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노후자산 마련을 위한 퇴직연금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기다. 사진은 퇴직연금 홍보를 위해 마련된 마술사의 공연. |
퇴직연금 유형은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 등으로 나뉜다. 어떤 유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은퇴 후 손에 쥘 수 있는 연금 액수가 달라질 수 있다.
DB형은 사전에 확정된 퇴직연금을 받게 되는 방식이다. 회사는 은행 등 금융회사에 퇴직연금을 적립하고 근로자가 퇴직할 때 근무한 기간 등에 따라 사전에 확정된 퇴직연금을 지급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운용의 수익이나 손실과 상관없이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적립금 손실이 날 경우 위험부담을 갖게 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퇴직 후 받게 되는 연금액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노후 대책을 설계하는 데 편리하다.
DC형은 회사의 부담금이 사전에 확정되고 근로자가 받을 퇴직연금은 은행 등 금융회사의 실적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회사는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노사가 퇴직연금 규약에서 선정한 금융기관의 근로자 개인별 계좌에 적립한다.
근로자는 그 적립금을 금융상품에 투자하다가 퇴직할 때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급여를 수령하게 된다. 이 금액을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든 채권에 투자하든 근로자 개인의 선택이다. 대신 운용 결과에 따라 퇴직연금액이 줄더라도 책임은 근로자 개인이 져야 한다.
두 유형 중 자신에게 맞는 유형을 선택하려면 살펴볼 게 있다. 바로 ‘임금상승률’과 ‘예상근속기간’이다. DB형은 퇴직 직전 3개월 평균 급여에 근속연수를 곱해 퇴직급여를 계산하기 때문에 임금상승률이 높은 직장에서 오래 근무한 근로자에게 유리하다. 또 회사가 운용 결과에 책임을 지기 때문에 개인은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다만 회사가 운용하기 때문에 회사가 파산할 경우 원금의 60퍼센트만 보장받는다. 하지만 정부는 근로자가 퇴직연금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도록 2020년 이후 DB형 사외적립비율을 100퍼센트까지 늘릴 계획이다.
임금상승률보다 운용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면 DC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임금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소규모 사업장이나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급여가 줄어들게 되는 근로자라면 DB형에서 DC형으로 갈아탈 필요가 있다.
개인형 IRP 퇴직소득세 이연 등 세금혜택 매력
IRP는 근로자가 이직이나 퇴직을 하면서 받은 퇴직금을 운용할 수 있는 제도다. IRP는 개인형 IRP와 기업형 IRP로 나뉘어진다. 개인형 IRP는 근로자가 직장을 옮기거나 중간정산을 하는 경우 퇴직금을 계속 적립하는 방식이다. 연간 1,200만원 한도 내에서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2017년 이후에는 자영업자로 대상이 확대된다. 기업형 IRP는 퇴직연금 운용이 어려운 10인 이하 사업장에서 도입할 수 있다. 개인형·기업형 IRP는 DC형과 같이 개인이 운용 책임을 지는 구조로 주식형 또는 채권형 펀드 등에 투자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DC형과 더불어 IRP에 대해서도 퇴직연금의 수익률 확대와 운용 규모를 늘리기 위해 펀드·회사채와 같은 위험자산 보유한도(현재 40퍼센트)를 DB형 수준인 70퍼센트로 상향해 적용하기로 했다.
기업형 IRP와 달리 개인형 IRP의 가장 큰 장점이 있다. 바로 세제혜택이다. 일반적으로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한꺼번에 받게 되면 퇴직소득세 8~35퍼센트를 내야 한다. 하지만 개인형 IRP에 가입하면 퇴직소득세가 인출 시점까지 이연된다. 또 계좌 내 자금 운용수익에 대한 이자·배당소득세도 면제된다.
개인형 IRP는 개인연금저축과 합산해서 연간 400만원의 소득공제도 가능하다. DC형과 DB형의 경우 만 55세 이상,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일 때 퇴직연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개인형 IRP는 언제 가입해도 만 55세가 넘으면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