화학기술과 전산·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기술이 동원됐다. 산업디자인 전공생인 박아론 대표와 장익준씨의 안목은 외관을 디자인하는 데 빛을 발했다.

투자를 전혀 받지 않았던 이들은 초기 자본금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학생 신분에서 2,000만원에 달하는 돈을 마련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박 대표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차와 물건 등을 팔아 자본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벤처기업이 모바일이나 애플리케이션 쪽에 치중돼있는 현실에서 농업회사 설립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도 어려웠다. 게다가 농업법인으로 등록하려면 ‘농업인’이 되어야 하는데 노지재배를 하고 있지 않은 터라 정부의 승인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도시형 농업 진출… 불모지 중동서 시장 창조 기대

하지만 한계는 오히려 기회였다. 벤치마킹할 기업이 없다는 건 어찌 보면 경쟁이 없는 시장을 의미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했다.

“세계 농작물 시장은 점점 작아지는 추세예요. 과거에는 미국과 중국이 주요 수출국이었지만 몇 년 전부터 중국의 식단이 점점 미국화돼 수출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하지만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등 먹을거리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어요. 농작물 재배 환경은 열악해지는데 식량에 대한 관심은 늘고 있으니 새로운 생산 모델이 필요한 상황이죠. 그런 의미에서 저희가 개발하는 시스템은 장기적 관점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요.”

박 대표의 믿음대로 식물재배시스템은 출발과 동시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첫 고객을 맞았다. 대구에 있는 한 회사에서 이들에게 식물공장 설계 및 시공을 의뢰했다. 설계는 마쳤고, 공조시스템 등 기초공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이들은 서울과 대전에서 시범사업 단위의 식물공장을 만들 예정이다. 현재 상추 등 엽채류에 한정된 재배작물도 버섯과 인삼, 딸기 등으로 확대한다.

장기적으로는 도시인들은 물론 평범한 농민 가정도 수경재배를 통해 농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갈 예정이다. 중동 등 원천적으로 농업이 어려운 지역에 기술을 수출하고 싶은 꿈도 가지고 있다. 박 대표는 ‘식물공장’이 안정적인 노후 설계의 대안이 됐으면 하는 꿈도 드러냈다. 컴퓨터만 다룰 줄 알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식물공장이 보급되면 노후 세대도 쉽게 농작물 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만나씨이에이만의 창조정신으로 꼽는다. “식물공장은 활용되지 않는 농업 인력을 창출하죠. 저희의 아이디어가 밭농사의 시대에서 도시농사 시대를 여는 농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거라고 확신해요.”

[글·사진: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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