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2일(현지시간) 파리시립극장 부프 뒤 노르(Theatre du Bouffe du nord)에서 판소리 한마당이 신명나게 펼쳐졌다.
오는 7일까지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특별주간을 맞아 한국의 명창 소리꾼과 유럽 아마추어 소리꾼이 함께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로 500여 객석을 가득 메운 프랑스 관객과 한바탕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판소리는 한명의 소리꾼이 1인 다역을 하면서 말과 내용, 너름새 등으로 구연되는 것으로 청중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된다.
이날 공연에서는 심청가에서 심봉사가 눈을 뜨는 과정, 사천가에서 주인공 순덕이 사촌오빠 흉내를 내며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 등에서 프랑스 관객이 ‘얼씨구’하며 추임새를 넣고 웃음으로 극장을 가득 메웠다.
창작 소리꾼 이자람의 공연도 이날 열렸다. 이자람 씨는 공연을 마친 후 한유미-페조디에 부부를 소개했다. 한유미-페조디에 부부는 유럽 최고의 판소리 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유의 발성 등 판소리가 낯선 프랑스 관객은 자막을 통해 판소리를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자람 씨는 “불어를 할 줄 아는 한국인도 내용을 더욱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할 정도로 외국 공연에서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게 자막”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부부는 2013년부터 파리에서 유러피언 아마추어 판소리 콘테스트 등의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K-Vox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K-VOX 페스티발은 파리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한-불 문화단체로 판소리 연구가인 한유미와 인류학자인 에르베 페조디에가 4년째 운영해오고 있는 한국 전통의 소리축제이다.
이날 유러피언 아마추어 소리꾼 경연대회도 열려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비나리를 열창한 프랑스인 재즈 뮤지션 바질 뿌비용(22세) 씨는 “2012년 여수 엑스포에 연주차 들렀다가 한국의 매력에 빠져 소래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연이어 사물놀이와 한국어를 배우는 등 한국문화를 사랑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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