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를 볏짚으로 묶잖아요, 그 이유가 뭘까요?"
설명을 듣던 아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해설을 맡은 이정아 부관장(짚풀생활사박물관)이 말했다.
"짚에 있는 고초균이 발효를 돕거든요. 볏짚에는 굉장히 다양한 균들이 서식하고 있어요"

지난 5월 2일부터 31일까지 '2025 박물관·미술관 주간'(이하 '박미주간')이 열리고 있다.
'박미주간'은 세계 박물관의 날을 기념하여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 한국박물관협회가 함께하는 전국 박물관과 미술관의 문화 축제다.
올해 '박미주간'은 '급변하는 공동체와 미술관의 미래(The Future of Museums in Rapidly Changing)'를 주제로 지역문화 고른 발전을 위해 지역 박물관의 참여 확대하고 지역 내 박물관·미술관 등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박미주간'의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로 '뮤지엄x즐기다', '뮤지엄x거닐다', '뮤지엄x만나다'로 구성됐다.
'뮤지엄x즐기다'에는 전국 박물관, 미술관의 다채로운 전시, 체험, 교육 등 전국 26개 프로그램이 선보이며, '뮤지엄x거닐다'에는 파주, 양평, 경주, 전주 등 6개 지역의 박물관과 미술관, 문화 명소를 각각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게 된다.
'뮤지엄x만나다'에는 박물관과 미술관의 우수한 문화유산 속 숨은 이야기를 통해 문화적 가치를 발견한다.

'올해 '박미주간'에는 어떤 즐거움을 누려볼까?'하는 행복한 고민으로 '박미주간' 프로그램을 살펴보다 '뮤지엄x즐기다'에 시선이 멈췄다.
짚풀생활사박물관에서 진행하는 특별전 '맛있다. 짚풀 덕분에'란 프로그램이 궁금해서였다.
짚풀이 맛있다고?
평상시 생각했던 짚풀의 이미지와 좀 달라서였을까?
이 프로그램에 호기심이 생겼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토요일 오후, '맛있다. 짚풀 덕분에'를 보기 위해 짚풀생활사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 곳곳에는 '박미주간'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다.
토요일은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이 많았다.
아이들은 짚풀에 대해 낯설어하다가 쌀과 장 등 음식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였다.

짚풀생활사박물관은 1993년 서울 종로구에 설립, 9000여 점이 넘는 짚과 풀에 관한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관련 상설 및 기획 전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박미주간'을 기념, 짚풀에 관한 전시와 연계 교육프로그램, 연계 워크숍으로 구성한 특별전 '맛있다. 짚풀 덕분에'를 5월 2일부터 5월 31일(전시는 8월 30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맛있다. 짚풀 덕분에' 전시는 전시관 2층에 마련됐다.
짚과 풀을 총 3부로 나눠 쌀과 장, 포장과 연계해 소개하고 있다.
특히 짚과 풀로 만든 도구가 음식을 만들거나 보관, 저장하도록 쓰이는 건 참 흥미로웠다.
'인사 쌀 찾기로 토종 쌀 맛 대결'에선 볏짚과 당시 자료들이 준비돼 있었다.
역사적으로 밥그릇이 점점 작아지는 사진을 보며 흥미로웠다.
조선 시대에 기록된 1451종의 쌀 중 현재 100여 종만이 전국 일부 농가에서 재배된다는 이야기를 듣자 안타까웠다.
동시에 하나씩 모두 맛보고 싶어졌다.

"지난해 우리나라 장담그기가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 등재되었잖아요. 짚풀은 이런 장과도 연관돼 있는데요. 여기 장독 옆에 금줄 보이시죠? 보통 금줄은 맛이 잘 유지되고 악귀도 쫓는다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해요. 옛날 아기들이 태어났을 때도 집 앞에 금줄을 걸었잖아요."
이 부원장은 금줄을 왼쪽으로 꼬는 건 귀신을 쫓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껏 한 번도 줄의 꼬인 방향을 생각해 본 적 없었기에 꽤 신기했다.

마지막 전시는 짚과 풀을 이용한 포장법을 보여줬다.
"어머 예쁘다! 짚풀 포장이 너무 고급스러운걸"
전시를 관람하던 누군가가 말했다.
나도 고개가 끄떡여졌다.

"여러분, 문체부에서 '세계박물관의 날'을 기념해 전국 박물관과 미술관이 참여하는 '박미주간'을 진행하고 있어요. 여기 박물관 사업도 선정돼 무료로 체험할 수 있었는데요. 5월에 진행되는 '박미주간'을 마음껏 누리시면 좋겠습니다."


한옥관(교육실)에 모이자, 담당자는 사람들에 박미주간을 설명한 뒤 복조리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우리가 만들 복조리는 보통 재료와 달리 다루기 쉬운 부들이라는 재료를 사용했다.
생각보다 부드러웠는데 가느다란 부들은 밤새 물에 불린 거라고 했다.
앞에 앉은 아이의 작은 손에 들린 부들은 꽤 커 보였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아이도 곧 익숙해졌는지 생각보다 재밌어했다.
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비가 내려 앞마당에서 놀지는 못했지만, 돌아가는 표정들은 모두 흡족해 보였다.
"또 올게요."하며 인사하는 사람들 손에는 자신이 만든 복조리가 들려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딸과 함께 왔다는 여성은 이번이 두 번째라고 말했다.
지난해 도서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박미주간을 처음 알게 돼 참가했다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아이가 좋은 체험을 하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아이는 만든 복조리를 자랑스러운 듯 내밀었다.

이곳 박물관은 평일은 장애인, 다문화센터 등을, 주말은 개인으로 신청받는다.
'맛있다. 짚풀 덕분에' 특별전과 연계 교육프로그램 등은 무료로 진행된다.
더욱이 5월 14, 21, 28일은 강연과 함께 포장과 막걸리, 장을 체험해 보는 특별전시 연계 워크숍이 기다리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어르신들은 요즘 짚풀 보기 힘든데 옛 추억이 떠오르신다고 즐거워하세요. 아이들은 망태 할아버지는 들어봤다고 재밌어하고요."
특별전 해설을 맡은 이정아 부관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박미주간에 대해 "자체적으로도 다양한 행사를 열지만, 특히 작은 사립 박물관은 한계가 있다. 사람들이 '박미주간'을 검색하며 전국의 좋은 곳들이 널리 소개가 돼 흐뭇하다"고 반겼다.
또 '박미주간'에 선정돼 준비를 많이 한 만큼 참가자들 반응도 좋아 즐겁게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쌀, 보리 등을 잘 알고 있지만 짚풀까지 연결 짓진 않잖아요. 짚풀은 오랫동안 일상에서 많은 사람이 사용했지만 문화로 주목받진 못했거든요. 작년 '박미주간'에도 이런 걸 알리는 전시를 했는데 사람들이 새삼 알게 되었다며 즐거워했어요. 이곳은 저희 초대 관장님인 신동엽 시인 부인이 농촌에서 초가집 지붕마저 사라져 가는 게 안타까워 직접 녹취하고 수집하며 유학까지 다녀와 박물관으로 탄생했지요."

그는 박물관의 탄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덧붙여 서민들이 모두 사용했던 까닭에 친밀감도 크고 호응도 높은 것 같다고 했다.
또 짚풀이 한국적이면서 역사도 깊어 외국인도 좋아한단다.
현재 홍콩의 국가에서 운영하는 커다란 공예전시관에도 기획 전시 등을 열고 있다.

'박미주간'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자세히 보게 되었을까.
나는 올해 '박미주간'을 통해 짚풀이 이렇게 쓸모 있는지, 또 짚풀을 통해 맛있다는 말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이해했다.
그동안 짚풀 하면 밧줄이나 빗자루, 짚신 같은 밋밋한 일상품이 떠올랐는데 이곳에 오니 부채나 강아지집을 비롯해 다양한 도구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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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재료로 다양한 무늬로 짜고 사용하며 의미를 부여한다.
짚풀이 주는 실용적인 아름다움을 비로소 나도 찾은 듯하다.
특히 보릿짚 같은 경우는 염색하면 광택까지 빛난다.
누가 이 재료를 짚풀이라고 생각할까.
박미주간을 통해 만난 짚풀의 재발견 같다.

'박미주간'에는 이외에도 전국 260여 개 박물관과 미술관이 참여한다.
평소 지나다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5월에 매주 수요일과 세계 박물관의 날(5월 18일) 무료 관람을 시행한다.
또 관세박물관에서는 5월 한 달간 빵 나오는 시간(1일 2회)에 맞춰가면 활동지와 함께 커피 & 쿠키 쿠폰 이벤트를 진행하는 재밌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박미주간' 누리소통망(SNS) 등에서 찾아보자.
화창한 5월, '박미주간'을 맞아 그동안 못 가본 박물관과 미술관을 찾아 실컷 누려보는 건 어떨까.
☞ 2025 박물관·미술관 주간 공식 누리집 (museumweek.kr)
☞ 박물관·미술관 주간 공식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 짚풀생활사박물관 누리집 (jip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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