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름을 앞두고 있다.
부쩍 더워진 날씨에 여름 옷을 꺼내기 위해 옷장을 열었다.
여름철 즐겨 입을 반팔 티셔츠와 얇은 바지들을 고르는데 구석 깊은 곳에서 라벨조차 떼지 않은 반바지 한 벌을 발견했다.
예전에 새로 산 반바지였는데, 언제 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바지 안쪽을 살펴봤는데, 현재 입는 크기보다 조금 작았다.
실제로 착용을 해보니 잘 맞지 않아 지금 당장 입기도 곤란했다.

옷장을 연 김에 오래도록 보관만 했던 사계절 옷가지들을 추려봤다.
베란다에 있는 보관함 속 옷까지 더하니 입지 않는 옷들이 너무 많았다.
'사실 우리는 가진 옷의 20%를 80%의 시간 동안 입는다.'
도미니크 로로가 쓴 책 '심플하게 산다'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는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의미하는 '파레토의 법칙'을 적용한 것으로, 흔히 2 대 8 법칙이라고도 한다.
'다이어트하면 꼭 입어야지!' 또는 '언젠가는 입겠지?'라는 생각에서 고이 보관했던 대부분의 옷들은 3년, 5년이 지나도 입지 않는다.
흔히 우리 가정 내에서 폐의류가 생기면 종량제봉투에 넣어 배출한다.
앞서 라벨이 그대로 붙은 반바지처럼 상태가 좋은 옷들은 집 앞 헌옷수거함에 넣거나 아름다운가게, 굿윌스토어 등에 기부하기도 한다.
유행에 따라 옷을 쉽게 소비하고 또 쉽게 버리는 요즘, 헌 옷 발생에 따른 문제라면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과 탄소 배출 등이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옷의 소재로 가장 많이 쓰이는 폴리에스터는 소각 시 각종 유독가스를 발생시키고, 자연 분해만 해도 수백 년이 걸린다.
또한 중고 의류의 주요 수출국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대부분 쓰레기로 아무 곳에나 버려진다고 한다.
그런데 버려지는 섬유를 자원으로 바꾸는 혁신 기업이 있다.
폐의류, 폐현수막, 원단 스크랩 등 버려지는 섬유를 고온·압축하여 친환경 섬유패널인 '슬로우넬'을 개발한 스타트업 '오슬로(Osllo)' 다.
'오슬로'는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 특허청과 함께 '넷제로 챌린지X' 스타트업에 선정된 기업이기도 하다.
'넷제로 챌린지X'는 민·관이 협력하여 탄소중립·녹색성장 분야의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특전을 제공하는 범국가 탄소중립 프로젝트 사업이다.
올해 초 심사 과정을 통해 선정된 스타트업은 취재차 찾은 '오슬로'를 포함해서 모두 9곳이다.
오슬로의 전주한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보도자료' 특허청, 기후기술 스타트업들과 소통 강화

Q. 기후 기술 관련 스타트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원래 패션 관련 사진작가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프리카 해안가에 쌓인 거대한 폐의류 쓰레기 산을 보고 활동을 멈췄습니다. 그중 상당수가 한국과 선진국에서 온 '기부 옷'이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고, 이 문제를 디자인이 아닌 기술로 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혁신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Q. 실제로 뵈니 연령대가 청년이실 것 같아요. 이런 창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발굴하셨는지요.
A. 창업은 식품 분야에서 출발했다가 의류 쪽으로 전환을 꾀하였는데요. 처음에는 단순한 리사이클링 사업을 진행하다가 점차 큰 틀에서의 본질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폐의류와 같은 소재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곳에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봤거든요.
실제 헌 옷들을 수거하고, 재가공하여 판매하는 구제 옷 매장을 운영하면서 너무 많은 옷이 양산되고 버려지는 걸 보면서 폐섬유 기반의 산업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폐섬유를 만지다 보니 소재가 너무나도 다양하고, 생각보다 처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접근 자체를 바꿨는데요. 정확히 분류하지 않고 통합·압축하여 만들 수 있는 소재인 '슬로우넬'을 선보였고, 탄소 감축이라는 결과가 따라오면서 지금의 스타트업이 완성되었습니다.

Q. 사업 아이템 발굴 이야기를 들어보니, 개발 제품이 더 궁금해졌는데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슬로우넬'로 만들 수 있는 제품군은 나무 합판이나 벽돌을 대체하는 친환경 건축 자재입니다.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는 목재는 벌목으로 인한 산림 파괴는 물론 제작 과정에서 쓰이는 화학 접착제가 포름알데이드 성분을 유발하는데요. 폐의류는 국내 어디서든 값싸게 구할 수 있고, 폐섬유 기반의 파티클 보드는 몇 번이고 재분쇄·재가공하여 다양한 형태로 활용이 가능하고, 미래 친환경 가구의 좋은 자재가 될 수 있습니다.
벽돌 모양의 자재는 층층이 결합한 섬유 구조로써 특히 보온 효과가 뛰어납니다. 앞으로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건축 시 층간 소음을 줄여주고, 벽을 따뜻하게 마감하는 소재를 개발할 생각입니다.


Q. 기술 개발에 어려웠던 부분과 이번 넷제로 챌린지X 스타트업 선정 소감은요?
A. 우선 인증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리사이클이 힘든 이유가 워낙 많은 원단이 있고, 합성 섬유의 비율도 제각각이라 순도 높은 공정이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개발 과정은 늘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제가 모르는 기술은 무엇이고,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계속 관련 기관들이며 외부 업체들이랑 다각도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저희가 연구·개발한 친환경 섬유 패널이 탄소중립 및 넷제로를 실현하는 아주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정말 뜻깊습니다. 사실 스타트업 입장에서 보면 늘 시행착오의 연속인데, 우리가 가는 길이 맞다는 확신을 주는 계기가 되어 뿌듯합니다.

Q. 실패의 연속에서도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특별한 원동력이 있었을까요?
A. 제가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지금이 가장 젊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가 20대 후반의 나이인데, 만약 서른이 넘고 마흔이 다 되어 이 일을 한다면 포기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리사이클 기반의 산업화는 리스크도 너무 많고, 단순히 제품만 좋다고 해서 그게 사업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청춘을 무기로 얼마든지 실패해도 되고, 또 불가능은 없다는 긍정의 에너지가 저를 지탱한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리사이클과 관련해서 일반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선 목표는 민·관 원활한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올해 내로 국내 공공조달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곧 새롭게 도입하는 생산 장비로 제품 생산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폐섬유 수거, 슬로우넬 가공, 공공·민간 자재 시공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자원 순환 흐름으로 완성하고자 합니다.
또한 유럽 탄소국경세(CBAM)에 대응하기 위해 LCA 인증 확보 및 글로벌 진출 준비도 병행 중입니다. 어느 순간 사람들에게 폐의류, 폐섬유 등의 리사이클 소재가 더럽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된 측면이 있는데요. 앞으로는 리사이클이 우리 국민들에게 재미나 흥미의 요소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환절기 안 입는 옷들을 정리하다가 생긴 폐의류 처리 문제와 가치 있는 리사이클에 대한 고민들.
넷제로 챌린지X 기후기술 스타트업 탐방을 통해 탄소중립의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올해 처음 추진된 이번 프로젝트가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자랑하는 K-스타트업으로 커가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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