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만 해도 그냥 골목이었다. 낮은 다세대주택과 빌라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곳, 서울 마포구 망원동 일대 골목길에 젊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사람이 붐비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망원동과 경리단길을 합쳐 ‘망리단길’이라고 불리는 이곳, 대중의 관심이 쏟아진 포은로길 일대는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길 하나에 가게가 죽 늘어선 것이 아니라 골목 곳곳에 가게들이 숨어 있다. 가게라고 하지만 간판을 달지 않은 곳이 많아서 눈을 크게 뜨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곳이 대부분이라 가게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피며 다녀야 한다.
망리단길의 특이점은 다른 골목상권보다 유달리 공방과 작업실이 많다는 점이다. 작은 공간에 개성을 불어넣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해 망원동 곳곳에 둥지를 틀었다. 미로 같은 골목 안에 숨은 작은 가게들을 만나러 ‘망리단길’에 가봤다.
가게 문을 열면 향긋한 나무 냄새가 반겨주는 공간. 원목가구로 가구 및 소품을 만들어 파는 나무 공방이다. 주인장이 직접 고른 질 좋은 원목을 사용한다. 도마와 액세서리 진열대처럼 부피가 작은 소품부터 원목테이블, 의자, 수납장 등 부피가 큰 가구까지 다양하게 주문을 받는다.
위치 서울 마포구 포은로8길 15
영업시간 평일 오후 12시~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12시~오후 8시
소싯적 장난감 좀 가지고 놀았다는 사람이면 수바코에 들어서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일 것이다. 진열장 안에 빽빽이 들어서 있는 각종 피겨와 캐릭터 장난감들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곳. 장난감뿐 아니라 온도계까지 빈티지라 부를 만한 제품은 모두 모여 있다.
위치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20길 66
영업시간 오후 3시~오후 8시, 일·월요일 휴무
빨간 벽돌건물에 파란 지붕을 단 엣모스피어에서는 지붕의 선명한 파란색만큼 알록달록한 베이커리를 만날 수 있다. 귀여운 캐릭터 마카롱으로 입소문 난 이곳은 나무 테이블과 곳곳에 있는 식물들이 조화를 이뤄 사진 찍기에도 좋다.
위치 서울 마포구 망원로54-1
영업시간 오후 12시~오후 11시, 매월 첫째 주 월요일 휴무
빈티지 소품을 만날 수 있는 곳. 옷, 에코백, 니트모자, 편지지, 보온병, 찻잔 등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물건들도 이 가게 안에서는 묘하게 어울린다. 주인이 직접 만든 물건도 있지만 여행지에서 본 개성 있는 물건들도 만날 수 있다.
위치 서울 마포구 포은로 106
영업시간 평일 오후 1시~오후 7시, 토요일 오후 1시~오후 6시, 일·월요일 휴무
망원동 주택가 사이에 있는 ‘어쩌다가게’ 1층에 자리한 B라운지. 매달 다른 인물이 추천하는 책을 진열해놓는다. 유명 출판사 책부터 소규모 출판사 책까지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책장에 책이 많이 꽂혀 있지 않아 책 한 권 한 권에 집중할 수 있다. 책을 구매하면 북커버로 포장해주는데 매달 바뀌는 북커버를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
위치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9길 74 어쩌다가게@망원 102호
영업시간 오후 1시~오후 9시, 공휴일 휴무
브루니 안에 들어서면 은은한 꽃향기가 난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마다 찾는 가게의 방향제는 주인장이 직접 만든 천연 향수.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향이 매력적인 향수는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만 사용해 아로마테라피 효과도 있다. 천연 향수뿐 아니라 주인장이 직접 디자인한 은 액세서리와 가죽지갑도 인기다.
위치 서울 마포구 포은로86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월요일 휴무
피겨와 캐릭터 장난감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비바살롱은 피겨카페로 유명하다. 히어로부터 포켓몬, 세일러문, 디즈니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피겨와 장난감도 모자라 가게 안쪽에는 피겨 뽑는 기계도 있다. 피겨카페답게 음료 이름도 독특하다. 특히 캡틴아메리카노, 몬스터라떼는 테이블마다 한 잔씩 있을 정도.
위치 서울 마포구 포은로84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월요일 휴무
자화상의 까만 지붕에는 ‘셀피스튜디오’라는 글이 적혀 있다.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개념인 셀피스튜디오는, 주인장이 가게 안쪽에 마련된 스튜디오에 조명과 카메라를 세팅하면 손님이 리모컨을 누르며 혼자서 사진을 찍는 곳이다. 촬영방식도, 결과물도 생소한 이곳에서 찍은 사진은 분명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위치 서울 마포구 포은로86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 월요일 휴무, 예약 필수
꽃필날의 문을 열면 추운 겨울 얼어붙은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는 꽃들이 반긴다. 책상에 올려두기 좋은 크기의 선인장부터 선물하기 좋은 화분, 인테리어하기 좋은 꽃꽂이 작품 등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식물이 가득하다. 좋은 날 마음을 전하려는 사람에게 예쁜 꽃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꽃필날 주인장의 뜻도 꽃만큼 예쁘다.
위치 서울 마포구 포은로85-1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일요일 휴무
‘만일’의 첫인상은 서점이라기보다 북카페에 가깝다. 따뜻한 색감의 가구 책장과 책장 사이의 조명등, 벽에 걸린 그림들은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책장에 꽂힌 책들은 사뭇 진지하다. 환경문제를 다룬 책, 페미니즘 같은 사회문제를 다룬 책도 눈에 띈다. 서점 주인의 취향을 반영해 책을 두는 것인지 묻자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만일’은 대형서점에 있는 베스트셀러가 아닌 소규모 출판사에서 발간한 좋은 책을 위주로 들여온다고.
위치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 16길 46
영업시간 오후 2시~오후 8시, 월요일 휴무
도쿄에서 유학하며 디자인을 시작한 디자이너의 관심사를 반영한 작품이 전시된 쇼룸. 도쿄 지하철 노선을 시작으로 서울, 런던, 파리의 지하철 노선을 그리다 도시의 지도, 세계지도까지 영역이 확장됐다. 딸을 출산한 이후에는 딸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일러스트화했다. 엄마와 딸의 모습, 아빠와 딸의 모습을 일러스트로 그린 포스터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곳에서는 망리단길 작은 가게들을 표시한 지도를 무료로 얻을 수 있으니, 망원동 골목에 숨어 있는 작은 가게를 찾아 나선 사람이라면 제로스페이스에 꼭 들르자.
위치 서울 마포구 망원로6길 49
영업시간 오후 2시~오후 7시, 일·월요일 휴무
하얗고 깔끔한 공간에 흰 종이로 접은 종이학이 천장에 매달려 있는 작은방 작업실은 꿈같은 공간이다. 가게 안쪽 작업실에 있는 주인장에게 이런 예쁜 곳에서 일하면 일이 더 잘되지 않느냐고 묻자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직접 디자인한 포스터, 달력, 엽서와 드림캐쳐, 석고방향제, 캔들 같은 소품을 판매하고 있다.
위치 서울 마포구 망원로6길 49
영업시간 오후 2시~오후 7시, 일·월요일 휴무
[위클리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