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를 믿지 않게 된 무렵이었나? 현실 속 로봇은 공장에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 로봇이 어느새 우리 일상 속속히 들어오고 있다.
커피를 따르고(왼쪽) 교육센터에서 안내를 하는 로봇(오른쪽). |
우리는 박물관에서 해설하고, 카페에서 음식을 나르며, 구청서 안내하는 로봇을 심심찮게 만난다. 이미 편의점에선 자율주행 로봇이 아파트 단지와 사무실로 배달을 하고 있으며, 호텔에선 객실 용품을 전달해주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전 세계에는 소독과 방역 로봇이 대량 도입됐다. 어디 이뿐일까? 지난해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와 협력한 NFT 그림 작품이 7억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됐고 촉감을 인지하는 로봇 피부 기술도 개발됐다. 혹시 봤을까. 미국 CES 2022에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나 반려동물 로봇 제니, 모플린을 보면 감탄을 넘어 전율까지 느낀다.
스마트 테크 코리아 2022가 3일간 열렸다. |
“쟤 너무 귀엽잖아.”
얼마 전 박물관 로비에서였다. 한 관람객 말에 고개를 돌려보니, 안내 로봇이 있었다. 요즘 많은 곳에서 보게 돼, 크게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웬걸, 여전히 많은 사람이 로봇에 관심이 쏠려 있었다. 특히 어린이대공원에서 자율주행하던 로봇과 마주치는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질문을 던지고 사진을 찍고 반긴다. 그렇다.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미래에 관한 꿈을 꾸게 해준 건, 로봇이 아니었던가. 로봇은 올해 발명의 날 국민이 투표한 ‘대한민국을 바꿀 발명 기술 2위’에도 선정됐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안내 로봇. |
자세히 보니, 박물관에서 본 로봇은 몇 년 전 본 로봇보다 더 귀여워 보였다. 극히 주관적일지 모르겠지만 표정도 다양하고 기능도 많은데 말까지 더 매끄러웠다.
이쯤에서 궁금해졌다. 우리나라 로봇 산업은 어디까지 왔을까. 마침 지난 6월 8~10일 코엑스에서 열렸던 ‘스마트 테크 코리아 2022’를 통해 다양한 로봇을 접할 수 있었다. ‘스마트 테크 코리아 2022’는 스마트 기술,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과 함께 진행됐는데, 난 로봇에 관심을 두고 둘러봤다.
제이엠로보틱스(JMR)에서 선보인 크루즈 안내 로봇과 방역 로봇들. |
“이 집 로봇이었네요.” “아, 네 저희 로봇 소개하려고 풀어놨더니 멀리 갔네요.”
우선 다양한 로봇들이 사이좋게(?) 전시장을 누비는 게 신기했다. 멀리까지 가도 알아서 집을 찾아 잘 돌아왔다. 반려로봇같다.
원더풀플랫폼의 인공지능 돌봄로봇 다솜K. 1세대에 비해 움직임을 비롯한 기능이 많아지고 귀여워졌다. |
AI 돌봄로봇 다솜K가 어르신에게 필수인 약을 분석해 준다는 점이 유익해 보였다. 흥미로웠다.
테솔로의 핑거로봇 그리퍼가 물을 받고 있다. |
핑거로봇 그리퍼는 사람 손처럼 다재다능하게 움직이는 게 신기했다. 버튼을 눌러 물을 담고 주전자를 잡고 차를 따르기도 한다. 제법 안정적이다. 문득 핑거로봇 기술은 어떤 점이 고난이도인지 궁금해졌다. 담당자는 로봇의 손압(쥐는 힘)과 관절 기술이라고 말했다.
인봇의 교육용 AI 로봇 테미. 마스크 유무를 판별해 초록과 붉은 색으로 표시한다. |
교육형 AI 로봇 테미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란다. 이 로봇은 교사 위치를 인식하면서 따라다녀 흥미를 더한다. 여러 기능이 있지만, 마스크 착용 여부 검사를 해봤다. 담당자가 마스크를 살짝 내리자, 빨간 표시가 됐고 마스크를 제대로 쓴 나는 초록으로 표시가 됐다.
제이엠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커피 로봇도 보인다. |
윤석열정부는 반도체·AI·배터리 등 미래전략산업 초격차 확보 국정과제에서 로봇 분야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 18일에는 ‘자율주행로봇 민간협의체’가 발족했으며, 6월 9일에는 산학연(산업계, 학계, 연구계)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로봇산업 규제개선 민간협의체’가 출범하기도 했다.
스마트 테크 코리아 2022. |
우리는 이제 어떤 로봇을 만나고 어떤 로봇과 함께 생활해나갈까. 앞으로 길을 걸으며 자주 옆을 살펴야 할지 모르겠다. 내 옆에 다양한 로봇이 함께 걸어 다니는 세상,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