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인천아시안게임 저탄소 친환경대회를 기원하는 ‘올겨울 탄소다이어트’ 퍼포먼스가 열렸다. |
직장인 정지영(29·가명) 씨는 추위를 심하게 타는 편이다. 정 씨는 겨울이 되면 두통약을 입에 달고 산다. 혹독한 찬바람을 쐬고 나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오기 때문이다. 평소 그는 겨울이 오는 것이 두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지난해부터는 더 이상 겨울의 추위가 두렵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정 씨는 1년 전부터 겨울이 되면 내복을 챙겨 입고 있다. 그는 원래 옷을 두껍게 입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몸이 둔해지는 느낌을 받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내복을 처음 입어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일단 체감온도가 확 달라지더라고요. 예전에는 겨울에 밖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게 끔찍하게 싫었는데 내복을 입으니 견딜 만하더라고요(웃음). 겨울에는 원래 감기를 달고 사는 편인데 내복을 입은 후로는 감기도 잘 걸리지 않게 됐어요. 올해는 내복뿐 아니라 목도리, 장갑, 귀마개 등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볼 생각이에요.”
정 씨처럼 ‘온(溫)맵시’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온(溫)맵시’는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자는 의미에서 한자 ‘온(溫)’과 옷 모양새를 뜻하는 순우리말 ‘맵시’를 합한 합성어다. 즉 편안하면서도 따뜻하고, 아울러 건강과 패션까지 고려한 옷차림을 의미한다.
지난 9월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녹색생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겨울철에 내복을 입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56.8퍼센트로 지난해 대비 8.5퍼센트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대의 내복 착용 비율은 29.9퍼센트로 지난해 대비 8.6퍼센트포인트 증가했다.
올 겨울은 평년보다 일찍 추위가 찾아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 추위는 평년보다 이른 11월 중순부터 시작됐다. 이에 따라 동절기 한파로 에너지 사용이 늘어나 전력 공급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2009년부터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저탄소·친환경생활 실천을 활성화하는 일환으로 동절기 복장문화 정착을 위한 ‘온(溫)맵시 캠페인’을 펼쳐 왔다. 올해는 본격적인 동절기에 들어가기 직전인 지난 1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온(溫)맵시 캠페인’을 전개한다.
이번 캠페인은 ‘온(溫)맵시’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난방온도 2도 낮추기(섭씨 18~20도) 등 저탄소·에너지 절약 생활을 실천하는 방법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온(溫)맵시 및 난방온도 낮추기 캠페인’은 겨울철 전력위기를 극복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정부가 캠페인을 추진하게 된 데는 환경보호의 측면이 크다. 정부는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제15차 당사국총회에서 ‘202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0퍼센트 감축’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정·상업 등 비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비산업 부문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40.6퍼센트(2010년 기준)를 차지하며 산업 부문보다 감축 비용이 3~5배 낮고, 감축 효과도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비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이 산업 부문에 비해 단기적인 효과가 더 잘 드러난다고 본다.
환경부 서흥원 기후변화협력과장은 “이 캠페인을 통해 동절기 전력공급 위기를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줄여 ‘저탄소 친환경 사회’를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온맵시는 겨울철 에너지 절약과 저탄소 생활 실천 효과”
‘온(溫)맵시’ 복장은 체감온도를 2.4도가량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난방 비용을 절약하고 감기를 예방하며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환경부는 ‘온(溫)맵시 캠페인’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온(溫)맵시로 따뜻한 겨울나기’ 행사를 12월 6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트리움센터에서 가졌다. 이 행사는 ‘온맵시 실천다짐 대회’ ‘온맵시 패션쇼’ ‘내복 등 온맵시 의류 판매행사’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온맵시 패션쇼’에는 서울예술전문학교 학생들이 참여해 온맵시 의상을 소개하고, 에너지 절약 및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함께 진행했다. 또한 ‘온맵시 차림 설명회’에서는 온맵시의 필요성, 입는 방법, 과학적 원리 등도 소개됐다. 서흥원 과장은 “겨울철 에너지 절약 및 저탄소 생활실천 운동에 전 국민의 관심과 동참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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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