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초·중·고등학교의 겨울방학이 시작됐다. 주변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긴 겨울방학은 그야말로 공포라는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긴 코로나로 인해 아이는 저도 모르는 사이 나태해졌고, 미디어와는 몹시도 친해졌다.
대부분의 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가면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학부모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출처=KTV) |
3월이면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아들은 방학 전부터 오전 줌 수업과 e-학습터 공부를 마치면 자연스럽게 유튜브를 열어 온갖 은어가 난무하는 콘텐츠를 배회하곤 했다. 너무나도 은밀하게 음량을 최대한 낮추고 감상 모드에 들어가는 녀석 때문에 한동안 모르고 넘어가기도 했었다. 그런데 겨울방학이라니!
내가 초등학생이던 시절에는 방학이어도 매일 일기도 쓰고 만들기, 그리기 숙제도 하고 관찰일기도 쓰고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은 모든 것이 참 자유롭다. 하하하~
난 방학마다 아이와 한 가지 약속을 한다. 대단한 것이 아니더라도, 약 두 달의 시간 동안 뭔가를 배워보자는 것이다. 지금껏 몇 번의 방학을 거치며 아이는 코딩, 동영상 편집, 그림책으로 글쓰기 등을 배웠다. 그리고 나는 역사, 코딩, 애플리케이션으로 디자인 제작하기 등을 배워서 아주 잘 써먹고 있다. 방학을 앞두고 내가 운영하는 공부방 게시판 전단지도 직접 디자인했다. 이렇게 아이들은 무료한 방학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고, 성인들은 필요한 기술(?)을 무료로 습득할 수 있는 곳이 우리 주변에 정말 너무나도 많다.
만화를 통해 일본어를 알게 된 초등학생 아이는 이번 겨울방학, 도서관 일본어 수업에 참여한다. |
아이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일본어에 도전한다. 구립도서관에서 원어민 강사로부터 일본어를 배우는 것이다. 어느 날부터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에 푹 빠지더니 우리말 더빙판이 아닌, 일본어 영상을 보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에 제안했더니 너무나도 좋아하며 수업을 듣겠다고 했다.
나는 전자책 내기에 도전한다. 물론 이것도 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노하우를 이용하는 것이다. 첫 전자책을 낸 건 약 1년 전인데, 지금까지 약 7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액수를 떠나 참으로 감계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 평생의 숙원사업이었으니 말이다.
서울의 경우 에버러닝(https://everlearning.sen.go.kr)을 통해 평생학습관은 물론 도서관 등의 강좌 확인, 수강 신청까지 가능하다. |
추운 겨울,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외부 활동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한 없이 늘어져 살만 찌우고 시절만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번 겨울 무언가 배우고자 한다면 일단 내가 사는 지역의 도서관에 접속해보자.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물론 자격증 과정까지 다채롭게 마련되어 있다. 교육청 산하 도서관, 시립, 구립도서관, 행정복지센터에도 운동은 물론 취미, 교양 등 갖가지 예체능을 배울 수 있는 강의가 열리고 있다.
이 중 내가 강력 추천하는 곳은 바로 교육청 평생학습관이다. 내가 사는 인천의 경우 인천교육청평생학습관이 있고, 각 구마다 운영하는 평생학습관이 또 따로 있는데 서울 및 광역시는 대동소이하다. 선택의 폭이 무척 넓다는 것이다.
문자 알림을 신청하거나 카카오톡 친구 맺기를 해놓으면 미리미리 수강 신청 정보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비대면 수업이라는 이점을 이용한다면 거리가 멀다한들 전혀 상관이 없으니 어쩌면 지금이 내가 원하는 강의를 맞춤형으로 골라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지도 모른다.
올 겨울 나는 전자책 한 권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 표지만 먼저 만들어 보았다. 표지 만들기, 전자책 내기 등은 모두 평생학습 무료 프로그램을 통해 습득했다. |
내가 워낙에 지역의 평생학습에 관심이 많고 활발하게 참여를 하다 보니, 이래저래 아는 분들이 생겨난다. 드론, 재봉틀, 그림책, 통기타, 외국어 등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4살 꼬마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수용의 폭도 넓다. 그렇다면 이번 겨울, 뭔가 하나 배워보는 건 어떨까! 기왕이면 열정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