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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헌혈로 나눔을 합니다

2022.04.14 정책기자단 이정혁

고등학교 2학년, 학교로 찾아온 헌혈 버스에서 헌혈을 마치면 기념품을 준다는 말에 혹해 첫 헌혈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몇 달 후 할아버지께서 혈액암으로 돌아가신 뒤 헌혈은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지난 3월 22일, 헌혈의집 중계센터에서는 조금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70세 최영돈 어르신의 마지막 헌혈을 축하하는 행사인데, 고령의 어르신이 헌혈하기가 쉽지 않기는 하겠지만 축하 행사까지 할 일인가 싶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1994년 첫 헌혈을 시작한 어르신은 40대가 되어서 뒤늦게 헌혈을 시작하셨습니다.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약 15회씩 29년에 걸쳐 헌혈을 해오셨고, 마지막으로 430회 헌혈을 하신 것이었습니다.

꾸준히 헌혈을 하는 헌혈자에게 수여되는 명예장. 나도 300회 명예장을 목표로 꾸준히 헌혈하고있다.
꾸준히 헌혈을 하는 헌혈자에게 수여되는 명예장. 나도 300회 명예장을 목표로 꾸준히 헌혈하고 있다.

 

꾸준히 헌혈을 진행하는 것은 정말 굉장한 일입니다. 많은 국민이 헌혈하고 싶어도 다양한 이유로 헌혈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이유에는 철분 수치, 병·의원 치료 및 약 복용, 해외여행 등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총 121회에 걸쳐 헌혈을 해왔습니다. 비록 기념품을 받기 위해 첫 헌혈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사명감 내지 내가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나눔 활동의 일환으로 헌혈을 하는 것입니다. 

헌혈을 앞두고는 건강 관리에 조금 더 신경 쓰게 됩니다. 혈소판 헌혈을 주로 하는 저는 3일 정도 전부터 기름진 음식을 피합니다. 혈액 속에 기름이 많으면 성분헌혈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고, 심지어 헌혈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121회 헌혈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다종성분(혈소판혈장)헌혈을 진행중이다.
121회 헌혈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다종성분(혈소판혈장) 헌혈을 진행 중이다.

 

물론 헌혈하는데 통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헌혈에 사용되는 바늘은 일반 바늘보다 훨씬 두꺼우며, 성분헌혈의 경우 30분 이상 바늘을 꽂고 있어야 합니다. 오랜 기간 헌혈을 계속해온 두 팔은 이미 바늘자국으로 가득합니다.

처음에는 왜 몸 상하게 헌혈하냐며 미간을 찌푸리시던 엄마도 이제는 건강 잘 챙기며 헌혈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헌혈을 통한 나눔 실천으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현혈이 저에게 큰 보람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셨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대한민국,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수혈용 혈액을 해외에서 사 오고 있습니다. 혈액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헌혈할 수 있는 주기는 전혈의 경우 두 달에 한 번이지만, 큰 수술의 경우 한 번에 수혈용 혈액을 여러 개 사용하기에 수요가 훨씬 많은 것이 당연한 것 같기도 합니다.

주변 지인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헌혈에 대한 두려움과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헌혈을 꺼리고 있었습니다. 모두 충분히 공감 가는 말들입니다. 정부와 관계기관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여 변화하는 중입니다.

헌혈의집 외부에 헌혈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와 기념품에 대한 안내가 게재되어있다.
헌혈의집 외부에 헌혈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와 기념품에 대한 안내가 게재되어 있다.

 

우선 헌혈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 여러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으며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두려움이 컸지만, 내 작은 나눔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헌혈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바늘을 찌를 때 잠시 따끔함이 있지만, 혈관에 자리를 잘 잡으면 헌혈이 끝날 때까지 큰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한 이후 헌혈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기도 했습니다.

헌혈자에 대한 보상도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문화상품권이나 영화관람권 등 기념품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종류도 많아졌고, 단가도 높아진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헌혈이라는 것이 나눔에 뿌리를 두고 있어 현금을 직접 지급할 수는 없지만, 기념품은 물론 봉사 시간과 군입대 가산점 지급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헌혈자 대상 선호도 조사를 진행해 개편하고 있으니 앞으로 기대를 가져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꾸준한 헌혈로 상당량 쌓인 헌혈증. 종종 주변에서 헌혈증 기부요청을 받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필요한 사람을 물어 나눔을 진행하기도 한다.
꾸준한 헌혈로 상당량 쌓인 헌혈증. 종종 주변에서 헌혈증 기부 요청을 받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필요한 사람을 물어 나눔을 진행하기도 한다.

 

참고로 헌혈을 마친 후 받는 헌혈증을 보관하고 있으면 추후 수혈시 본인부담금을 경감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헌혈증을 모아 건너건너 필요한 지인에게 기부하거나, 소셜미디어에 헌혈증 나눔글을 올려 필요한 분께 드리고 있습니다. 헌혈로 생명나눔을 실천하고, 헌혈증도 기부해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헌혈자가 대폭 감소해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간호사인 후배도 헌혈하는 사람이 대폭 줄어든 것을 느낀다며 헌혈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진이 헌혈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헌혈을 실천함으로써 얻는 보람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건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생명나눔 헌혈! 헌혈자 감소로 혈액이 가장 필요한 지금이 첫 헌혈을 경험하기 가장 좋은 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도 200회, 300회 헌혈을 향해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려 합니다.



이정혁
정책기자단|이정혁
jhlee43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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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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