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에 혁신성장의 확산과 가속화를 위해 데이터·네트워크(5G)·인공지능(AI) 등 혁신 인프라와 3대 신산업 등에 4조7000억원을 전략적으로 투자한다.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규모는 올해보다 45% 증가했으며,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3배로 늘어난다.
정부는 21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수출입은행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혁신성장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혁신성장 확산·가속화를 위한 2020 전략투자방향’을 확정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이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혁신 인프라인 데이터·AI와 5G에 1조7000억원과 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에 3조원을 각각 투자한다.
특히 5G와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각각 6500억원, 2300억원으로 올해보다 86%, 229%씩 대폭 늘리기로 했다.
바이오헬스에는 1조2800억원, 미래차에는 1조4900억원을 각각 투자해 올해보다 투자액이 15%, 64%씩 늘어난다.
정부는 내년 주요 추진 과제는 이달 말 발표하는 2020년 예산안에 반영하고, 예산 규모가 큰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거쳐 2021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D(Data).N(Network).A(AI)’ 1조7000억 투자
정부는 데이터·AI가 다양한 산업과 융합해 산업·사회의 혁신적 변화를 연쇄적으로 촉발할 ‘코어 블록’으로 보고 내년에 올해보다 2500억원 많은 1조6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우선 데이터 기반 공공서비스,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 등 데이터 가치사슬 활성화 추진에 7%가 증액된 7200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기존 데이터 기반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과 함께 통계검색 멘토링, 문화정보 큐레이팅과 같은 신규 사업을 추가해 공공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지식데이터 기반 대국민 민원용 챗봇, 개인맞춤형 국민비서 서비스 도입 등 신규 사업으로 민원·행정도 고도화한다. AI 학습용 정보, 자율주행정보 등 데이터가 신성장의 기반인 분야 등에서 2021년까지 공공데이터 개방을 전체의 34% 수준까지 확대한다.
기술개발 확대, 인재 육성 등 AI 혁신생태계 조성에는 올해보다 90% 늘어난 1900억원이 투입된다.
딥러닝 고도화, 포스트 딥러닝 등 AI 핵심 원천기술 개발 지원 등 AI 관련 R&D(연구개발) 지원을 강화한다. 세계 수준의 석·박사급 AI 인재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AI 대학원을 현재 3개에서 8개로 확대한다. 기업의 AI 활용 지원을 위해 AI 바우처를 도입하고, AI·데이터 기반 신제품·서비스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데이터·AI 융복합과 활용에는 올해보다 250% 늘어난 1400억원을 쏟아붓는다. 데이터·AI 기술개발·실증 인프라, 특화 창업·보육 프로그램 등을 갖춘 AI 중심 융복합 단지를 광주에 조성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번에 정부가 ‘핵심 플랫폼’에 새롭게 추가한 5G는 내년에 올해보다 3000억원 늘어난 6500억원을 집중 투자한다. 5G가 데이터·AI의 이동 통로로 전 산업 생산성 향상 등 산업 혁신의 파급 효과를 가속화하고 확산시키는 코어블록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위해 5G 기반 SOC 관리 시스템 구축을 통한 공공시설 안전관리 등 공공 선도투자에 1000억원을 투입한다. 병원, 체육관 등 주요 시설물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디지털트윈(가상공간에 실물과 동일한 환경을 5G, IoT 등을 활용해 유기적 연동이 가능하도록 구현하는 기술)을 구축한 뒤 실시간 위험 감지 시스템 시장 창출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5G 기반 VR·AR 등 실감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마중물 제공에는 3200억원을 투입한다. 1000억원을 들여 대표 관광거점과 주요 문화유산을 5G 기반 콘텐츠로 제작하는 등 5G 기반 콘텐츠 선도수요를 창출하고, 공공서비스·산업 현장에 VR·AR 등 실감콘텐츠를 접목하는 실감콘텐츠 융합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5G 기술개발·제도정비 추진에는 2200억원이 배정된다. 안전·환경·농업 등 국민 생활 밀착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5G 드론 개발·실증,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5G 화재·재난 지원 플랫폼 개발 등에 쓰인다.
◇빅 3(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에 3조 투입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주요 유망분야인 바이오헬스, 미래차까지 이른바 ‘빅3 신산업’에 내년에 3조원을 투자한다. 폭발적인 시장 성장이 기대되고 연관 산업의 파급 효과가 큰 만큼 ‘빅3 신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다.
우선 시스템 반도체에는 올해보다 1600억원 증가한 2300억원을 투입, 핵심 기술 개발로 선도기술을 확보하고 대중소 기업의 협력 기반을 조성해 반도체 가치사슬을 강화할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 주요 유망 분야인 자동차와 바이오 등 관련 기술 위주로 시스템 반도체 원천기술부터 제품화까지 경쟁력 확보를 지원한다. 또, 공공 나노팹 등 테스트베드 장비 고도화, 핵심 IP(지식재산) 개발·보급 등 반도체 개발의 전(全)주기를 지원한다.
고용 창출이 크고, 고령화·맞춤형 의료 활성화에 따라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헬스에는 올해보다 15% 늘어난 1조2800억원이 투입된다.
의료데이터 중심병원을 지정해 단일병원 단위의 빅데이터 플랫폼 5곳을 신규 구축한다. 익명화된 의료데이터 공유를 통한 협력연구 R&D도 병행한다. 또한 AI 기반 바이오 로봇, 정밀 의료기기 등 미래형 의료기기 시장 선점을 위한 범부처 공동 대규모 R&D를 추진한다. 진료·진단 선진화를 위해 연구중심병원 10곳의 R&D 지원도 확대한다
경제·산업 파급효과가 큰 미래차 분야에는 올해보다 5800억원 늘어난 1조4900억원을 내년에 투입한다.
배터리·센서 등 핵심 기술 개발, 자율주행차 상용화, 전기·수소차 보급 확대 등에 예산 배정을 집중한다. 수소차용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기술개발, 전기차 고출력 배터리 및 충전시스템 기술 개발 지원 등 미래차 핵심기술 개발 투자를 늘리고, 미래차 생태계조성을 위해 전기차·수소차와 충전 인프라 보급을 큰 폭으로 확대한다.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상용화 기반 마련을 위해 전기차 통합유지보수 기반 구축, 전기차충전서비스산업 육성사업,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인 케이-씨티(K-City) 고도화 등에 나선다.
정부는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를 통해 분기별 이행성과를 점검하고 쟁점사항을 조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