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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화에 성공한 실용외교, 이제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

[국민주권정부 출범 1년] ⑦ 실용Ⅱ

2026.06.12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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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이재명 정부는 '정상국가로의 회복'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방향과 질서를 다시 설계하기 시작했다. 소통·실용·유능·민생·상생 등 5대 분야를 전문가 8인의 시선으로 돌아보며 지난 1년의 성과와 의미, 앞으로의 국정 과제를 살펴본다.
지난 1년간 이재명 정부 실용 외교의 성과는 바로 이러한(외교가 불안해 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대외관계를 안정시켰다는 점이다.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작년 6월 대선 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 외교가 불안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진보 정부들처럼, 일본과 적대하고 미국과는 껄끄러워질 것이며, '균형 외교'를 내걸고 중국에 접근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1년간 이재명 정부 실용 외교의 성과는 바로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대외관계를 안정시켰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과감하게 한일 협력 강화 정책을 펼쳤다. 혼돈의 국제질서 상황에서 한일 협력은 양국 모두에게 전략적 이득이 된다. 그 결과, 지난 1년 동안 6번의 정상회담으로 셔틀 외교가 자리 잡았다. 양국 국민들의 상호 인식도 크게 개선됐고 여러 분야에서 실질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월 13일 일본 나라현 회담에서 푸른색 유니폼을 함께 착용하고 즉석 드럼 협주를 하고 있다.(ⓒ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이재명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지난해 8월 25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월 13일 일본 나라현 회담에서 푸른색 유니폼을 함께 착용하고 즉석 드럼 협주를 하고 있다.(ⓒ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미국과 관련해서도 안정적인 동맹관계를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장과 북러 군사동맹 체결로 어려워진 안보 상황에서 미국의 핵우산 제공 등 안보 공약 준수 확보가 핵심 외교 과제다. 특히 개인적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거래적이며 예측이 힘든, 독특한 리더십의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잘 유지해 오고 있다. 관세·투자 협상에서 민수용 농축과 재처리 권한 확보,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미국 측 동의를 끌어낸 것도 성과였다.

미·중 간의 경쟁은 우리 외교에 큰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한국에 여전히 중요하다. 경제 관계뿐 아니라,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잠재적 파트너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소원했던 한중 관계를 2번의 정상회담으로 대화를 복원했고, 안정적 양국 관계에 진입했다. 한한령, 서해 현안, 북핵, 공급망, 비호감 국민 정서 등의 숙제들이 있지만 긍정적 출발이었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최근 한미 간에 서해 공군훈련, 북핵 시설 정보 노출, 미사일의 중동 반출, 전작권 전환 시기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전략적 유연성 문제도 있다. 이러한 이견들이 누적되면, 한미 관계의 근본이 흔들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단기 현안에 몰두해 미국을 걸림돌로 보고 정면으로 부딪치지 말고,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큰 그림 속에서 협력 파트너로 신뢰를 쌓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 평화의 핵심은 남북 관계인데, 북을 움직일 레버리지가 우리보다 미국에 더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둘째, 대외정책 사령탑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경제·산업 업무가 외교·안보 업무와 얽혀 돌아간다. 그래서 미국, 일본, EU도 대외업무의 총괄조정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그런데 우리는 각 부처가 실제로는 따로 놀고 정보교환도 원활치 않다. 이를 개선한 뒤 제대로 통일된 전술과 전략을 갖고 미국 행정부 및 의회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은 대남 적대 전략을 체제 안보 수단으로 삼고,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다. 획기적인 남북 관계 개선도 어려울 전망이다. 그래서 최우선 과제는 남북 간의 우발적 충돌이 오해와 과잉 대응으로 인해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어야 한다. 소통 채널 구축 노력은 계속하되 유엔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험난한 국제정치 상황에서 일본, 호주, 유럽, G7 등 뜻맞는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연대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인도, 브라질 같은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경제 안보 등의 협력을 모색하는 것도 긴요하다. 남은 임기 동안 주변국과 안정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적극적으로 선진국형 글로벌 외교를 펼쳐나가길 희망한다.

국민주권정부 1년 슬로건(이미지=국민소통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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