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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세종대왕께서 화내실까?

[문화칼럼] 정영선의 ‘이야기가 힘이다’ ③

2010.04.08 정영선 (주)브랜드스토리 기획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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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은 서울의 중심이자, 한국의 심장부다. 경복궁 뒤로 청와대가 보이고, 정부종합청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광장을 사이에 둔 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이곳은 조선시대에도 이런 구조를 갖고 있었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육조 관청이 마주보고, 그 중앙엔 해치상이 있었다.

아침이면 이 광장으로 인파가 몰려들었다. 정1품 영의정부터 종9품 교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관리들이 말이나 가마를 타고 경복궁이나 육조 관청으로 출근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광화문 광장은 ‘한국의 중심’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지금 그 자리 지하엔 ‘세종이야기’가 있다. ‘세종 이야기’는 세종대왕의 업적과 일생을 정리한 다양한 전시물을 설치한 광화문의 지하공간으로, 작년 10월 9일 오픈했다.

나는 지난 일요일 ‘세종이야기’ 전시물을 둘러보았다. 그러던 중 문득, 이 전시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여기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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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이라? 그것이 무엇인고?

G20정상회의는 말 그대로 20개 나라의 정상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것입니다. 전하의 시대도 그러했지만 지금도 이 세상 돌아가는 꼴이 비슷하옵니다. 한쪽 세계에서는 굶어 죽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또 다른 쪽에서는 비만으로 죽어 가는 사람이 있지요. 게다가 종교문제, 민족문제로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려는 회의가 서울에서 열리게 되었으니 이 또한 경사가 아니겠는지요?

정녕 그런 행사가 이 땅에서 열린단 말이냐?

그러하옵니다. 그만큼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뜻이니, 전하께서 기뻐하실 일이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이온데....저, 그러니까....전하의 이 공간을 잠시만....빌려 주심이 어떠하시올지....

그것이 무슨 말인고?

G20 기간 동안 서울은 지구촌의 광장이 되옵니다. 환영인파가 많이 모여야 잔치 분위기가 날 것 아니옵니까? 하지만 영문을 알아야 환영도 할 수 있는 법. 애석하게도 우리 국민들이 아직 이 행사에 큰 관심이 없사옵니다.

이상하구나. 내 시대에는 외국에서 사신이 온다고 하면 그것만으로도 백성들은 큰 구경거리로 여겨 몇 달을 설레며 기다렸는데....

그때야 별 구경거리가 없으니 외국 사신 행렬만으로도 흥미를 끌 수 있었지요. 하지만 요즘에야 어디 그렇사옵니까? 인터넷만 통하면 전 세계 이모저모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공연이나 운동경기에는 흥미가 있지만 ‘회의’ 같은 건 따분하다고 여기는지라....

흐음, 곤란한 일이로구나. 대저, 손님이 오신다면 모두가 진심으로 반겨야 할 터인데...... 그런데 내가 이 공간을 빌려 주는 게 무슨 효과가 있다는 게냐?

우선 백성들에게 G20에 대한 정보를 주고 관심을 유도하는 게 중요하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세종이야기’만큼 좋은 곳이 없어 보입니다. 한국의 심장부고 서울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광화문 광장에 위치하고 있는데다가, 시설도 탐이 날만큼 아주 좋사옵니다. 평소에도 이곳은 광화문광장을 찾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많이 쓰이지 않사옵니까?

허어, 당돌하구나! 그렇다면 지금 짐더러 방을 빼란 말이더냐?

전하,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옵니다. 영영 빼 달라는 것이 아니라 몇 달만 비워 주십사 하는 것이옵니다.

내가 일생을 보낸 경복궁이 바로 코앞에 있거늘, 내가 왜 이 공간을 떠난단 말이냐? 게다가 너도 알고 있겠지만 내가 육식을 좋아해서 체중이 꽤 나가느니라. 한번 움직이려면 보통 일이 아닐 터.

물론 잘 알고 있사옵니다. 하오나 G20정상회의는 참으로 중대한 국사이옵니다. 게다가 아뢰옵기 황공하옵니다만, 대한민국을 아직도 전쟁 위험국으로 생각하는 세계인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이 안전한 나라, 와 볼 만한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 주기에 이만큼 좋은 기회가 또 없지요.

그런데 왜 하필 이 자리더냐?

서울의 중심부이기 때문입지요. 하지만 제일 큰 이유는 사람들이 이곳에 많이 모이기 때문입니다. 아, 도둑놈 잡는 방(訪) 한 장을 붙이려 해도 사람 많이 다니는 저잣거리에 붙이는 것이 상식 아니옵니까?

그래도 자리야 찾아보면 많을 터인데....

전하, 요즘 세상에야 평상을 보기가 참 힘들어졌습니다만, 예전에 소인의 시골 외갓집에 가면 평상이 꼭 있었사옵니다. 평상은 온갖 용도로 두루 쓰였는데, 햇볕이 좋은 날엔 시뻘건 고추며 시퍼런 무청이며, 싯누런 호박속을 널어놓아 말리기도 했사옵니다.

그러다가도 손님이 오면, 말리던 고추며 무말랭이를 거두어 한쪽으로 잠시 치우고 앉을자리를 마련해 주었습지요. 그랬다, 손님이 돌아가면 다시 고추와 무말랭이를 널었고....

이 시설을 꾸미는데 적지 아니 돈이 들었다고 들었다.

예, 2백 몇십억억인가 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새로 시설을 꾸미자면 또 그만큼의 비용이 들터인데, 기왕 있는 것을 잘만 활용한다면, 나랏돈을 크게 축내지 않고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허나 이 안 전시물 대부분이 디지털 시설들이라, 기계 다루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시설은 그대로 활용하되, 콘텐츠만 바꾸면 간단히 해결될 것이옵니다. 전하께옵서 백성들이 쉽게 쓰고 읽을 수 있도록 한글을 만드신 그 정신 그대로, 복잡한 세계정세를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되옵니다. 또 G20에 속한 나라의 역사와 경제, 정치, 문화를 소개하는 코너를 쉽고 재미있게 만든다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학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옵니다.

그런 국제행사가 열린다면 나 같은 임금을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는 것이 옳지 않느냐?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그래서 정상회의가 시작되기 전 몇 달 동안만 이 공간을 활용하고,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본래의 공간으로 되돌리자는 것이지요. 몇 달만 홍보관으로 활용한다면, 백성들에게 G20을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겠사옵니까?

일단 짐은 그대의 의견을 이해했느니라. 하지만 실행하려면 만만치는 않겠구나. 우선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동의해야 가능할 터이니 말이다.

그러하옵니다, 전하. 그러나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하였사오니 인간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보고 그 다음을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하옵니다.

※ 정영선은?

정영선은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문가이다. 드라마 작가를 거쳐 현재 (주)브랜드스토리의 기획이사를 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시장 살리기 사업인 ‘문전성시 프로젝트’ 스토리텔링 사업과, 문화재청의 ‘경복궁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각 지자체와 정부기관에서 스토리텔링 컨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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