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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맞고 싶습니다! 코로나19 잔여 백신

2021.06.10 정책기자단 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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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 : “맞아도 되는 거야?”
6월 초 : “어떻게 하면 맞을 수 있어? 나 예약 좀 해 줘”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두고 남편 입에서 나온 이야기다. 불과 보름 만에 확 달라진 이야기! 이런 드라마틱한 반전이 또 있을까? 

남편은 경계가 심하고 의심이 많은 사람이다. 특히 약에 관해선 본인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전문가들의 말도 귓등으로 듣는다. 머리가 아프다고 하루 종일 싸매고 눕는 한이 있어도 두통약을 쉽게 먹지 않을 정도다. 두통약 한 알 먹는 것도 이렇게 재고 따지는 게 많은 사람인데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오죽하랴? 남편에겐 백신 접종이 그야말로 지상 최대의 난제였던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으면 질병관리청에서 접종 확인 문자 및 2차 접종 안내 문자를 보내준다.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으면 질병관리청에서 접종 확인 문자 및 2차 접종 안내 문자를 보내준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바뀌었느냐고? 남편의 회사에 한 때 유도선수로 활약했던 신체 건강한 한 후배 직원이 있다. 그 후배가 잔여 백신 예약으로 접종을 하고도 다음날 (당연히) 멀쩡하게 회사에 출근했다. 남편의 카더라 통신에서 떠도는 ‘코로나 백신은 젊고 건강할수록 치명적이라더라’라는 말이 그야말로 뻥이라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것이다. 

이후, 그 후배의 아내와 또 다른 직원들까지 줄줄이 코로나19 잔여 백신 접종을 하고 회사의 만 65세 이상 임원진들도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고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을 누리는 모습을 보니 남편의 마음도 몹시 동했던 모양이다.

앱을 통해 동네 잔여 백신을 조회해도 찾기 힘들어졌다.
앱을 통해 동네 잔여 백신을 조회해도 찾기 힘들다.


실제로 코로나19 백신은 너도나도 ‘기왕이면 빨리 맞자’는 추세다. 때문에 잔여 백신 조회가 가능한 네이버 앱이나 카카오 앱을 통해 수시로 잔여 백신을 확인해 봐도 결과는 ‘0’. 새로고침, 새로고침, 새로고침을 계속해 봐도 여전히 잔여 백신 결과는 ‘0’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맘카페에선 잔여 백신 예약 성공 노하우를 묻는 질문이 줄을 잇는다. 또, 예약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는 글들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잔여 백신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니 그 시간을 노려라 등이다.    

최근 맘카페에서는 잔여 백신 예약 성공 방법을 묻는 글들이 부쩍 많이 올라온다.
최근 맘카페에서는 잔여 백신 예약 성공 방법을 묻는 글들이 부쩍 많이 올라온다.


정부는 사전 예약자 대부분이 접종을 하고 있는 데다 잔여 백신 접종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내 1300만 명’ 1차 접종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이 가진 IT 환경을 바탕으로 당일 예약이 폭증하고 미국이 제공한 얀센 백신이 하루 만에 예약 완료됐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백신에 대한 논란과 불신도 어느새 사그라지고 있다.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접종에 나서니 “맞아도 되나?” 걱정하던 어르신들의 접종 참여율이 높아지고, ‘잔여 백신(노쇼 백신)’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된 것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냉장고에 ‘잔여 백신 없음’이 써져 있다.
잔여 백신 물량 부족이 계속된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냉장고에 ‘잔여 백신 없음’이 써져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코로나19 예방접종에 대한 선순환이 지속된다면 3분기에는 국민의 70%인 36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하게 된다. 이런 접종률 상승 분위기에 국민들의 마음도 들뜨는 분위기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 따르면, 코로나19 잔여 백신 예약 서비스 오픈 직후 일주일 동안(5월 27일~6월 2일) 해외 항공권 예약이 직전 일주일 대비 5.4배(442%)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으로 잔여 백신 예약이 가능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접종자가 늘고 최근 해외 주요국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면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다음 달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민에 한해 단체여행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남편은 해외여행 가고 싶으면 얼른 자기도 예약해 달라고 매일 나를 협박(?) 중이다. 

물론 나도 마스크를 벗고, 아이는 정상적으로 학교에 가고, 1년에 한두 번쯤은 국내든 해외든 마음 놓고 여행을 다니던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꿈꾼다. 하지만 먼저 예방접종 예약부터 성공해야 한다. 6월 4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층에 잔여 백신을 우선 배정한다니 잔여 백신 맞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 날까지 포기란 없다!  

“남편, 조금만 기다려. 내가 내일부터 손가락에 불나도록 광클릭 해볼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uniquekm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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