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직 방송작가다. 대학을 졸업하고 이십 년 가까이 이른바 '뼈 빠지게' 일하다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기획하던 프로그램이 무산되고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아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날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방송 일을 접고 지금의 일을 하게 됐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고동락하며 지낸 방송 종사자 동료들과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다들 현생에 치여 살다가 어렵사리 날을 잡고 시간이 되는 세 명의 전·현직 작가들이 오랜만에 모여 수다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이 나이쯤 되니 빠질 수 없는 건강 얘기에 남편, 자녀들 얘기 등등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었다.

마침 한 후배가 최근 프로그램 종영으로 일을 쉬게 됐는데 마음이 편안하다며 자기가 난생처음 실업급여라는 것도 받았다는 얘기를 꺼냈다. 사실 우리 같은 프리랜서들은 그동안 일이 없다는 것은 곧 밥줄이 끊기는 일이자 당장 어디에서도 나의 생계를 일절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루아침에 내가 일하던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없어져도 내 살길은 내가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제는 프리랜서들도 실직 후 재취업 활동을 하는 기간에 생계 불안은 잠시 접어두고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하는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한동안은 나름 여유롭게 새로운 일자리도 찾아보고, 그동안 소원했던 아들과도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하고 있는 후배가 기뻐하는 것은 당연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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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프리랜서가 구직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따라온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실직이나 이직 등을 하기 이전 24개월 중 총 9개월간 예술인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그런데 프리랜서의 특성에 딱 맞는 지원 조건이 있는데 후배의 경우처럼 계약 종료로 인해 일을 할 수 없는 경우는 당연히 구직급여 신청이 가능하지만, 이직일이 속한 달을 포함해 직전 3개월의 소득이 전년도 동일 기간보다 20% 감소한 경우에도 구직급여가 지원된다는 사실이다. 단, 예술인의 중대한 귀책 사유로 계약이 종료됐거나 스스로 그만두는 경우엔 받을 수 없다.
사실 방송작가는 프리랜서로 그동안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지만, 이제는 환경이 많이 변화해서 구직급여를 받으면서 새로운 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 기간에는 '실업크레딧'을 통해 국민연금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실업크레딧'은 무엇일까? 실업크레딧은 구직급여를 받는 기간 동안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가입 기간도 인정받을 수 있는 국가 지원 제도다. 실직 기간에도 연금 가입을 유지하면 노후에 받을 국민연금 수령액은 늘어나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엔 매달 보험료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럴 때 이러한 부담을 줄이고, 국민연금 수급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연금보험료의 75%를 국가가 지원해 주는 것이다.
실업크레딧은 1인당 구직급여 수급기간 중 생애 최대 12개월까지 지원된다. 12개월을 지원받기 전까지는 구직급여를 받을 때마다 재신청하면 된다. 하지만 연금보험료는 인정 소득을 기준으로 내야 하며, 인정 소득은 실직하기 직전에 받았던 3개월간 평균 소득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최대 70만 원을 초과할 수는 없다는 점을 꼭 알아둬야 한다.

한편 실업크레딧의 지원 대상은 2016년 8월 1일 이후 구직급여를 받는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실직자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1개월 이상 납부한 이력이 있는 가입자 및 가입자였던 사람이다. 단, 재산 및 소득에 제한 기준이 있다. 재산 기준으로는 재산세 과세표준의 합이 6억 원 초과하거나, 사업 소득 및 근로소득을 제외한 연간 종합소득이 1680만 원 초과인 경우엔 실업크레딧을 신청할 수 없다.
그렇다면 실업크레딧은 어떻게 신청해야 할까?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먼저 온라인 신청을 원한다면, 국민연금공단 전자민원에서 '실업크레딧 신청' 메뉴로 접속해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직접 방문하고 싶다면, 전국 국민연금공단 지사 및 고용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는 방법은 참 다양하다. 자의든 타의든 계약직이나 프리랜서로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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