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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돌봄 문제, 살던 곳에서 치료까지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바꾼다

[2026 새해 달라지는 정책-29]의료·요양·생활 지원까지 하나로 연결된 돌봄 시스템
3월 27일부터 도서지역까지 확대된 전국 시행

2026.04.10 정책기자단 허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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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31살에 갑작스럽게 수술받아 약 5일간 입원한 적이 있었다. 당시 가족 모두가 일하고 있어 보호자가 상주하기 어려웠고, 도우미를 쓰기에도 여건이 되지 않았다. 혼자 병실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이가 더 들었을 때, 혹은 부모님의 노후에는 보호자 없이 입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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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당시 상황 (본인 제공)

비슷한 경험은 가족에게도 있었다. 치매를 앓던 친할머니는 약 10년 가까이 요양원과 병원을 오가며 생활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간병과 돌봄 문제는 가족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집에서 모시기에는 치매로 인해 화재와 교통사고 등 여러 차례 위험한 상황이 발생 했었고, 부모님은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했으며, 우리 남매는 학교에 다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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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함께 (본인 제공)

이처럼 의료와 돌봄이 동시에 필요한 상황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관련 서비스가 분절적으로 제공돼 이용에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치매나 뇌졸중 같은 노년기 질환은 가정의 경제적 부담까지 크게 늘리는 경우가 많다.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문제는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누군가의 현실이거나 곧 마주하게 될 일일지도 모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를 3월 27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했다.

◆ 의료·요양·돌봄을 하나로 연결하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기존에 각각 나뉘어 제공되던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지역사회 중심으로 통합해 제공하는 제도다. 보건의료, 건강관리, 장기 요양, 일상생활 돌봄 등 4개 분야 총 30종 서비스가 연계되며, 대상자는 살던 곳에서 필요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된다. 구체적으로 방문 진료, 방문간호, 만성질환 관리 같은 재가 의료서비스를 비롯해 방문요양, 방문목욕, 주야간 보호 등 요양 서비스가 확대된다.

또한 긴급 돌봄, 응급 안전관리, 주거지원 등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도 함께 제공된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지방자치단체가 대상자의 건강 상태와 돌봄 필요도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개인별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제공된다.

◆ 단계별 확대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정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를 도입기, 안정기, 고도화기의 3단계로 나누어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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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 로드맵

도입기(2026~2027년)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보건의료, 건강관리, 장기 요양, 일상생활 돌봄 등 4개 분야 30종 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하며 노인과 고령 장애인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정기(2028~2029년)에는 대상자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중증 정신질환자까지 대상 범위를 넓혀, 지역 간 격차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고도화기(2030년 이후)에는 노쇠 예방부터 임종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돌봄 지원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서비스 역시 현재 30종에서 2030년까지 60종으로 확대되며, 방문 재활, 방문 영양, 병원 동행 서비스 등 다양한 돌봄 서비스가 단계적으로 도입될 계획이다.

◆ 도서·벽지까지 확대되는 맞춤형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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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제작 (기사: 내달부터 도서·벽지에서도 맞춤형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 (지도: 국토정보플랫폼)

◆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지역까지 확대된다.

보건복지부는 도서·벽지 등 사회서비스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맞춤형 통합돌봄을 제공하는 '사회서비스 취약지 공모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인천, 강원, 충남, 전북, 전남, 제주 등 6개 시·도가 선정됐으며, 각 지역은 준비 과정을 거쳐 4월부터 이용자를 모집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일상 돌봄, 이동 지원, 심리·영양 관리, 문화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이 지역 특성에 맞게 패키지로 제공된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돌봄 서비스가 도입되는 등 새로운 돌봄 모델도 시도되고 있다.

◆ '살던 곳에서 돌봄 받는 삶'의 의미

사춘기 시절까지 함께 살았던 할머니와 외할머니 두 분은 말년에 병원이나 시설로 이동해 생활하셔야 했다. 그 과정에서 가족은 경제적·정서적 부담을 겪었고, 익숙한 공간을 떠나야 했던 어르신들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는 이러한 흐름을 바꾸고 있다. 살던 곳에서 의료와 돌봄을 함께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환자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과거처럼 간병 부담을 가족이 온전히 떠안기보다, 지역사회 안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연결되면서 돌봄의 부담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 일상에 더 가까워진 돌봄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단순히 서비스를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돌봄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제도다. 의료와 요양, 생활 지원이 하나로 연결돼 돌봄이 필요한 순간에도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앞으로 서비스가 확대되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누구나 살던 곳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이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돌봄은 더 이상 특정한 상황에만 필요한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실적인 삶의 문제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그 부담을 개인이나 가족이 아닌 사회가 함께 나누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도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

☞ (보도자료) '지역사회 통합돌봄' 27일 전국 시행…의료·요양 등 30종 서비스

☞ (보도자료) 내달부터 도서·벽지에서도 맞춤형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

허윤정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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