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복의 날, 연극이 된 창공의 역사
광복 80주년의 의미가 한층 깊어지는 8월 15일, 국립항공박물관 강당은 특별한 울림으로 가득 찼다.
무대 위에서는 시공간을 넘어선 만남이 펼쳐지고 있었고, 객석에는 부모님의 손을 꼭 잡은 아이들과 젊은 세대 관람객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그들이 함께 나눈 호흡 속에서 광복은 과거의 사실을 보고 배우며 기억하게 되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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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국립항공박물관을 견학하러 온 소녀 '지우'가 시간여행을 통해 1920년대 안창남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고국 방문 비행을 준비하는 모습, 금강호 제작 과정, 그리고 관동대지진 속에서 마주한 혼란과 결단이 이어진다.
안창남은 독립한 조선의 미래를 확인하고도 자신은 남아 항공독립운동을 계속하기로 결심하며, 지우만을 미래로 돌려보낸다.
이 장면은 역사 재현의 장면이지만, 현재와 미래 세대가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직접 보고 배운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현재로 돌아온 지우의 변화를 통해 관객은 '오늘의 우리가 있을 수 있도록 희생한 사람들'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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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에게 날개를 달아준 비행
안창남은 1922년, 일제의 철저한 감시와 억압 속에서 고국 방문 비행에 나섰다.
당시 하늘을 나는 조선인 조종사의 등장은 그 자체로 혁명이었다.
그는 비행 기술을 뽐내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 "배움의 힘으로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 라는 메시지를 하늘 위에서 전한 사건이었다.
그 비행은 한민족의 자존심을 깨우는 사건이었던 점이다.
경성과 인천 상공을 가로지르는 그의 금강호는, 일제의 압제 아래 있던 민중에게 독립과 근대화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관객들은 연극 속에서 금강호가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오르는 순간, 그 감동을 함께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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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임시정부 비행학교와의 연결
안창남의 정신은 임시정부 비행학교와 맞닿아 있다.
1920년 미국 캘리포니아 글렌카운티에 설립된 이 학교는 김종림, 강영문, 이재수 등 독립운동가들이 항공 인재를 기르던 요람이었다.
세 대의 비행기와 교관을 갖추고, 15명의 학생이 항공술을 배우며 조국의 하늘을 꿈꾸었다.
설립 부지와 자금 대부분을 댔던 김종림 선생이 자연재해로 경제적 타격을 입으면서 학교는 1921년 문을 닫았지만, '하늘로 가는 독립의 길'을 개척한 상징으로 남았다.
연극 속 안창남의 비행은 바로 그 희망을 무대 위에서 되살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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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
공연과 함께 진행된 전시 '다시 살펴보는 하늘의 기록: 공중용사 안창남'에서는 1923년 잡지『개벽』 제31호에 실린 「공중에서 본 경성과 인천」을 비롯해 그의 비행과 사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들이 공개됐다.
관객들은 활자 속에서 청년 안창남의 목소리를 직접 느낄 수 있었고, 전시된 사진과 기록은 연극의 장면들과 자연스럽게 맞물려 몰입도를 높였다.
그 당시 『개벽(開闢)』 제28호(1923년 1월호)에 실린 「안창남 군 비행담」 원문 그대로의 표기를 재현해보겠다.
옛 맞춤법과 표현을 최대한 유지했다.
『開闢』 第二十八號 (1923年 1月)
安昌男君 飛行談
"京城의 하눌! 飛行場에서 一千一百米 以上 높직이 뜨니까 제일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은 南大門이었습니다. 오래간만에 돌아오는 아들을 大門 열어노코 기다리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것 가티 반가웠습니다. 그냥 가기가 섭섭하여 飛行機를 틀어 獨立門 위까지 떠가서 한 바퀴 휘휘 돌았습니다. 西大門 監獄에서도 머리 위에 뜬 것이 보였을 것이지만 갇혀잇는 兄弟의 몇사람이나 내 뜻과 내 몸을 보아주었을런지. '어떠케나 支耐하십니까' 하고 空中에서라도 소리치고 싶었으나 하는 수 업시 그냥 돌아섯습니다. 東大門, 昌德宮, 鍾路 네거리, 景福宮이 차례차례 발밑으로 굽어보였습니다. 京城의 크고 작은 집들이 바둑판 가티 늘어서 잇는 光景은 眞으로 壯快하였습니다. 나는 大韓 사람으로서 大韓 하눌을 나는 첫번쨰 사나이가 된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飛行은 단순히 하눌을 나는 일이 아니라, 억눌린 祖國의 가슴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일이라는 使命을 느꼇습니다. 이 飛行이 同胞들의 가슴 속에 獨立의 希望을 다시 일게우는 불씨가 되기를 빌면서, 나는 천천히 高度를 낮추어 飛行場으로 돌아왓습니다."
(이상 開闢지 발췌)
※ 옛 맞춤법 표기는 원문 그대로 두었으며, '하눌=하늘', '어떠케나=어떻게나', '支耐=지내' 등 현대어로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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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광복절 특별 교육 프로그램 '안창남의 금강호 오토마타 만들기'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직접 금강호 모형을 조립하며, 당시의 비행을 손끝으로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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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난 뒤, 한 관객은 "안창남의 이야기를 이렇게 생생하게 보게 된 것이 감동스러워요. 역사 속 인물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사람을 대면하는 것처럼 생동감이 있었어요" 라고 말했다.
아이들을 인솔해서 온 한 선생님은 "무장애 공연이라 특이하게 느꼈어요. 아이가 수어 통역을 보면서 이야기를 이해하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라고 전했다.
역시 "한 민족의 독립운동이 기술과 비행이라는 형태로 펼쳐진 것은 매우 독창적이네요" 라며, 안창남의 이야기가 한국만의 역사가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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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과 미래를 잇는 상징
안창남은 민족의 항공 영웅이다.
그는 하늘을 통해 민족의 존엄을 드높였고, 억눌린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심어준 상징이었다.
그의 날개는 광복으로 향하는 길 위에 놓인, 기술과 의지, 희망의 결실이었다.
연극 '떳다, 보아라 안창남'은 그 상징성을 오늘날로 불러와, 세대와 세대를 잇는 다리가 되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무대 위에서 되살아난 안창남은,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 자유로운 하늘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하늘을 향해 날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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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떳다 보아라, 안창남 연극 공연 안내>
- 일정: 2025년 8월 15일(금) ~ 8월 30일(토), 총 10회
- 장소: 국립항공박물관 1층 대강당
- 무장애 연극: 개방형 수어 통역, 자막&음성 해설 제공
- 열린 객석 특화 공연: 8.20(수) 청각장애 특화 / 8.22(금) 시각장애 특화 / 8.29(금) 발달장애 특화
- 예매 안내: 온라인 예약(공연 하루 전 마감), 현장 신청 가능
☞ 국립항공박물관 누리집
◆ 에필로그 – 하늘로 난 길, 안창남의 짧고 뜨거운 생애
안창남(1901~1930)은 평양에서 태어나 한국 최초의 비행사로 이름을 남겼다.
1920년 일본에서 조종사 자격을 취득한 그는, 1922년 고국 상공을 날아오르며 민중 앞에 조국의 하늘을 처음 열어 보였다.
이 비행은 식민지 현실 속에서 꺼져가던 자긍심을 일깨우며, 안창남을 시대의 영웅으로 세웠다.
그러나 조선과 일본에서의 활동은 일제의 감시와 제약에 가로막혔다.
더 넓은 하늘을 향해, 그리고 독립운동에 기여할 길을 찾기 위해 그는 중국으로 향했다.
상하이에서 임시정부 인사들과 교류하며 항공의 가능성을 모색했고, 1929년에는 난징의 중국 국민당정부 항공위원회 소속 조종사 겸 교관으로 활동했다.
1930년 1월, 난징에서의 시험비행 중 불의의 추락 사고로 그는 향년 29세에 생을 마감했다.
짧은 생애였지만, 하늘을 통해 독립의 꿈을 전하고자 했던 그의 열망은 오늘날까지 '하늘로 가는 독립의 길'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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