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집인 광주를 떠나 서울에서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바쁘게 지내던 필자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국립중앙도서관과 조선일보, 코레일에서 공동으로 주최하는 ‘인문열차 삶을 달리다’ 탐방 기회를 갖게 된 것.
이른 아침부터 인문학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참석한 참가자들. |
‘인문열차 삶을 달리다’는 인문학 저서의 배경이 되거나 선현들의 자취가 깃들어 있는 현장을 저자, 인문학자와 함께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돼 깊이 있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여유와 혜안을 갖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 3월엔 전남 순천과 담양에서 천득영 전남대 건축학과 교수가 함께 ‘대나무숲 속의 향기’ 라는 주제로 탐방을 마쳤고, 4월은 충북 제천과 단양에서 ‘물길과 고개길에 남은 역사와 설화’ 라는 주제로 임기환 서울교대 교수와 함께 남한강 탐방을 마치며 참석자들의 인문학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지리산 인문학 강의는 경상대 최석기 교수가 맡았다. |
필자는 지난 5월 13일~14일 1박 2일 일정으로 펼쳐진 ‘지리산 이야기(지리산에 깃든 조선의 선비문화)’ 탐방에 참석했다. 탐방 강의는 경상대 최석기 교수가 맡았다.
아침 일찍 용산역에서 출발해 남원으로 내려간 일행은 남원하면 떠오르는 추어탕으로 맛있게 점심을 먹고, 지리산으로 곧장 넘어가 남명 조식 선생의 유적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남명 조식 선생의 유적지 강의 중인 경상대 최석기 교수. |
남명 조식은 16세기 남학파의 거봉으로 사림의 대표적인 학자이며 스승이다. 제자들을 배출하면서 남명학파의 북인을 길러냈는데, 이후 훈구파와의 정치적, 경제적 기득권 대립에서 패배하면서 귀향해 제자들을 육성하는데 공을 들였다. 그 유적들인 단속사지와 백운계곡, 덕문정, 산천재, 남명 조식 묘소, 덕천서원 등을 돌아보면서 사림 유학자들의 정취를 느꼈다.
남명 조식 선생의 덕천서원에 들른 참가자들. |
다음 날엔 남사마을을 방문했다. 남사마을은 지리산 길목에 위치해있다. 18세기 초 부터 20세기 초까지 지은 전통 한옥 40여 채가 있다.
이곳에서도 다양한 인문학 강의가 이루어졌는데 특히, 이곳에 위치해 있는 유림독립기념관에서는 유림단의 독립운동자금 모금 형성 과정과 대한독립을 위해 고생한 선인들의 모습, 그리고 당시 물건들이 잘 전시돼있다.
독립운동에 힘쓴 유림들의 정취가 남아 있는 유림독립기념관. |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남원의 광한루원이었다. 춘향전의 춘향이와 이몽룡이 만난 곳으로 유명한 이곳은 현재 남원을 대표하는 테마파크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필자가 간 날은 마침 퓨전 마당극 춘향전이 진행되고 있을 때였는데, 유쾌하고 익살스러운 연극으로 보는 이들의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익살스러운 퓨전 마당극 ‘춘향전’ 공연 모습. |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재미있다. 하지만 옛 선인들의 지혜와 향취를 느껴보는 인문학 여행은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고 뜻깊게 한다.
남원역에서 인증샷을 남긴 필자. |
인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인문열차에 신청해보자. 국립중앙도서관 인문열차 홈페이지(http://www.nl.go.kr/tou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서동주 skind74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