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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외국인 4인의 흥미진진 설 체험

“명절엔 정이 넘쳐 너무 좋아요”

2017.01.25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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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설날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중국, 미국, 파키스탄, 불가리아 국적의 외국인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도 한국인처럼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다가오고 있다. 설날이 찾아오면 고향을 찾거나, 가족과 연휴를 보낸다. 가족을 만날 생각에 들뜨는 날이 설날이다. 그러나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주한 외국인 입장에서는 낯선 풍경일 수 있다. 한국에 체류 중인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설날을 물었다.

미국 국적 케이트(Cait Cronin)씨.
미국 국적 케이트(Cait Cronin)씨.

각자 소개부터 해주세요.
고비 “안녕하세요. 중국에서 왔고, 이름은 고비입니다. ‘높이 날다’라는 뜻이에요. 중국 남경사범대를 마치고, 한국 숭실대에서 중어중문학 석사를 마쳤습니다. 현재 안산대 관광중국어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죠.”
케이트 “저는 케이트(Cait Cronin)입니다. 미국인이고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2013년 한국에 왔어요. 3년 동안 전주 상산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지금은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빌랄 “파키스탄에서 태어난 빌랄(Bilal Saeed)입니다. 2010년 한양대 전기전자공학 석사를 마쳤습니다. 지금은 삼성전자에서 근무 중입니다.”
테오도라 “불가리아인 테오도라 규프차노바(Teodora Gyupchanova)입니다. 한국에 온 지 이제 9년이 넘었습니다. 연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비영리단체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 생활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다면요?
고비
“중국에서는 손님이 집에 와서 과일을 대접할 때 손으로 드시도록 과일 하나를 통째로 껍질만 깎아서 드리지만, 한국에서는 과일 껍질을 깎고 포크로 찍어 먹기 좋게 대접하더라고요. 처음엔 중국식으로 사과를 대접했는데 한국 손님이 드시지 않았어요. 접대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죠.”
케이트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교사로 학생들과 함께 웃으며 가르친 경험입니다. 학생들과 축제나 보드게임을 함께했던 일이 기억에 남고, 점심을 같이 먹고 학교 캠퍼스를 산책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2014년 1학년 학생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는데, 그 애들이 올해 졸업해요. 교사로서 자랑스러운 경험입니다.”
빌랄 “한국에 좋은 추억이 너무 많아요. 특히 강릉에 여행 갔던 기억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제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여행이었습니다. 허브나라, 양떼목장, 숲속 산장 등에서 가장 친한 친구들과 즐겼던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테오도라 “제가 깊이 간직하는 추억은 주로 사람들과 같이한 추억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도움을 준다거나, 옆에 있는 동료들이 힘들 때 응원해줬던 기억이 나네요. 탈북자들과 나눴던 얘기 역시 소중한 기억입니다.”

불가리아 국적 테오도라(Teodora Gyupchanova)씨.
불가리아 국적 테오도라(Teodora Gyupchanova)씨.

곧 한국의 대표 명절 설입니다. 설날에 대한 추억이나 느낌은요?
고비 “남편이 한국인입니다. 한국은 설날에 차례를 지내는데, 남자만 차례를 드리고 여자는 주방에서 바쁘게 음식 만드는 모습을 봤습니다. 남녀의 역할이 분명하게 다르더라고요. 아침에 떡국을 먹는데, 한국 떡국은 소금을 넣어 짜게 느껴졌어요. 제 고향은 설탕을 넣어 한국 떡국보다는 훨씬 더 단맛이 납니다.”
케이트 “저는 설날에 여행을 가거나 공부를 해서 많은 추억은 없어요. 제가 미국의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데, 떡국과 한국의 나이 세는 방법을 설명하면 다들 놀라요.”
빌랄 “한국 설날을 많이 경험했어요. 민속촌에 가서 연을 날리고 쌀떡도 만들었어요. 줄타기, 전통춤 등도 보고 즐겼죠. 개인적으로는 한국 전통혼례를 경험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설날에 어른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말하고 세배하는 것도 경험했어요. 아이들에게 세배를 받았는데, 미리 세뱃돈을 준비했죠. 떡국도 먹고요. 한국의 설날은 바쁜 업무에서 벗어나 조상에게 예를 올리는 날이잖아요. 설날을 통해 새해의 밝은 기운을 느낍니다.” 
테오도라 “벌써 아홉 번 설날이 지나갔네요. 설날에 윷놀이를 즐긴 적이 있어요. 가족들이 모이는 설날은 보기만 해도 아주 즐겁습니다.”

한국 설날 풍습을 보며 가장 좋다고 느끼는 점은 뭔가요?
고비 “한국 설날의 좋은 점은 오랫동안 보지 못한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거예요. 한국은 아이들을 많이 낳아서 그런지, 가족이 모이면 북적북적한 느낌이 들잖아요. 그런 느낌이 좋습니다. 중국은 대부분 자녀가 1명이거든요.”
케이트 “아쉽게도 아직 한국 설날을 지내본 적은 없어요. 한국 전통문화를 개인적으로 경험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빌랄 “설날과 추석 같은 한국 명절이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세일 행사입니다. 이때 가족과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사죠. 대형 백화점에서도 연휴 동안 가격을 내려서 평상시 사지 못한 물건을 사곤 합니다.”
테오도라 “설날에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 고향으로 내려가잖아요. 저 같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그때 서울이 조용해지고 산책하기에도 딱 좋습니다. 설날은 크리스마스 같은 분위기가 느껴져 좋아요. 사람들이 가족끼리 모이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아주 즐겁습니다.”

파키스탄 국적 빌랄(Bilal Saeed)씨.
파키스탄 국적 빌랄(Bilal Saeed)씨.

올해 설날에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고비 “1년 동안 중국에 가지 못해서 이번 설날은 고향에 돌아가 부모님과 같이 보내고 싶습니다.”
케이트 “이번 설날에는 미국에서 친구들이 서울로 올 예정입니다. 설날에 서울에서 친구들과 지낼 생각을 하니 기쁘네요.”
빌랄 “서울 고궁을 방문할 생각입니다. 경복궁, 창덕궁에 갈 거예요. 한국 전통의상을 입으면 입장료가 무료라고 들었어요.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연, 오락 등을 즐기고 싶습니다.”  
테오도라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쌓였던 직장 일을 끝내고 진행 중인 사업도 정리하고 싶습니다. 북한 인권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할 일이 많아 명절에도 바빠요. 북한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하 니까요.”

각자 고향에도 설날 같은 명절이 있나요?
고비 “중국에는 한국처럼 설날, 추석 모두 있어요. 한국은 설날과 추석을 모두 중요하게 여기지만, 중국은 설날을 가장 큰 명절로 보내기 때문에 추석은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요. 한국은 추석에 보통 사흘 정도 쉬지만, 중국은 하루 정도 쉽니다. 영국 BBC방송에서 중국인들이 설날 연휴에 고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내보내며 ‘1년 중 세상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이동하는 날’이라고 보도한 적도 있어요.”
케이트 “미국에서는 1월 1일을 축하해요. 미국인들은 개인의 성공 혹은 인생 목표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한국처럼 가족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설날과는 달라요.”
빌랄 “파키스탄에는 새해를 기념하는 명절이 없어요. 대신에 추석과 설날 같은 많은 축제가 있어요. 가장 큰 두 축제는 ‘이드 알-피트르(Eid ul-Fitr)’와 ‘이드 알-아도하(Eid ul-Adha)’입니다. 이드 알-피트르는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 행사입니다. 라마단 끝에 행해지죠. 이드 알-아도하 기간에는 신에게 동물을 바치고요.” 
테오도라 “설날은 불가리아의 크리스마스와 비슷합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선물을 주고받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생활의 장점이 있다면요?
고비 “한국의 장점은 공기가 좋고 공공시설이 매우 편리합니다. 또 한국 지하철은 노선이 매우 정확해요. 한국인의 국민 수준도 매우 높습니다. 큰 행사가 열릴 때면 뒷정리를 깔끔하게 하는 모습에 놀랍니다.”
케이트 “한국 생활은 매우 편해요. 안전할 뿐만 아니라 물가도 싸요. 음식 역시 맛있고요. 사람들도 매우 친절해요. 외국인에게 한국 생활은 하루하루가 모험이에요. 제가 한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는데, 주위의 한국 사람들은 그럴 때마다 (이해시켜주고 도움을 주어) 저를 웃게 만들어줘요.”   
빌랄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평화롭다는 것이죠. 범죄율이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평화롭고 안정된 곳입니다. 한국은 일할 때 협동을 중요시하는데, 이러한 업무 분위기는 서로 협력하게 만들어요. 한국에서는 친분을 쌓는 것이 중요한데, 보통 저녁이나 술을 함께하면서 이뤄지죠. 의료 시스템 역시 매력적입니다. 적은 돈으로 외국인들도 의료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거든요. 한국의 대중교통은 매우 편해서 교통 혼잡 때문에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요. 인터넷 속도 역시 좋아요. 영화나 드라마를 짧은 시간에 다운로드할 수 있죠. 버스, 지하철에서 인터넷도 무료고요. 커피숍이 많은 것도 좋아요. 어디서든 쉽게 커피를 마실 수 있거든요.”
테오도라 “한국은 비교적 편하고 안전해요. 교통이 잘돼 있어서 쉽게 이용할 수 있어요. 서울의 경우 24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 특히 편한 것 같아요.”

중국 국적 고비(高飛)씨.
중국 국적 고비(高飛)씨.

반대로 한국 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은요?
고비 “역시 언어 아닐까요? 가장 어려운 점은 의사소통입니다. 한국의 한자와 중국의 한자가 모양은 똑같지만 뜻은 다른 것이 꽤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단순하다’와 중국의 ‘단순하다’는 서로 달라요. 한국에서는 그다지 좋은 뜻으로 쓰이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착하다’는 뜻으로 쓰이거든요. 이런 이유로 한국인과 이야기할 때 가끔 오해가 생겨요.”
케이트 “그냥 제 모습 그대로 보지 않고, 자동적으로 저를 외국인 취급할 때 좌절을 느껴요. 가족과 떨어져 오랫동안 사는 것도 큰 도전이고요. 가족이 보고 싶어요.”
빌랄 “한국에 사는 것이 편하지만, 외국인으로서 이해하기 힘든 한국 사회의 특징이 있어요. 예를 들어 회식. 3~4차까지 술을 마시는데 피하기 힘들어요. 야근 역시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려요. 한국은 지나치게 업무시간이 길어요. 요즈음 대기업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나 정착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언어 문제도 힘들고요. 외국인은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이 많죠. 한국 국제학교의 높은 교육비도 큰 부담이에요.”
테오도라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 때문에 사람들이 계속 스트레스를 받아요. 모든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도 좋지만, 잠깐이라도 멈추고 인생을 즐겨야 하는데 이뤄지기가 힘든 것 같아요.”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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