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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9000원으로 AI비서 두세요”

데이터 기반 서비스, 텍스트 팩토리 안기순 대표

2018.02.09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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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4년부터 우수한 데이터 사업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해 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데이터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데이터 특화 상담, 자문, 멘토링, 실무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어떻게 잘 활용해서 새로운 비즈니스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업계의 수요를 적극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데이터 분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K-GLOBAL DB-Stars’로, 2017년에는 12개 기업이 최종 선정됐다.

데이터 기반 서비스, 텍스트 팩토리 안기순 대표.
데이터 기반 서비스, 텍스트 팩토리 안기순 대표.

문자로 하는 개인비서 서비스인 ‘문비서, 문봇’을 운영하는 기업 ‘텍스트 팩토리’는 2017 데이터 분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의 우수 사례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문비서 고객들과 나눈 채팅 데이터를 바탕으로 챗봇(chatbot, 메신저에서 일상 언어로 대화할 수 있는 채팅로봇 프로그램) 기반의 자동화 에이전트 ‘문봇’을 출시, 서비스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네이버 스프링캠프로부터 3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창업계의 이슈는 인공지능입니다. 특히 작년에는 알파고 모멘텀으로 관심을 받았죠. 지금 가장 유망하고 장래성도 확보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책적인 지원도 잘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데이터 활용이라는 한 가지 테마로 진행하는 사업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산업진흥정책이 전문성을 가지고 진행된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지난 1월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텍스트 팩토리 안기순 대표는 데이터 활용 분야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식 출시를 앞둔 문봇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똑똑한 문자비서 ‘문봇’

문봇 캐릭터.(사진=텍스트 팩토리)
문봇 캐릭터.(사진=텍스트 팩토리)

텍스트 팩토리는 변호사를 거쳐 법률정보회사 로앤비의 대표를 지낸 안기순 대표가 2015년 4월 창업한 회사다. 시작은 ‘문비서’ 서비스. 문비서는 문자비서의 줄임말로, 문자로 고객의 다양한 요청을 접수 받아 비서처럼 실시간으로 처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꽃 배달, 세차, 세탁, 음식 배달, 이사, 여행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서 역할을 수행했는데, 출시 3개월 만에 1만 5000명 이상 이용자가 생길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베타 서비스를 제공할 때부터 반응이 좋았습니다. 카카오톡 친구 추가만 하면 되니까 접근성이 쉬운 셈이지요. 개인 고객들도 그렇고,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는 총무팀 업무를 처리해주는 셈이 되어서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았어요. ‘문비서 for business’ 버전도 나왔는데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주니 반응이 좋았어요.”

혼자 모든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프리랜서, 1인 기업에게는 꼭 필요한 서비스였다. 퀵서비스, 화환 등을 이용하는 경우 주문 및 결제, 세금계산서 발송 등 일일이 처리해야 하는 업무까지 해결해줘서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일조한 것이다.

문비서 방식은 간단하다. 채팅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요청하면 직원이 그 요구에 답하는 식이다.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텍스트 에이전트’라 불리는 직원들.

“문비서는 철저하게 아날로그 형식이었어요. 사람이 직접 일일이 대답을 해주니까요. 회원들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텍스트 에이전트 수를 늘려야 하고 교육, 지원해줘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사업을 확장하는 데 제한이 된다는 것을 느꼈고, 챗봇을 만들어 대체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텍스트 팩토리 직원은 비서 역할을 문자로 수행해주는 텍스트 에이전트와 개발팀 직원으로 나뉜다. 문비서 서비스의 한계를 느끼고 챗봇으로 큰 선로를 바꿔 개발팀 직원을 충원했다. 작년 초 꾸려진 개발팀은 챗봇인 ‘문봇’을 개발했고, 작년 9월부터 베타 서비스 버전으로 페이스북 메신저를 운영하면서 업그레이드하는 중이다. 문비서의 고객과 나눈 상담 내용을 기반으로 문봇의 빅데이터를 도출했다.

“쉽게 말해 챗봇이 사람의 기능을 대신하는 거예요. 채팅 기반 서비스의 강점은 익숙한 수단이라는 점입니다. 전 국민이 카카오톡을 쓰고 문자를 쓰잖아요. 이 서비스를 위해 새롭게 무언가를 더 배울 필요가 없으니 편리하죠. 유아이(User Interface, 사람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시스템)가 일관되었다는 것도 경쟁력입니다. 꽃 배달이든 퀵이든 버스 정보든, 동일한 유아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편리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문봇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기존 문비서의 확장판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퀵서비스, 꽃 배달 등 기존 서비스에 날씨 정보, 교통 정보, 일정 관리, 가상화폐 기능 수행 서비스까지 더했다. 크게 일상적인 콘텐츠와 특수 콘텐츠로 나뉘어 있는데, 정식 출시될 때까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완성해나갈 생각이라고 한다.

“문봇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ai.moonbot)에 접속하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베타 버전이지만 메신저 대화로 서비스 요청을 하면 진행이 가능해요. 앞으로 카카오페이지 등 다양한 채널로 제공할 생각이에요. 콘텐츠 역시 교통 정보는 서울에만 국한되는 경우가 있는데,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하려고 합니다.”

문봇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퀵서비스, 꽃 배달 등 기존 서비스에 날씨 정보, 교통정보, 일정 관리, 가상화폐 기능 수행 서비스까지 더했다. ⓒ텍스트 팩토리
문봇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퀵서비스, 꽃 배달 등 기존 서비스에 날씨 정보, 교통정보, 일정 관리, 가상화폐 기능 수행 서비스까지 더했다.(사진=텍스트 팩토리)

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는 창업 유망 영역

변호사 출신인 안 대표는 창업 환경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기술,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특히 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기대도 높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서 새로운 고객 밸류를 만들겠다는 스타트업들은 데이터를 어떤 길목에서 확보할 것이냐,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무엇이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의 이슈인 인간의 영역이 줄어든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희망적이다. 아직은 몇몇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인공지능 영역이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분야로 확장될 것이라고 본다.

“어려운 문제지만 불가피하다고 생각해요. 사회가 다 함께 대비하고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요? 당장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일 자체가 줄어들겠지만, 인간이 고된 노동을 계속하는 것이 즐거운 일은 아니잖아요. 일을 훨씬 적게 하고도 어느 정도의 생활수준,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게 훨씬 더 낫겠죠. 저는 인공지능을 생산력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하고요. 다만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만들어지는 부를 일부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공유될 수 있도록 모두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안 대표는 인공지능 시대를 맞는 인간의 자세는 이것을 더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와 민간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도모하는 데이터 분야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계속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작년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이 문봇 개발로 선회하는 텍스트 팩토리의 기업 방향에 결정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 정책을 잘 이어가되 두 가지 측면을 생각하면 어떨까 싶어요. 새로운 시도들이 나올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사업을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꾸려나갈 수 있는 옥석을 가리는 눈도 필요할 것 같아요. 진정성 있는 기업을 선정해서 더 많이 지원해주고 인정받을 수 있는 활로를 열어주면 좋겠습니다.”

문비서와 문봇으로 데이터 특화 기업으로 자리매김을 단단히 하고 있는 안 대표는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 데이터 창업시장을 열겠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데이터진흥원  데이터 분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K-GLOBAL DB-Stars’

K-GLOBAL DB-Stars Awards 2017.(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K-GLOBAL DB-Stars Awards 2017.(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한 데이터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발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데이터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데이터 전문가로 구성된 100여 명의 데이터 컨설턴트들이 특화 상담 및 자문을 제공하고 멘토링 역할도 해준다. 지난 4년간 55개 데이터 서비스를 발굴, 상용화했고 340억 원의 민간 투자 유치 달성과 대기업 인수합병 2건, 국제대회 수상 27건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

타 지원 사업과 차별화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국내 최고의 데이터 활용 스타트업 지원 사업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2017년에는 22.8:1의 높은 경쟁률 속에서 12개 팀이 최종 선정됐으며, 4개월간의 데이터 기반 사업화 지원을 통해 민간 투자 유치, 해외 진출·수상, 대기업 제휴 등 괄목할 만한 성과로 이어졌다.

작년 프로그램에 참가한 기업 중 ‘한국신용데이터’는 카카오로부터 40억 원, ‘호갱노노’는 벤처캐피탈로부터 23억 원 등 총 9개사가 100억 원 이상의 민간 투자 유치를 달성했으며, ‘3billion(희귀질환 검사서비스)’은 미국 글로벌 인큐베이터 ‘1776 CHALLENGE CUP’과 호주 정부 주관 ‘Spark Festival’ 한국 대표로 선정됐고, 글로벌 제약사 로슈(Roche) 주관 ‘FXH(Future×Healthcare) Start-up Award’에서도 Top 10에 오르는 등 활발한 해외 진출로 이목을 끌었다. 이 밖에도 파트너 기관 유치, 해외특허출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사업 종료 후에는 우수 사례 기업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진행했다. 대상(과기정통부 장관상)은 모바일 메신저 기반 간편 회계 서비스를 개발한 ‘한국신용데이터’, 최우수상(진흥원장상)은 가상 홈퍼니싱 서비스를 개발한 ‘어반베이스’, 전국 아파트 정보 서비스를 개발한 ‘호갱노노’, 온라인 원단 정보 서비스를 개발한 ‘패브릭타임’ 등 3사가 수상했다.

주최 측은 데이터 활용 확산을 위한 제도적 기반과 지원 정책 마련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며,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데이터 신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국민체감형 서비스 발굴·육성을 통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데이터 특화 및 자문, 실무 교육, 네트워킹 등을 내실화하면서 민간 스타트업 보육기관 과 데이터를 보유한 외부기관의 사업 연계로 보다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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