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초록빛 풍경을 찾게 된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나무들이 다시 잎을 틔우고, 숲이 푸르게 물들기 시작하는 계절에는 초록색 풍경만 바라봐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기분이 든다. 올봄에는 북적이는 관광지 대신 조금 더 조용하고 깊은 숲의 시간을 느껴보고 싶었다. 그렇게 찾게 된 곳이 바로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학교 수목원으로 1967년에 조성된 공간이다.

오랫동안 일반 시민들의 출입이 제한돼 있었지만, 지난해 58년 만에 전면 개방되며 시민들도 예약을 통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게 됐다.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은 산림청이 선정한 '2026년에 꼭 가봐야 할 수목원 10선' 가운데 한 곳이다. 필자는 직접 수목원을 찾아 자연형 숲길과 생태 공간을 산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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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안양수목원(arbor.snu.ac.kr)' 누리집 또는 현장 정보무늬(QR코드)를 통해 예약 후 입장이 가능했다. 평일과 주말 모두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있어 과도하게 붐비지 않았다. 자연을 보호하면서도 시민들이 쾌적하게 탐방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었다.

수목원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자연 그대로의 숲'이라는 분위기였다. 일반 수목원처럼 화려한 조형물이나 인공 시설이 많은 공간이 아니라, 관악산 숲길을 그대로 살린 자연형 탐방로가 이어지고 있었다. 키 큰 리기테다소나무 군락 사이로 난 길을 천천히 걸었다.
높게 뻗은 나무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며 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고, 곳곳의 나무 벤치에서는 시민이 조용히 쉬고 있었다. 잠시 앉아 숲을 바라보니, 복잡했던 생각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흔히 말하는 '숲 멍'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탐방로를 따라 이동하자 크고 작은 개천과 물길도 눈에 띄었다.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니, 단순히 꽃을 보는 공간을 넘어 몸과 마음이 함께 쉬어가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가족들도 많았다. 넓은 잔디원에서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있었고, 백 년을 훌쩍 넘겨 보이는 거대한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은 도심 공원과는 또 다른 깊은 안정감을 주고 있었다.

걷다 보니 '생명의 나무'라는 이름표가 붙은 나무도 만날 수 있었다. 설명문을 읽어보니 1977년 대홍수 당시 떠내려온 줄기 하나가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 지금의 거대한 나무가 됐다고 한다. 단순한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긴 시간을 견디며 살아남은 생명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은 단순한 산책 공간을 넘어 연구와 교육 기능도 함께 갖춘 곳이다. 실제로 곳곳에 설치된 식물 안내판에는 학술적인 설명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식물 이름뿐 아니라 생태적 특징과 성장 과정까지 소개돼 있어 자연스럽게 숲 교육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특히 안양예술공원과 함께 둘러보면 더욱 알찬 봄 나들이 코스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안양예술공원 산책과 카페 거리, 수목원 탐방을 함께 묶어 하루 코스로 즐기기 좋았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비교적 편리해 차량 없이 방문하기에도 부담이 적었다.

안양수목원은 천천히 걷고, 바람 소리를 듣고, 숲의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바쁜 일상 속 잠시 숨을 고르고 싶다면, 올봄 '비밀의 숲' 안양수목원에서 조용한 쉼표 같은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좋겠다.
☞ (멀티미디어 뉴스) 따뜻한 봄, 가족과 함께 꼭 가봐야 할 수목원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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