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봉사하고자 마을 이장을 3년째 맡고 있다. 이장으로서 가장 큰 보람이 마을 주변의 생활불편 시설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시설을 만들어 주민들이 좀 더 편리한 삶을 살도록 하는 일이다.
옛 경춘선 철로가 없어지며 흉물로 방치됐던 폐철교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인도교로 전환하고, 잡풀이 무성하던 폐철로를 꽃동산으로 바꾸었다. 마을 앞 조종천에는 징검다리를 놓아 지름길 역할도 하고 아이들이 천변에서 미역도 감으며 추억을 쌓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바로 주민참여예산제가 있어 가능했다.
주민참여예산제 덕분에 흉물로 방치된 폐철교가 인도교로 변해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됐다. |
마을 앞 천에 놓은 징검다리. |
행정안전부는 주민참여예산제 활성화를 통해 따뜻하고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 공동체 형성을 지원한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지방 재정이 확충되고 재정 운용의 자율성이 확대됨에 따라 자치단체 예산 편성 및 사업 추진 과정에 주민참여를 확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업을 적극 발굴해 추진하도록 지원한다.
제주 강정 초록농장 사업(오른쪽)과 서울 시민의 제안으로 시행된 노숙인 이동목욕 서비스(왼쪽)는 주민참여예산제의 대표적인 성공모델이다.(사진=행정안전부 홈페이지) |
7년 전부터 시행된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발굴된 대표적인 사업인 제주 강정 초록농장 사업은 대천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쓰레기 투기 장소였던 마을 공터에 유채꽃 등 계절별 작물을 심어 관광자원화하고 수익금을 기탁하여 마을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직접 제안한 사업이다.
서울시 주민의 제안으로 시작된 노숙인을 위한 냉온수 샤워시스템을 갖춘 목욕 서비스는 노숙인 자존감 회복 및 사회복귀 지원 등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 조성에 기여한 주민참여예산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주민참여예산제 취지와 주민의 참여를 알리는 공고문이 각 마을에 안내되어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
내가 사는 가평군에도 지난 6월 이장 회의 때 2020년 주민참여예산제가 안내됐다. 각 마을별로 공문이 전파됐고 마을별로 다양한 사업이 제안됐다.
6개 읍면에서 수합되어 1차 심의를 거친 사업은 군으로 사업이 이관됐고 9월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심사에서 확정된 사업은 2020년 예산 편성에 반영되고 11월에 의회에 제출돼 의결이 되면 내년도 사업으로 정식 반영돼 시행된다.
청평4리 마을에서 제안한 북한강 자전거도로 교각 벽화 그리기 사업은 가장 창의적인 제안으로 꼽힌다. |
가평군 심의 대상에 올라온 사업을 살펴보니 연꽃축제를 하는 송산리 마을의 연꽃 산책로 공사, 두밀리 보행자 안전을 위한 가드레일 설치공사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이 청평4리에서 올린 북한강 자전거길 교각에 벽화를 그리는 사업이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아름다운 벽화가 그려진 교각을 보면서 잠시 쉬어가는 지역 명물로 만들어보자는 훌륭한 제안이다.
수원시 홈페이지 주민참여사업 제안 창구이다. 각 지자체별로 홈페이지를 통해 주민 누구나 쉽게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신청할 수 있다(사진=수원시 홈페이지) |
주민참여예산사업에 참여하는 방법은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다운로드 받아 작성 후 직접 지자체 게시판에 업로드하거나 사업 공모 기간 내에 지자체에 방문해 직접 담당자에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면 된다. 더 간편하게 이메일과 우편, 팩스로도 사업 신청이 가능하다.
전 세계 2700여 도시에서 시행되고, 우리나라 243개 지자체에서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에 주민들이 활발히 참여해 삶의 질이 향상되는 좋은 제도로 정착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