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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부터 궁금했다. 한겨울에도 동백, 수선화가 꽃을 피우는 제주의 봄 소식보다 더 듣고 싶었던 것은 ‘변산바람꽃’의 개화 소식이었다. 채 녹지 않은 눈을 비집고 나와 봄이 금방 올 것이라 알리는 복수초(福壽草)만큼이나 바지런한 이 봄의 전령사 ‘변산바람꽃’이 사무치게 만나보고 싶었다. 마냥 기다리기 힘들어 변산반도로 무작정 달려갔던 것이 2월 10일경. 유난히 추웠던 겨울의 여파인지, 올해는 개화 시기가 좀 늦어진다는 대답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냥 돌아오기 아쉬워 변산반도의 대표 관광지인 내소사와 채석강이나 대충 돌아볼 생각이었다. 내소사 일주문에서 경내로 이어지는 600미터의 전나무 숲길은 강원도 월정사 전나무 숲길과 으뜸을 겨루는 아름다운 길이라니 한번 걸어봐도 괜찮겠다 싶었고,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곰소염전’과 곰소항 인근에서 짭조름한 젓갈에 밥이나 한 그릇 먹어볼 셈이었다. 변산바람꽃은 보지 못했지만, 이 정도만 돌아다녀도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국내 유일의 국립공원, 변산반도의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할 테니 말이다.
그런데 변산바람꽃을 찾아 떠났던 2월의 여행에서 생각지도 않은 꽃들에 매료되고 말았다. 단청이 없어 오히려 단아하게 느껴졌던 내소사 대웅보전(大雄寶殿, 보물 291호), 천 년의 시간을 오롯이 간직한 그 건물의 창문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들!!! 어느 하나 예쁘지 않은 꽃이 없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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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소사 문살 |
내소사에서 서쪽으로 해안을 따라 20분 정도 차를 달리면 채석강에 닿는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의 특성상, 물때를 잘 맞춰가야만 볼 수 있는 절경이다. 유명 리조트가 자리한 해안 건너편에 수만 권의 서책을 쌓아놓은 듯, 켜켜이 쌓인 퇴적층들이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탁 트인 바다를 향해 갈필로 쓱쓱 밀어 그린 듯 거친 느낌을 담은 바위들이 펼쳐져 있다. 많은 이들이 변산반도 여행에서 채석강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변산반도를 여행하며 만났던 가장 뭉클한 풍경은 바로, 썰물에 드러난 갯벌이었다. 참기름을 바른 듯 반짝거리는 기름진 갯벌에도 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백합(白蛤)과 석화(石花). 변산 여인들이 갯벌에서 건져 낸 이 꽃들은 곰소항 어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바다내음 듬뿍 품은 백합은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녔다. 전복과 더불어 귀한 음식에 사용되던 이 조개는 껍질로 바둑의 흰 돌을 만들 정도로 단단하고 고급스러운 재료다. 통통한 백합살을 발라 넣고 쑨 백합죽은 변산반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 입안 가득 퍼지는 그 맛엔 맑고 청아한 하늘과 바다를 품은 변산반도의 고즈넉한 풍광이 그대로 담겨 있다.
2월 초부터 엉덩이를 들썩거리게 했던 변산바람꽃의 개화소식은 2월이 끝나갈 무렵에야 들려왔다. 변산바람꽃은 10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는 작은 키에 여린 꽃망울을 터뜨리는 미나리아 재비목의 다년생 식물이다. 한라산, 지리산, 마이산 등에 자생하기에 어디에서나 볼 수는 있다지만, 처음 발견된 ‘변산’을 제 이름에 달고 사는 식물인 만큼 꼭 변산에서 만나보고 싶었다. 변산바람꽃의 서식지로 알려진 곳은 ‘내변산’이라 불리는 해발 433미터의 능가산 일대. 눈에 잘 뜨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서, 허리를 낮추고 온 신경을 집중해 두 눈으로 숲을 더듬어야 낙엽 사이에서 한 두 개체를 발견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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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산바람꽃 |
변산바람꽃을 만나러 변산반도 국립공원 내변산 탐방지원센터를 찾은 시기는 칼바람이 불던 3월 초순. 직소폭포로 오르는 등반로 한쪽에서 그 작고 청초한 자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변산아씨’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마음을 알 것만 같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은 변산바람꽃 서식지의 일부를 한시적으로 일반에 개방한다. 올해 개방 일정은 4월 15일까지. 내변산 탐방지원센터를 방문해 인적사항을 기재하고 출입증을 수령하면 서식지로 들어갈 수 있다. 힘들게 찾으러 다니지 않아 좋고, 찾는 과정에서 서식지가 훼손되는 위험도 줄일 수 있어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식지 무단 침입 시에는 3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변산바람꽃으로 시작된 변산반도의 꽃 소식은 일년 내내 계속된다. 변산바람꽃이 진 자리에 피어날 수많은 야생화들, 내소사 앞 전나무 길에 길게 이어질 분홍빛 벚꽃 터널… 그리고 바다와 태양이 함께 피워내는 곰소염전의 하얀 ‘소금꽃’까지... 사계절 언제나 아름다운 꽃놀이를 즐기기에 이보다 좋은 곳이 또 있을까?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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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삭제 <2011. 6. 30.>
6. 삭제 <2011.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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